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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문화

가장 큰 단점이 모든 자잘한 장점을 지워버린 SF 로봇영화 ; ‘트랜스포머: 비스트의 서막’

by 마인드 오프너 2023. 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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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되지는 않는다는 말이 실감된다.

장르 : 액션/SF

국가 : 미국

개봉 : 2023.06.06

상영시간 : 127분

감독 : 스티븐 케이플 주니어

주연 : 안토니 라모스

등급 : 12세 이상 관람가

 


첫 끗발이 개끗발이라더니!

 

여러 가지 단점도 있지만 마이클 베이 감독의 장점은 확실하다. 액션 연출 분야에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임은 인정해야 한다. 그의 필모그래피 중에서 최고를 꼽는다면 단연 <트랜스포머, 2007>일 것이다. 실사 영화에서는 절대로 구현할 수 없다는 선입견을 깨고 변신거대로봇 영화를 완벽하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충격적인 등장의 여파는 오래가지 않았다. 언제부터인가 시리즈는 부진한 흥행 기록과 함께 간신히 연명만 하고 있었다. 처음에 안타를 치고 계속 진루타를 쳐야 했는데 첫타석에서 만루홈런을 치는 바람에 기대치가 너무 커진 것이 독이 되었다. 시리즈를 잇는 리부트 작품 <트랜스포머: 비스트의 서막>이 개봉했지만 앞날은 여전히 밝지 않다.

사실상 시리즈의 정점은 이미 1편에서 끝났다.


전형적인 이야기 설정의 반복

 

이 영화의 가장 큰 단점은 매 시리즈마다 이야기 전개 방식이 전편과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지구에 옵티머스 프라임이 이끄는 오토봇들이 있고, 이들을 상대하기 위한 악당 로봇들이 외계에서 찾아든다. 오토봇들은 지구인 주인공과 함께 악당 로봇들과 맞서고 지구의 멸망을 눈앞에 둔 상황을 극복하며 힘겹게 승리를 쟁취한다... 뭐 이런 식이다.

이번 시리즈에서 최고 보스는 행성을 통째로 흡수하는 ‘유니크론’이다. 유니크론은 부하 ‘스커지’를 보내 맥시멀 족의 행성을 멸망시킨다. 맥시멀 족 생존자들은 행성 간 이동에 반드시 필요한 트랜스워프 키를 가지고 도망친다. 유니크론은 맥시멀 족의 행방을 찾아 트랜스워프 키를 회수하라고 스커지에게 지시한다. 트랜스워프 키를 지키려는 ‘오토봇’ 군단은 궁지에 몰린 ‘맥시멀 족’과 힘을 합쳐 스커지와 싸운다. 대충 봐도 이야기 전개 방식이 똑같다. 이러니 일단 기대를 반쯤 접고 시작할 수밖에.

최종보스 유니크론의 명을 받아 키를 찾아 지구로 내려온 스커지


새로운 캐릭터를 등장시켰지만...

 

감독은 진부해진 시리즈를 살리기 위해 새로운 캐릭터들을 선보인다. 오토봇 중 유난히 눈에 띄는 캐릭터는 분신 환영을 보일 수 있는 포르셰 ‘미라지’이다. 이밖에도 동물형 로봇 군단 ‘맥시멀’족에는 치타의 모습을 한 ‘치토’, 독수리로 변신하는 ‘에어레이저’, 코뿔소의 모습을 한 ‘라이녹스’, 압도적인 피지컬을 뽐내는 고릴라 ‘옵티머스 프라이멀’이 있다. 하지만 이들은 등장만 화려할 뿐 기대를 넘어서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다. 후반부에 스커지 일당과 빚어내는 액션 시퀀스는 전작들에서 수없이 봐왔던 액션의 재탕일 뿐이다.

새로운 로봇들이 모습을 드러내지만 활약도 미미하고 첫 등장만 화려할 뿐이다.


로봇이 주인공이라지만 너무하네...

 

로봇이나 괴물이 주인공이라고 해도 결국 관객들이 비싼 돈을 내고 영화관을 찾는 이유는 이들과의 싸움을 이겨내는 주인공의 활약을 보기 위해서다. <죠스>의 백상어가 아무리 인상적이라 해도 브로디 경찰서장과 퀸트 선장이 없었다면 영화는 절대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출연진의 매력과 역할이 그 정도로 중요하다는 의미다. 그런데 이 영화의 주인공은 이야기 내내 뭐하나 싶다. 블록버스터 영화 주인공 중에서 이토록 존재감이 미미했던 경우가 있었던가. 안토니 라모스와 도미니크 피시백은 시종일관 로봇들의 뒤를 따르기 급급하다. 뒤늦게 미라지의 부품을 갑옷 삼아 전투에 참여하지만 생뚱맞다. 갑자기 웬 아이언맨?

이 주인공들로 영화를 이끌어가려고 했다니...
이 영화 한 편으로 단번에 스타로 올라선 1편의 메간 폭스와 확연한 비교가 된다.


우주의 운명을 좌우할 치트키를 이렇게 쉽게?

 

맥시멀 족이 가지고 도망친 트랜스워프 키는 이 영화에서 절대적인 치트키다. 이게 없으면 유니크론의 행성 간 이동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 사실을 알고 있는 맥시멀들은 트랜스워프 키를 대충 숨겨 놓는다. 안전을 위해 반쪽으로 나누었다는 키는 연속적인 우연을 거쳐 발견된다. 여기서 드는 의문 하나. 지구보다 훨씬 앞선 문명을 가진 스커지는 왜 키를 독자적으로 찾을 수 없었던 걸까.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이러한 설정은 사실상 이 영화의 스토리가 기대 이하일 것이라는 예상을 하게 만든다.

우연의 연속으로 발견하는 키의 설정은 유니크론과 스커지를 바보로 만든다.


박수칠 때 떠났어야

 

이 영화의 가장 큰 한계이자 경쟁자는 아이러니하게도 오리지널 1편이다. 이미 그때 이야기의 뼈대와 설정이 끝난 셈이니 말이다. 이렇게 보면 최근 개봉한 <분노의 질주> 시리즈와 흡사하다. 다만 이야기와 설정 변화는 <분노의 질주>가 그나마 조금 더 자유로운 느낌이어서 어느 정도 변주가 가능하다는 점이 차이랄까.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가장 큰 임팩트 요소인 새로운 거대 로봇은 이제 어떤 캐릭터가 등장한들 새로울 것 같지 않다. 새로운 흥행 요소가 필요하다는 사실은 다 인정하지만 솔루션을 찾아내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뒤늦은 후회일 수 있으나 정상에 있을 때 떠났어야 했다는 생각이 든다. 쿠키에서 보여준 G.I Joe와의 크로스오버 차기작이 시리즈의 죽어가는 불꽃을 되살릴 수 있을까? 솔직히 말하자면 기대가 되지는 않는다.

그 와중에 신파의 주인공이 되며 소모된 불쌍한 범블비.

 

 

 

★☆

 

 

 

 

트랜스포머: 비스트의 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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