필자 유튜브 동영상 중 가장 많은 조회 수를 기록한 게 <친구에게 돈 빌려주는 법>이다. 많은 사람들이 지인들과의 금전 거래에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증거일 것이다.
스트레스를 받는 것만으로 끝나면 나쁘지 않다. 문제는 돈을 빌려간 사람이 생까고 돈을 갚지 않거나 아예 처음부터 작정하고 사기를 친 경우다. 지인 중에서도 아는 사람에게 적지 않은 돈을 빌려주고 못 받아서 결국 포기한 사례가 있다.
내 돈은 1만원이라도 아까운 게 인지상정이다. 그런데 빌려주거나 투자 명목으로 건넨 돈이 몇십억 원이고 받지 못했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내가 당사자라면 소송을 비롯한 가능한 모든 수를 써서라도 돈을 회수하려 할 것이다.
그런데 연예인들, 특히 그 중에서도 고소득을 자랑하는 탑 스타는 사정이 다르다. ‘그까이거~또 벌면 되지’라며 쿨하게 잊을 수 있는 모양이다. 영화배우 정우성 이야기다. 채널A 예능 프로그램 '풍문으로 들었쇼'에서는 정우성이 지인에게 무려 46억원의 사기를 당하고도 고소를 할 수 없던 이유가 밝혀졌다.(460만원이 아니다...!!)
방송에 따르면 방송가에서 꽤나 지명도가 있는 드라마 작가 박 모 씨는 정우성에게 재벌들과 함께하는 사모펀드가 있다며 투자를 권했다. 박 모 씨는 연예계 마당발 인맥으로 여러 스타들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으며 그녀의 결혼식에는 황신혜, 박정수, 박상원 등 연예계 인사 300명이 하객으로 참석할 정도였다.
박 모 씨의 남편은 미국 MBA를 취득하고 한국에서 외국법인 자문사로 활동 중이어서 정우성이 아닌 누구라도 박 모 씨의 투자 권유를 믿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정우성은 2008년 11월부터 22차례에 걸쳐 투자금 명목으로 46억 원을 건넸다.
나중에 정우성은 사기 사실을 알았지만, 최종적으로 박 씨를 고소하지 않았다. '풍문쇼' 출연진들은 정우성의 털털한 성격을 원인으로 지적했으나, 아무리 털털해도 그렇지 46억 원은 그냥 넘어가기 어려운 액수다.
한 출연진은 " 어린 시절 정우성의 가정형편이 극도로 어려웠으며 사기를 당한 사실이 알려지면 돈도 잃고, 이미지도 잃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고소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글쎄다. 이미지가 아무리 중요해도 그렇지. 호구는 영원한 호구가 된다는 걸 모르는 걸까. 더구나 사기당했다는 사실이 끝까지 비밀로 유지되었다면 모를까 이렇게 터진 마당에는 참고 있을 이유가 없을 텐데. 뭔가 다른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는 합리적인 의심이 든다.
하긴 본인이 고소 안 하겠다는데 뭐 어쩔 것인가. 평범한 서민은 평생 개미처럼 일해도 만져볼 수 없는 거금인 46억 원 없어도 사는 데 지장 없다는데. 역시 연예인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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