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외식비 때문이다. 물가 상승의 가파른 상승으로 인해 외식이 겁날 정도다. 밖에 나가도 외식하려면 1만원 지폐 한 장으로는 어림도 없다. 김밥, 자장면, 김치찌개, 칼국수 정도를 고를 수 있을 뿐이다.
비싸진 외식을 포기하고 도시락을 싸 오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 어떤 직장인들은 편의점의 냉동식품이나 간편식을 사 먹는다. 건강에 안 좋은 걸 알지만 어쩔 도리가 없다.
음식값 인상은 기업 주변 외식업자들뿐만 아니라 대학가에서도 피할 수 없다. 서울 한 대학은 3,800원이었던 순두부찌개 가격을 5,000원으로 인상했다. 생활비가 오른 상황에서 주머니가 더더욱 얇아진 대학생들 입장에서는 감당하기 만만치 않다. 비율로 따지면 무려 30%가 올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직장인들은 커피값 아끼기에 골몰한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점심은 먹어야 하니 줄일 수가 없고 식대의 50%에 해당하는 커피를 포기하는 것이다. 집에서 커피를 내린 후 챙겨서 먹는 모습이 짠하다.
외식물가가 오르면서 외식업주들 역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늘어난 지출을 줄이고자 소비자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게 빤히 보이기 때문이다. 음식 가격을 올리자니 손님이 떠날 것 같고 식재료 가격을 감당하자니 수익이 나지 않는다.
일부 외식업주들은 식자재 가격 상승으로 음식 가격을 올리는 것을 고민하다 양을 줄였다. 가격을 올리면 손님들이 부담을 느낄 것이 염려된 탓이다. 하지만 임대료를 생각하면 고민은 그치지 않는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폐업을 고려하는 식당 주인도 늘고 있다.
16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대표적인 외식 메뉴 8개 중 서울 기준 1만원 이하로 먹을 수 있는 메뉴는 김밥(3215원), 자장면(6992원), 김치찌개백반(7846원), 칼국수(8962원) 4개에 불과했다. 비빔밥(1만423원), 냉면(1만1231원), 삼계탕(1만6846원), 삼겹살(1만9150원)은 3년 전 1만원 이하였던 메뉴들이다.
기나긴 코로나 19 사태를 힘겹게 견뎠나 싶었는데 또 다른 시련이 찾아온 셈이다. 게다가 잘못된 선택으로 경제에는 관심 없는 위정자를 만나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이들의 삶을 누가 보상해 줄 것인가. 한국의 자영업은 언제나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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