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 SF
제작년도 : 2021
제작국 : 스위스, 독일
상영시간 : 104분
감독 : 팀 펠바움
주연 : 이안 글렌
흥미로운 주제 제안
전제가 흥미로운 영화다. 지구를 떠나 ‘케플러’라는 외계 행성에 도착한 인류가 생식능력을 잃고 이를 회복하기 위해 지구 귀환을 모색한다. 인류는 율리시스 프로젝트를 발동하고 지구에 탐색대를 보내지만 1호는 이륙 직후 종적이 묘연하다. 영화는 율리시스 2호를 탄 주인공 루이스가 지구에 불시착한 이후 지구 토착민들과 율리시스 1호의 생존자들을 만나면서 겪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생각으로 보는 영화
루이스가 떠나 온 케플러는 짐작컨대 개인보다는 단체의 결정을 우선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 같다. 루이스와 동료가 서로 주고 받는 슬로건이 ‘다수를 위해’라는 다소 섬뜩한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다수의 안위와 발전을 위해서라면 개인은 희생되어도 무방하다는 논리로 루이스의 동료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케플러의 가치관을 갖고 있던 루이스가 생각을 전환하게 되는 계기는 율리시스 1호의 생존자인 깁슨을 만나면서부터이다. 깁슨은 철저하게 케플러적인 생각을 갖고 지구를 희생해서라도 케플러의 인류를 살려야한다고 주장하는 인물이다. 이 부분에서 관객의 생각은 달라질 수 있다.
제국주의 VS 인도주의
형식적으로는 SF 장르를 띠고 있긴 하지만 내용적으로는 제국주의와 식민주의의 대립 양상을 다루는 모양새다. 케플러는 압도적인 과학 기술력으로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지구 토착민을 희생하려 한다. 18세기부터 20세기까지 아프리카, 북남미, 아시아를 침략하며 자신들의 발전 토대를 마련하며 승승장구했던 선진국들과 하등 다를 바 없는 모양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주인공인 루이스가 제국주의적인 관점이다 보니 영화 초기에는 지구 토착민들이 악당처럼 묘사된다. 루이스가 마음을 고쳐먹고 지구 편에 서기로 하면서 케플러와 깁슨은 악당으로 전환된다. 우리가 문화 제국주의를 경계해야 하는 이유다.
볼거리는 많이 부족한 게 흠
포스트 아포칼립스 시대를 다루는 영화답지 않게 영화는 시종일관 고요하다. 액션도 없고, 눈에 띄게 드러나는 갈등도 없다. 보통의 전개라면 케플러를 대표하는 깁슨과 루이스가 지구 토착민들과 격전을 벌여야 하지만 그마저도 생략된다. 때문에 관객들은 정적이면서도 사색적인 관람을 해야 한다. 영화의 메시지를 위주로 평가하는 평론가들이라면 몰라도 대중적인 재미를 추구하는 관객들에게는 좋은 점수를 받기는 힘들 것이다.
[ ★☆ ]
난해하더라도 볼거리와 생각거리가 있는 SF영화를 원한다면
https://blog.naver.com/msnfan/222048883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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