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일정 맞추려 가수 태우고 쌩쌩 달린 사설 구급차 : 소문이 사실이었네?

바쁜 운전자들이 왜 양보해주는지 사설구급차 운전자들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기 바란다.

 

사설구급차는 택시, 렉카와 함께 도로 위의 3대 양아치라고 불린다. 왜 그럴까? 아니 땐 굴뚝에는 절대로 연기가 나지 않는다. 나도 사설구급차들이 요란하게 사이렌을 울리며 신호도 무시하고 달리는 장면을 보면서 눈살을 찌푸리곤 했는데 그 이유는 ‘과연 저 안에 환자가 있을까?’ 의심이 되었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 사설구급차와 119 두 대가 동시에 지나가는, 보기 드문 장면을 봤다. 사설구급차는 귀가 아플 정도로 시끄럽게 사이렌을 틀어대며 길을 재촉하는 반면, 정작 119는 사이렌 소리도 조용하게 갈 길을 가고 있었다. 운전자들의 양보를 권리로 오해하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 의심이 사실로 드러났다. 사설 구급차로 연예인을 행사장까지 태워주고 돈을 받은 운전사가 실형을 선고받은 것이다. 내용이 소문 그대로여서 오히려 당황스러울 지경이다. 더욱 기가 막힌 건 운전자가 무면허 상태이고 음주운전 전과가 있는 인물이라는 것이다. 이런 인간이 구급차를 운행한다니. 전부는 아니겠지만 사설구급차를 바라보는 시각이 좋을 리 없다.

 

인천지법 형사5단독 홍준서 부장판사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위반과 도로교통법상 무면허 운전 혐의로 기소된 사설 구급차 운전사 A씨(44)에게 징역 1년 6개월과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A씨는 누범 기간 중 다시 무면허 운전을 했고, 운전면허 취소 사실을 알았음에도 변명으로 일관했다”며 “무허가 이송, 구급차 불법 운용에 대해 실형으로 엄벌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A씨는 고양시 일산서구에서 김태우 씨를 자신이 운행하는 사설 구급차에 태워 성동구 행사장까지 이동시켜 주는 대가로 30만 원을 받은 혐의다. 김태우 소속사 임원은 사설 구급차를 타면 행사장까지 빨리 갈 수 있다며 행사대행업체 직원에게 A씨를 소개해 준 혐의다. 구급차가 이러라고 있는 게 아닌데 참 뻔뻔하기도 하다.

아무리 바빠도 그렇지. 김태우도 참 이미지 관리 못하고 제 살 깎아먹는다.

 

A씨의 행위에 비해 무거운 처벌을 받은 이유가 있다. 일단 음주운전 전과가 있다. 면허가 취소된 상태인데도 23차례나 사설 구급차를 운전했다.(구급차 운전자가 무면허운전이라니...) 작년에는 영업 허가 지역이 아닌 곳에서 환자를 이송하고 대가를 받은 혐의로도 기소됐다. 검찰은 사설 구급차를 타고 행사장으로 이동한 가수 김태우와 알선한 소속사 임원 등도 약식 기소했다.

 

좀 생각을 하고 살아라. 운전자들이 바쁜 가운데에도 사설구급차에게 양보하는 이유가 너 돈 잘 벌라는 건 아닐 것이다. 은혜를 원수로 갚아도 유분수지. 음주운전 전과에 무면허 운전에 영업 허가 지역이 아닌 곳에서 영업을 하는 등 불법을 일삼는 인간이 서울 시내를 어떻게 달렸을까 생각하니 소름이 돋는다. 제발 사법부는 법을 우습게 알고 행동하는 범죄자들을 사회에서 격리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