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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문화

자칭 ‘OECD 선진국’의 비열한 장애인 인식과 복지 제도를 고발합니다, <복지식당>

by 마인드 오프너 2022. 7.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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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카피가 영화 내용을 극적으로 압축했다. 멋지다.


장르 : 드라마

제작국 : 한국

상영시간 : 96분

개봉 : 2022.04.14.

감독 : 정재익, 서태수

주연 : 조민상, 한태경

등급 : 12세 관람가

 

 


 

이토록 선연한 이유는

보고 나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영화를 보고 난 후에는 이야기에 과장이 섞인 줄 알았다. 그런데 감독 두 사람 중 한 명이 직접 겪은 이야기를 토대로 한 것이라고 한다. 그랬구나. 그래서 디테일이 살아 있었구나. 병호의 캐릭터가 조금은 부자연스러워 보이는 게 사실이지만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상황이 벌어지는 곳이 일상이니 함부로 판단은 하지 말자. 제목만 보면 일본 만화 <심야식당>처럼 잔잔한 이야기가 펼쳐질 것 같지만 실제로는 날카로운 이야기의 칼날이 폐부를 깊이 파고든다.

 

휠체어 없이는 못 움직이는 데도 5급 판정을 내리는 이유는?

 

 


 

너는 장애인이 안 될 것 같지?

장애인을 폄하하고, 배려하지 않으면서 정작 장애인 혜택을 누리기만 하려는 인간들이 수두룩하다. 장애인을 병신이라고 깔보면서도 틈만 나면 장애인 주차구역에 차를 대는 정상인들이 많다. 심지어 장애인 신분증을 컬러복사하기까지 한다. 후안무치한 인간들이다. 뜻하지 않은 질병이나 사고로 장애인이 된 이들이 많다는 걸 감안하면 장애인들을 그렇게 대해서는 안 된다. 바로 내일 나와 내 가족이 사고로 장애인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장애를 갖게 된 사람들 중에도 본인의 인생이 그렇게 흘러갈 줄은 아무도 몰랐다는 걸 명심하자.

 

재기가 환상 속에서 생각하는 정상인의 삶. 장애인들 중 상당수는 원래 정상인이었다.

 

 


 

이게 나라냐

우리나라의 장애인 인식이나 제도는 허점이 많다. 인식도 바닥이다. 장애인이 된 게 당사자의 책임이 아닌데도 스스로 장애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장애인을 뒷바라지해야 할 대책이나 제도는 숭숭 구멍이 뚫려 있고 이러한 제도의 허점을 이용하는 이들이 있다. 영화 속의 ‘병호’ 같은 캐릭터들이다. 이 영화는 이처럼 황당한 대한민국 장애인 복지 제도와 그 속에서 힘겹고 허망하게 살아가는 장애인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조명한다.

 

병호는 장애인들을 등쳐먹는 브로커다. 세상 어디에나 제도의 허점을 이용하는 기생충들은 있는 법이다.

 


 

등급 판정에 천당과 지옥을 오락가락

주인공 ‘재기’는 혼자 거동조차 힘든 중증 장애인이다. 어찌된 영문인지 판정 과정에서 경증 장애 등급을 받는다. 항의해도 소용없다. 돌아오는 건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냉담한 반응뿐이다. 장애인 지원 제도는 경증 장애 판정자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재기는 병원에서 만난 선배 장애인 ‘병호’의 도움을 받으며 취업도 하고 대출도 받게 된다. 하지만 병호가 재기를 도와주는 이유는 따로 있다. 재기는 과연 재기할 수 있을까.

 

재기의 누나는 재기를 뒷바라지하기 위해 바쁘다.

 


 

객관적인 판정이 그렇게 힘드니?

1-5종으로 분류되는 장애인 등급은 장애인과 가족에게는 생사가 걸린 문제다. 등급에 따라 정부 지원 규모와 액수가 달라진다. 3급 미만이면 휠체어도 자비로 사야 하고 장애인 택시도 부를 수 없다. 한 번 받은 등급은 쉽게 고칠 수 없다. 장애인이 된 게 재기의 잘못이 아닌데 왜 판정을 잘못 내린 정상인들의 잘못을 그가 책임져야 하는가? 답답하고 분통이 터지는 일이다. 장애인 등급 판정이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어려워서 못할 정도면 담당자를 해고하고 열정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을 새로 뽑아라. 어렵게 벌어서 힘들게 세금을 내는 국민의 입장으로 게으르고 무능한 월급 도둑들을 보고 싶지 않다.

 

제발 장애인 주차공간이 비었다고 이곳에 대지 말란 말이닷!

 


 

육체 장애가 인생 장애가 되면 안 된다

신체 장애가 일상 생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는 몸이 불편하면 금방 알 수 있다. 오십견으로 어깨를 못 움직이게 되면 기분도 우울해지고 매사 짜증난다. 평생 이렇게 산다고 생각하면 끔찍하다. 장애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일시적인 불편인데도 그렇다. 육체의 장애는 정신의 장애를 유발하고, 인생의 장애로 이어진다. 좌시해서는 안 된다. 육체의 장애로 주저앉는 일만은 없어야 한다. 그것이 국가가 국민에게 보일 수 있는 예의요 배려다. <복지식당>은 장애인의 입장에서 대한민국의 장애인 복지 행정의 문제와 한계를 심도 있게 다루며 실무 담당자들은 물론 정상인들도 장애인 대책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든다. 꼭 보길 바란다.

 

이 영화를 만든 두 명의 감독 중 한 명도 역시 장애를 겪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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