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 액션, 스릴러
국가 : 미국
상영시간 : 123분
공개 : 2023.06.16.
감독 : 샘 하그레이브
주연 : 크리스 햄스워스
등급 : 청소년관람불가
이래서 속편을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니까?
<익스트랙션> 2가 방영되었다. 3년만이다. 넷플릭스 액션 영화 중 괄목할만한 수준과 재미를 보장했던 이 작품은 속편에서 무엇을 보여줄 것이고 어떤 점에서 새로움을 선사할 것인가 궁금해진다. 관객이 원하는 액션 영화가 선사할 재미 요소를 1편이 다 보여주었기에 궁금증은 더해간다. 기존의 출연진과 이야기 맥락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건 어렵다. 영화 관계자라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고 오리지널이 성공한 속편이 말아먹는 이유도 바로 이때문이다. 선물보따리를 풀어보니 감독과 제작진은 액션에 몰빵했다. 이해한다. 나라도 같은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 액션은 만족스럽지만 이야기 구성과 짜임새 수준은 기대 이하라는 점은 아쉽다. 그래서인지 123분 동안 공들인 티가 역력한 액션의 폭풍이 쉴 새 없이 밀려온다.
나 은퇴했는데...또 일해야 해?
임무를 수행하고 치명상을 입은 타일러는 병원에 옮겨져 9개월 동안 치료와 재활에 전념한다. 한적한 곳에 자리잡고 은퇴를 선언한 타일러에게 올콧(이드리스 앨바)이 찾아와 “이혼한 아내의 여동생과 아이들을 구출하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타일러는 팀원들과 교도소에 침입해서 처제의 남편인 주라브를 살해하고 처제 가족을 데리고 탈출한다. 구출은 쉬우나 탈출은 어렵다. 주라브가 속한 ‘나가지’ 갱들이 타일러 일행을 잡으려 추격을 시도하기 때문이다. 9개월 동안의 부상이력에서 돌아와 몸 쓰기도 버거운 타일러의 만만찮은 고생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이럴 거면 은퇴는 왜 한 건데?
쏘고 폭파하고, 쏘고 폭파하고
1편의 액션도 좋았지만 2편은 무대를 옮겨 더욱 다채로워지고 규모도 커졌다. 칼과 권총, 소총은 기본이고 수류탄, 유탄발사기, RPG, 헬기까지 동원하여 신나게 쏘고 부수고 폭발하고 떨어뜨린다. 이 과정에서 액션의 리듬과 강약을 잃지 않은 것은 현명한 처사다. 좁은 교도소 내에서 재소자들과 싸우고, 탁 트인 평원에서 화물열차 지붕에 올라가 헬기와 대적하며, 초고층 빌딩을 오르내리며 추락사를 무릅쓴 전투를 해야 한다. 다양한 형태의 무기와 탈것, 파도처럼 밀려드는 적들에 맞는 전투 방식으로 타일러는 3편 제작을 성사시키고자 안간힘을 쓴다.
그냥 초대하지 그랬어?
액션 영화의 액션이 살기 위해서는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기막힌 전투 씬 연출 이전에 전투가 벌어지기까지의 과정에 개연성을 부여해야 한다. 예를 들어 FBI가 범인의 위협을 받는 증인을 안가에 숨겨 놓았는데 갑자기 짠 하고 나타나서 증인을 죽이면 삼류소설이 되고 마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어떻게 그 장소를 알아냈느냐’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타일러 일행의 행동은 이해 불가다. 조카 산드로가 아버지 주라브를 영웅시하며, 아버지는 언제 오느냐고 자꾸 묻는데도 그 앞에 휴대전화를 내려놓는다. 나가지 패거리가 타일러 일행을 찾는 수고와 과정을 덜기 위한 지름길을 택한 것이다. 이럴 거면 차라리 초대장을 보내는 게 낫다. 개연성에 대한 양보가 시작되면 액션도 서서히 빛을 잃는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3편을 위한 피할 수 없는 희생
1편에 비해 강화된 액션은 어쩔 수 없이 주요 등장인물 중 누군가를 희생해야 한다는 결론을 도출한다. 사망자 후보는 이미 정해져 있다. 너무 엑스트라도 안 되고 주인공도 곤란하다. 조연급이 딱 좋다. 후보자는 닉과 야스 중 한 명이거나 두 명 다일 수 있다. 야스는 결국 빌딩에서의 총격전 끝에 숨을 거둔다. 닉은 기적적으로 살아나는데 그녀의 매력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시리즈 전체를 위해서는 사망을 하는 게 나앗다고 본다. 3편 구성과 흐름에 변화를 줄 수 있고 새로운 캐릭터를 창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예 미리 판을 깔아버린 결말
타일러와 닉은 살인 행위와 폭력 혐의로 교도소에 갇힌다. 이때 올콧이 타일러를 찾아와 “임무를 하나 더 해주면 교도소에서 꺼내주겠다.”고 제안한다. 타일러는 닉도 꺼내달라고 요청한다. 3편을 제작하겠다는 선전포고를 일사천리로 끝낸 셈이다. 올콧과 타일러의 전처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3편에서는 두 사람이 타일러 일행과 동분서주하는 장면이 등장할지도 모를 일이다. 올코를 부리는 인정사정없는 상사가 누구인지도 관심사이다. <익스트랙션> 2는 1편을 보지 않고 봐도 액션을 감상하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줄거리를 이해하거나 두 작품의 완성도 비교를 하고 싶다면 1편을 먼저 보는 게 낫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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