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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문화

모처럼 제대로 판타지스러웠던 판타지 영화, ‘던전 앤 드래곤:도적들의 명예’

by 마인드 오프너 2023.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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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 액션/어드벤처/판타지

제작국 : 미국

개봉 : 2023.03.29

상영시간 : 134분

감독 : 조나단 골드스타인

주연 : 크리스 파인, 휴 그랜트

등급 : 12세 이상

누적관객 : 293,385명

평점 : 7.9

 


최초의 RPG 게임 원작

 

크리스 파인이 주연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던전 앤 드래곤: 도적들의 명예>는 RPG게임의 시초인 동명의 게임 시리즈가 원작이다. 미국 TSR이 1970년대에 발매했으며 판타지 세계관을 도입하여 RPG 개념을 실현한 역사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모험가가 괴물 소굴에 들어가 싸우면서 보물을 획득하고 경험치를 쌓는, RPG 게임의 시나리오을 완성한 게임이기도 하다. 그런 게임을 영화로 옮겼으니 당연히 기대가 없을 수 없다.

RPG 게임으로 전형을 남긴 던전 앤 드래곤


아내를 부활시키려는 주인공의 모험

 

에드긴(크리스 파인)은 한때 기사 하퍼스의 일원이었지만 아내가 죽은 후 홀가(미셸 로드리게즈), 소서러 사이먼(저스티스 스미스), 사기꾼 포지(휴그랜트)와 함께 도둑질을 하며 딸 키라(클로에 콜맨)를 키운다. 죽은 자를 살릴 수 있다는 ‘부활의 서판’을 얻기 위해 일행과 함께 코린의 성에 잠입한 에드긴은 포지와 소피나의 배신으로 체포되어 홀가와 함께 갇힌다. 가석방 심판 과정을 틈타 탈옥한 에드긴과 홀가는 국민들을 모두 노예로 만들려는 포지와 소피나의 음모를 간파하고 사이먼과 변신 드루이드 도릭(소피아 릴리스)과 함께 두 사람의 음모를 막기 위해 전력을 다한다.

주인공 일행이 괴물이 숨은 장소를 찾아 보물을 획득하는 건 전형적인 RPG 게임의 시나리오다.


오랜만에 보는, 제대로 된 판타지 영화?

 

<던전 앤 드래곤>은 원작 게임의 세계관을 적용하면서도 게임을 모르는 관객도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한 대중오락영화다. 쉬운 것 같지만 각색과 연출의 세심한 배려가 없으면 실현하기 어려운 것이기도 하다. 관객들이 판타지 영화에 기대하는 거의 모든 부문을 충족시킨다. 규모 면에서는 비교할 수 없지만 <반지의 제왕> 이후 오랜만에 만나는 판타지 영화로 기억에 남을 듯하다. 굳이 비교하자면 <나니아 연대기>에 가깝다고 할까.

판타지 영화다운 요소가 잇따른다.


관객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영화

 

판타지 영화를 보러 가는 관객들이 원하는 요소들은 현대물과는 다른, 환상과 상상 속에서만 볼 수 있는 사건이나 캐릭터들 아닐까. <던전 앤 드래곤>은 이러한 관객의 요구에 답해 기발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올빼미 머리에 곰의 몸을 한 ‘아울베어’, 돌을 뿜는 ‘드래곤 라코르’, 사냥감의 뇌를 먹는 ‘로크논’ 등 기괴한 몬스터들이 등장한다. 주인공 일행은 용을 비롯한 엄청난 괴수, 기묘한 흑마법사, 도저히 뚫기 불가능할 것 같은 함정, 악당들의 음모를 극복하고 원하는 목표를 실현한다. 캐릭터들은 저마다 한계가 분명하지만 관객들은 오히려 그들이 위기와 장애물을 힘겹게 뚫고 나아가는 과정에 공감한다.

기사들과 드래곤도 빼놓을 수 없다.


천하의 휴 그랜트가 사기꾼이라니

 

연식이 좀 있는 관객들은 반가운 얼굴을 발견할 수 있다. 영국을 대표하는 배우 휴 그랜트다. 사생활에서 추문을 일으키긴 했지만 그는 언제나 최고의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배우다. 그의 인지도나 포지셔닝으로 보자면 극중의 사기꾼이자 속물 영주인 포지를 연기하는 모습이 낯설 다. 원탑 주인공을 해도 충분한 그가 너무나 자연스럽게 뻔뻔하면서도 탐욕스러운 악당 역할을 감당한다. MZ세대 관객들이 그의 전작을 알게 되면 깜짝 놀랄지도 모르겠다.

가만히 있어도 주변의 여자들이 다 넘어간다는 전설의 휴공...


두리뭉실, 은근슬쩍은 단점

 

좋은 점만 말했으니 단점도 이야기하자. 판타지 영화이기 때문에 현대 영화보다 상상력의 제한이 없다는 건 인정하지만, 극중에서 캐릭터들이 어떤 동작을 할 때나 사건이 일어날 때 두리뭉술 넘어가는 장면은 거슬린다. 마술봉으로 만든 입구를 그림으로 메꿀 때 도구도 없이 그림이 완벽하게 가려지거나, 보물을 실은 마차 밑으로 사이먼이 노출되었는데도 경비병들이 이를 외면하는 장면 등이다. 작고 별 게 아닌 장면일지 몰라도 이를 주목하는 관객들은 항상 있고, 그 별 것 아닌 차이에 의해 평가가 낮아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유념하면 좋겠다.

가족이 함께 봐도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영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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