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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문화

못난이들의 대환장파티에 PC까지 덧칠하니 별꼴일세, <버즈 라이트이어>

by 마인드 오프너 2022. 7.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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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로 버즈 라이트이어!


장르 : 애니메이션, 액션, 모험

제작국 : 미국

상영시간 : 105분

개봉 : 2022.06.15.

감독 : 앤거스 맥클레인

주연 : 크리스 에반스

등급 : 전체 관람가

 


 

<토이 스토리>의 버즈, 돌아오다

 

 

참 알뜰하게도 우려먹는다. 1995년 개봉해서 픽사의 이름을 널리 알린 히트작 <토이 스토리>에 등장해서 우디와 함께 쌍두마차로 흥행을 견인했던 버드 라이트이어 이야기다. 앤디의 장난감으로 우디와 인기 경쟁을 했던 조연이 성에 안 찼던지 이번에는 당당하게 자신의 이름을 걸고 돌아왔다. 영화 내용도 그의 이름 그대로 광속 우주 여행이다. 원소스 멀티 유즈의 바람직한 사례다.

 

<토이 스토리> 출연 당시 버즈 라이트이어. 지금보다 촌스럽다.

 


 

고독한 스페이스 레인저의 모험

 

 

머나먼 미래의 어느 날. 버즈는 수많은 과학자들과 함께 인류가 생존할 수 있는 혹성 탐사에 나선다. 인류의 생존 가능성 높은 혹성을 찾은 우주선은 버즈를 깨우고, 버즈는 동료 호손과 함께 혹성을 정찰한다. 거대한 나무덩굴과 벌레들의 습격을 받은 버즈는 탈출을 시도하던 중 벼랑에 우주선을 들이받고 추락한다. 문제는 우주선의 광속 비행에 필요한 연료전지가 부서져서 탈출이 불가능해진 것. 나머지 일행들이 탈출을 포기하고 혹성 정착을 시도하는 동안 버즈는 계속해서 광속비행에 도전한다. 그 영향으로 버즈는 나이를 먹지 않지만 호손을 포함한 나머지 인간들은 노화로 사망한다. 호손 대신 부임한 사령관은 시험 비행을 금하지만 버즈는 명령을 어기고 마지막 광속비행에 나선다.

 

인류의 운명을 건 스페이스 레인저라면 모름지기 버즈 정도는 해야지.

 


 

발암 캐릭터들의 환장 파티

 

 

영화사의 홍보 문안에 나오는 ‘버즈의 정예부대’는 뻥이다. 버즈가 광속비행에 성공한 후 귀대해서 만난 호손의 손녀와 동료들은 정예부대가 아니라 고문관 부대다. 실전은커녕 시뮬레이션조차 수행하지 못하는 그들 때문에 버즈의 작전은 사사건건 실패한다. 발암 캐릭터도 이 정도면 역대급이다. 동료들의 실수로 유발되는 상황을 처리하는 데 이야기가 흐르다 보니 성인 관객의 눈높이를 맞추기는 버겁다. 10대 이하의 관객들의 눈높이로 이야기가 전개된 이유다.

 

정예부대인 줄 알았지만 실은 고문관 부대나 다름없다.

 


 

나보다 타인을 중시할 수 있을까

 

 

광속비행은 우주선에 타고 있는 조종사의 시간을 상대적으로 느리게 한다. 이로 인해 생기는 결과는 출발지와 우주선의 시간 갭이다. 버즈이어는 광속비행을 여러 번 한 결과 동료들보다 수십년 젊어지고 말았다. 로봇군단을 이끌고 나타난 저그의 우두머리는 이러한 광속비행의 영향력을 거꾸로 이용한다. 모습을 드러낸 저그의 우두머리는 전혀 뜻밖의 인물이다. 요새 할리우드 영화계를 평정한 과학이론은 평행우주론인 모양이다. <닥터 스트레인저>에 이어 여기서 다시 평행우주를 보다니. 다만 나 자신보다 남을 더 생각하는 버즈의 이타적인 마음은 공감하기 어렵다. 아무리 시간 차가 난들 내가 나를 이해하지 못할 리가.

 

미래의 버즈는 광속비행의 원리를 거꾸로 살려 과거로 돌아온다.


 

갑툭튀로 끝맺는 결말

 

 

시종일관 동료들이 문제를 만들고 버즈가 뒤처리를 하는 이야기 전개는 생각보다 지루하고 답답해서 버즈의 고생길이 언제 끝날지 기대하게 된다. 제작진은 결말에 가서야 버즈의 활약을 부각시키는데 이게 좀 뜬금없다. 차근차근 점층적으로 쌓아왔어야 할 내공을 갑자기 영약 하나 꿀꺽 하고 파워업한 느낌이랄까. 처음부터 끝까지 문제만 일으켰던 고문관들을 다시 한 번 팀으로 묶어 새 출발을 한다는 엔딩도 답정너의 느낌이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나이 먹은 관객의 입장이고, 10대 이하 연령층 관객이라면 개의치 않을지도 모르겠다.

 

좀더 초반부터 버즈의 영웅적인 면모를 보여주었더라면 전개가 유연했을 것이다.

 


 

PC, 좀 버릴 수 없을까

 

 

하....그놈의 PC. 디즈니도 PC의 망령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걸 보면 안타깝다. 이야기의 구성과 전개를 보면 분명히 핵심 타겟이 10대 이하인데 내용 중에서 굳이 동성애를 거론할 이유가 있었을까. 동성애 자체가 영화의 메시지 전달에 있어서 키워드라고 한다면 모르겠으나 ‘굳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불필요한 상황인데 말이다. 정말로 PC를 하겠다면 차라리 화끈하게 영화의 주인공을 모조리 흑인이나 아시아인으로 대체하던지. 수박 겉핣기에 불과한 PC타령, 이젠 좀 안 봤으면 좋겠다.

 

호손 사령관의 약혼녀(?) 이야기를 굳이 할 필요가 있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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