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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문화

데우스 엑스 마키나(deus ex machina)로 간단 정리! - 대괴수의 뒤처리 (大怪獣のあとしまつ,2022)

by 마인드 오프너 2022. 7.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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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두 인물의 표정을 보면 이 영화가 단순 액션물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장르 : 어드벤처/코미디

제작국 : 일본

개봉 : 2022

상영시간 : 115분

감독 : 미키 사토시

주연 : 야마다 료스케

등급 : 전체관람가

 


 

기승전결은 됐고!

 

 

​데우스 엑스 마키나(deus ex machina)는 ‘기계 장치로 내려온 신(god from the machine)’이라는 뜻이다. 문학 작품에서 뜬금없이 쉽게 결말을 짓는 플롯 장치이다. 모든 창작자들은 “갈등을 풀기 위해 느닷없이 신을 등장시켜선 안된다”고 한 호라티우스의 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데우스 엑스 마키나가 등장하는 순간 기승전결이니 개연성은 안드로메다로 가버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키 사토시 감독은 개념치 않는다. 기꺼이 데우스 엑스 마키나를 소환하여 화끈하게 정리한다.

 

사건도, 결말도 모두 데우스 엑스 마키나!

 


 

영문을 모를 이유로 쓰러진 대괴수

 

 

정체 모를 대괴수가 일본에 나타나 피해를 입히다가 갑자기 하늘에서 내려온 빛을 맞고 쓰러진다. 괴수가 쓰러진 건 좋았지만 정부와 관료들의 고심은 깊어진다. 수백 m에 달하는 이 거대한 생물을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괴물이 팽창해서 폭발 가능성이 있기에 군인, 특무대, 공무원, 연구진, 관료가 총출동하여 뒤처리 방법을 고민한다. 어느 나라나 그렇듯 정부 고위관리들의 삽질과 무능이 이 과정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 뒷감당은 모두 현장의 몫이다.

 

티라노사우르스도 아니고 고질라도 아니고 뭐냐 이거.

 


 

소재부터 괴랄한 영화

 

 

제목 자체가 B급 특촬물스러운데 거기까지는 가지 않는다. 대개의 특촬물이 괴물이나 괴수와의 대결에 집중하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이 작품은 대결에는 일말의 관심도 없다. 죽어버린 괴수의 뒤처리에만 집중한다. 나름 독특한 아이디어라는 생각은 들지만 과연 이걸로 제대로 된 영화를 만들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건 멈출 수 없다. 인지도 있는 유명한 배우들이 왜 이런 영화에 출연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거의 400m 가까운 괴물의 사체가 부패하면 폭발 위험성이 커진다. 더구나 외계생물이라면 그 위험도야....

 


 

​일본 정부 돌려까기(?)

 

 

미키 사토시 감독은 대괴수 뒤처리를 놓고 갑론을박하는 총리와 고위 관료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일본 정부를 돌려깐다. 책임지기 싫은 관료들은 대괴수의 뒤처리를 놓고 서로 관할권을 미루며 책임은 미루고 성과는 가져가려는 이중성을 보인다. 이 모든 엉망진창 상황을 교통정리해야 하는 총리는 허수아비 그 자체다. 혼자 개그를 치거나 뜬금없는 대사를 내뱉으며 어이없는 실소를 자아낸다.

 

작금의 일본 정부를 보는 듯한 기시감.

 


 

​바람 분다. 여심(女心)!

 

 

여주가 남주를 유혹하는 괴이한 로맨스도 정이 떨어진다. 남주는 2년 전 대괴수 등장 시 출동하다가 빛무리에 감싸인 채 행방불명되었다가 돌아왔다. 남주와 애인 사이였던 여주는 그 사이 다른 선배와 결혼한 후다. 본인이 관계를 끝내고도 돌아온 전 남친에게 마구잡이로 들이댄다(?). 거리낌없이 상대 의사도 묻지 않은 채 키스로 도발하기까지 한다(얘, 뭐냐?). 블랙 코미디에 SF에 불륜치정까지. 아. 도대체 장르를 모르겠다.

 

유부녀가 전 남친에게 마구 들이대는 불륜은 왜 넣은 건지...

 


 

마법의 주문!  데우스 엑스 마키나

 

나의 고민을 알았는지 감독은 마지막에 확실하게 한 단어로 종지부를 찍는다. 데우스 엑스 마키나. 감독은 결연히 금단의 장치를 소환한다. 그것도 남주의 핸드폰을 통해서 말이다. 남주는 행방불명되었던 2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려주겠다는 자신의 말을 지킨다. 그는 신의 선택을 받은 인간이었다. 여주를 뒤덮는 거대한 그림자로 보아 그는 대괴수 만큼의 초인으로 변신이 가능하다. 대괴수를 짊어지고 우주로 나가는 남주의 모습, 왠지 슬펐다. 신이 선택한 인간이 도대체 누구와 소통할 것인가.

 

지구를 떠나면서 마지막 약속을 지키는 멋진 남주. 아. 그는 신이 선택한 인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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