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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경영

철학은 왜 외면 받게 되었나?

by 마인드 오프너 2021. 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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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 들어도 골치아픈 학문

 

철학. 애증의 학문이다. 뭔가 깊이 있는 사색을 통해 남다른 사유의 결과물을 만들고 싶으면 반드시 거쳐 가야 할 것 같은 분야다. 막상 들어가 보면 밑바닥을 알 수 없는 진창이 기다리고 있다. 철학자들마다 만들어 놓은 개념과 정의를 외우는 건 중노동이다. ‘이거 정말 내게 필요한 거 맞아?’ 라는 회의와 의심을 수십 번씩 하게 된다. 그래서 모처럼 작심하고 달려들었다가도 삼일을 못 가서 포기하고 그동안의 고생에 보답하듯이 입에 착 감겨드는 달콤한 자기계발서로 향한다. 이런 상황이니 대학교에 철학과가 남아 있을 수 없다.

 

1년에 출간되는 책이 수만권에 달하지만 그 가운데 정치, 철학책은 손을 꼽을 정도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현상

 

그런데 말이다. 이런 현상은 뭔가 이상하다. 철학 사조를 이끌었던 개개인의 철학자들은 인류사에서 천재로 인정받은 사람들이다. 그러니 그들의 이야기와 비유가 어려운 건 당연하다. 하지만 그들의 이야기가 지루하고 생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무용론은 이상하다. 한 번 생각을 해 보자. 초등학생 1학년이 보고 생각하는 세계는 30살 직장인이 보는 세상과 전혀 다르다. 이때 초등학생이 단기간에 직장인과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의식의 수준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뭘까? 선행학습이 아니다. 다양한 인문, 과학, 철학책을 접하게 하여 상식과 사유의 깊이를 직장인 눈높이에 맞추면 된다. 친구들은 중학교 1학년 문제집에 열중할 때 홉스나 데카르트의 책을 읽는 아이가 학교 시험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철학자들과 대화와 비평을 자유자재로 구사할수 있다면 성공한 것이다

 

 


접근법이 잘못된 건 아닐까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늘 의문을 갖지만 해답을 못 찾는 우리들보다 평생을 이 문제에 매달려 해답을 찾으려 한 철학자들의 사유 깊이가 압도적일 것은 당연하다. 이 전제를 기반으로 한다면 우리가 인생을 제대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철학자들과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며 그 과정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그런데 왜 이게 잘 안 될까.

접근법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삶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철학을 배우는 게 아니라 과시용, 지식쌓기 용으로 접근하기 때문이다. 철학을 배우겠다는 사람들의 철학 접근법은 대체로 비슷하다. 고대 그리스 철학부터 순차적으로 현대 철학까지 섭렵하려고 한다. 이 방법은 거의 100% 실패한다. 나도 그랬다. 철학에 대한 기초지식조차 없는 상황에서 지식으로 머리속에 쑤셔 넣으려 하니 재미가 있겠는가. 게다가 고대 그리스 철학들 중 많은 주장들은 오류들이 다 증명되었다. 철학사에서 의미는 있지만 이제는 쓸모없는 죽은 지식인 것이다.

 

고대 그리스 철학부터 섭렵하려는 욕심은 철학과 담쌓는 최고의 비결이다.

 


생활과 관련된 쉬운 철학부터 익히자

 

철학을 알고 싶다면 철학을 공부하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내 삶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론으로 접근해 보자.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왜 인기를 끌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라. 그는 고장난 철도 보수차의 궤도를 바꿀 수 있는 상황에서 생면부지의 5명과 친한 친구 1명 중 누구를 구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고리타분한 철학과 달리 흥미로우면서도 다양한 답변이 나올 수 있는 질문이라는 게 충격적이었다. 정의의 개념을 이렇게 배울 수도 있구나. 그러니 우선은 철학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입문서를 읽는 게 순서다. 만화라도 좋다. 기왕이면 철학을 시간순으로 나열한 게 아닌, 테마별로 나눈 책이 좋을 것이다.

 

철학에 대한 접근법도 연착륙이 필요하다.

 


사유와 철학 없는 지식은 위험하다

 

철학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인생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사색하게 만든다. 어렵지만 충분히 시간과 노력을 들일 가치가 있는 학문이다. 철학 없는 지식은 위험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많은 지식을 배워도 맹목적으로 흐르는 순간 끝장이다. 세상을 적지 않게 살다 보니 지식과 지혜는 분명히 다르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다. 철학 없는 지도자는 세상을 전쟁 속으로 빠뜨릴 수 있다. 철학 없는 경영자는 회사와 직원들을 궁지에 몰 수 있다. 자신의 독단과 아집을 철학이라고 오해하고, 그것을 실현시키려고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기 때문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지위가 올라갈수록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지식이 아니라, 지혜다. 지혜는 더 많은 정보를 습득한다고 생기지 않는다. 중요한 문제를 오래, 다양하게, 심도 있게 사색하고, 질문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나무에 꽃이 피듯 자연스럽게 생긴다. 특히 좋은 동반자는 ‘왜?’라는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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