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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문화

패밀리가 메인 디쉬, 액션은 그저 거들 뿐 ; ‘분노의 질주: 라이드 오어 다이’

by 마인드 오프너 2023. 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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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등장인물이....많다.

장르 : 액션/범죄

국가 : 미국

상영시간 : 141분

개봉 : 2023.05.17

감독 : 루이스 리터리어

주연 : 빈 디젤, 제이슨 모모아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시리즈 최고작으로 눈길을 끌다

 

<분노의 질주> 오리지널이 태어난 지도 어언 22년이 흘렀다. 주연배우들의 얼굴에 세월의 고랑이 깊게 패이고 이 시리즈 흥행의 주역이던 폴 워커를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시간의 흐름을 느끼게 된다. 시리즈를 더하면서 ‘분노의 질주’는 초심에서 많이 벗어났다. 액션은 크고 웅장해졌지만 오리지널에서는 상상도 하지 못할 황당무개한 장면도 추가되어 비난을 받았다. 식구들도 늘어나서 핵심 인물을 제외하면 다 잊을 정도다. 그래서였을 것이다. 시리즈 중 최고라 손꼽히는 <언리미티드>를 소환하며 모든 관객을 다 만족시키고자 한 의도는. 완성도를 떠나서 지금은 고인이 된 폴 워커를 다시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반가울 따름이다.

5편인 <언리미티드>는 오리지널 감성을 간직한 마지막 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제이슨 모모아의 아쉬운 사용법

 

제이슨 모모아를 이렇게밖에 사용할 수 없었을까. 10편의 최종 보스로서 등장할 때마다 기묘한 트릭과 전략을 들고 나와 잔혹하고 사악한 악당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지만 이런 허당도 없다. 허세 쩌는 패션과 액세서리, “가족을 대가로 끝없는 고통을 주겠다”는 말은 공허함만 남긴다. 악당이 전혀 악해 보이지 않는 이 기묘한 딜레마. 사실 이렇게 된 책임은 모모아가 아니라 감독과 각본가에게 있다고 봐야 한다. 외모만으로도 어지간한 상대는 찜쪄먹기 충분한 악당 단테를 말만 앞서는 허풍선이로 만들다니. 모모아 자신도 편집이 끝난 최종본을 보면서 꽤나 속이 쓰라렸을 법하다.

어우...이런 포스를 가진 악당이 매번 허풍만 떠는 인물로 등장해 버리니...


화려해졌지만 여전히 물리학을 무시하는 액션

 

물리학과 중력의 법칙을 외면하며 볼 수 있다면 액션 시퀀스는 역대급이다. 제작비의 상당 부분을 액션 CG에 쏟아부었다는 걸 문외한이라도 한눈에 알아볼 정도다. <분노의 질주> 시리즈가 아니었다면 언감생심 생각조차 하기 힘든 액션 장면들이 관객들의 심박 수를 사정없이 올려놓는다. 심지어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냈는지 궁금증을 자아내는 컷들도 많다. 이 시리즈를 즐기는 관객들이 큰 문제를 삼지는 않을 것이나 오리지널의 골수 팬들은 자연 법칙을 무시한 현란한 액션을 보며 한숨을 쉴 법도 하다. 액션에만 몰빵하다 보니 줄거리가 빈약한 점도 확연하게 드러난다.

물리법칙과 중력을 무시하지만 화려한 액션이 눈길을 사로잡는 건 사실이다.


액션은 증발하고 가족만 남는다

 

화려한 카 레이싱과 폭발하는 액션이 눈앞을 현란하게 수놓은 후에 뇌리에 남는 단어는 신기하게도 ‘가족’이다. 일종의 최면 효과다. 단테가 돔 앞에 나타날 때마다 돔의 가족들을 죽이거나 부상을 입혀 고통을 주겠다고 공언하기 때문이다. 돔에게 죽은 양아버지의 기억 때문이다. 하지만 단테의 시도는 번번히 수포로 돌아가기에 ‘가족’ 운운한 진짜 의도는 시리즈 내내 등장했던 캐릭터를 예우하고자 한 게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 제임스 스타뎀과 갤 가돗이 카메오 출연처럼 등장한 걸 봐도 그렇다. 제 식구 챙기기도 좋지만 시리즈의 대단원을 마무리하는 결정적인 순간에는 이야기의 완성도에 좀더 집중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

나쁜 놈이고 좋은 놈이고 시리즈를 스쳐 지나간 캐릭터는 다 불러!


시리즈 종결이 아니었네?

 

시리즈의 마지막 편이겠거니 생각했으나 이야기는 진행형으로 마무리된다. 이럴 수가. 10-1이었던 셈이다. 10-2에서도 제 식구 챙기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리즈의 중반부터 참가한 드웨인 존슨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쯤 되면 <분노의 질주>가 아니라 <분노의 가족>이라고 제목을 다시 써도 어색하지 않겠다. 시리즈의 마무리를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시점에 루이스 리터리어 감독 대신 5편을 연출한 저스틴 린 감독을 기용하는 게 최선 아니었을까. 기대에서 빗나간 시리즈의 결말을 어떻게 마무리할지 궁금한데 또다시 2년을 기다려야 하는 건가.

이야기가 빈곤한 탓에 이어지는 액션에 피곤함을 느낄 수도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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