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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문화

인생은 대부분의 운빨과 약간의 노력이 합쳐져서 만들어지는 과정일 뿐 ; <알파 ; 위대한 여정>

by 마인드 오프너 2024. 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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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사시대 소년의 성장 이야기

 

<알파: 위대한 여정(Alpha)>은 선사시대를 살던 한 소년과 개로 길들여진 야생의 늑대 ‘알파’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제목 <알파>와 주인공 케다를 따라가는 카메라가 지향점이 서로 달라서 이 영화를 성장 영화로 봐야 할지, 인간과 동물의 우정을 그리는 영화로 봐야 할지는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 이야기의 큰 맥은 2만 년 전 아버지와 함께 첫사냥을 나간 주인공 케다(Keda)가 절벽으로 추락하여 외톨이가 된 후 혼자 힘으로 부족에게 다시 돌아오는 과정이다. 부족 전체가 함께 나가도 생존하기 힘든 환경에서 아무 것도 모르는 케다가 무사히 귀환하는 이야기는 아무리 양보해도 설득력이 부족하다.


강렬한 인상의 영화 포스터와 달리 이야기는 힘이 없다.

 

장르 : 액션, 드라마

제작 : 미국

개봉 : 2018.01.01

상영시간 : 96분

감독 : 알버트 휴즈

주연 : 코디 스밋 맥피

등급 : 12세이상


부족과 떨어져 죽음을 앞둔 소년

 

2만 년 전 후기 석기 시대의 유럽 대륙. 돌을 깎아 무기를 만들고 농경지식이 없던 시대인지라 겨울을 무사히 보내기 위해서는 겨울이 오기 전 사냥을 해서 충분한 식량을 비축하는 방법 이외에는 없다. 족장의 아들 케다(Keda)는 용맹한 부족장인 아버지의 배려로 부족과 함께 첫사냥을 나간다. 실전을 경험하며 나약한 성격을 고치게 만들고 싶었던 것. 들소 떼를 발견한 부족 사냥꾼들은 절벽 끝으로 몰기를 하지만 요행히 방향을 튼 들소 한 마리가 케다를 머리로 받아 절벽 아래로 떨군다. 케다는 절벽 가운데 튀어난 부분에 떨어져 간신히 목숨을 구하지만 부족은 케다가 죽은 것으로 여기고 떠난다. 케다의 아버지는 부족장으로서 아들보다 부족을 먼저 생각해야 했기 때문이다.

반응도 느리고 경험도 없던 케다는 물소에게 받혀 절벽으로 추락한다.


소년이 어른이 되는 과정

 

홀로 남은 케다는 반강제로 생존경쟁의 방법을 익히게 된다. 어린 소년에게 자연과 그 속에서 사는 생물들은 조금만 방심해도 목숨을 앗아가기 때문이다. 케다는 늑대 무리의 공격에서 벗어나는 법, 불을 피우고 요리하는 법, 맹수의 공격을 피하는 법 등을 배우며 살아남기 위해 노력한다. 늑대 무리가 나타났을 때에는 한 마리를 상처 입히고 나무 위로 피신하여 위기를 모면한다. 케다는 죽어가는 늑대를 살려주고 그 인연으로 둘은 여행을 함께 하게 된다. 이름 없던 늑대가 ‘알파’라는 이름을 가진 개로 탄생하는 순간이다.

늑대 무리의 공격을 피해 나무로 올라온 케다는 부상입은 늑대 한 마리를 구해준다.


늑대를 개로 기르는 방법

 

상처를 입고 죽어가던 알파는 케다의 보살핌을 받으며 마침내 회복한다. 늑대를 보금자리로 돌려보내려던 케다의 노력은 무위로 돌아가고 한 인간과 늑대 한 마리의 우정이 시작된다. 케다의 집으로 돌아가는 과정에 알파는 다른 늑대와 만나 사라지지만 곧 다시 돌아온다. 알파는 암컷이었던 듯 부족으로 돌아와서 여러 마리의 새끼를 낳게 되고 케다의 부족들은 이 새끼들을 사냥개로 키운다. 어쩌면 인간이 개를 기르게 된 계기는 이 영화처럼 시작되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사경을 헤매던 늑대는 케다의 보살핌을 받고 구사일생한다.


제목과 이야기의 엇박자

 

표범의 습격, 살을 에는 강추위, 동상의 위협을 물리치고 케다는 마침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다. 케다의 부모는 어엿한 성인이 되어 돌아온 아들의 모습에 감격한다. 케다의 가족들은 케다와 함께 돌아온 알파를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인다. 해피엔딩이다.

사실 영화를 보기 전 예상했던 이야기는 개 혹은 인간의 무리를 이끄는 리더의 모습이나 이들이 주류를 공격하고 벌어지는 사건이었다. 이야기가 이처럼 무미건조하고 평범한 전개로 흘러갈 줄 알았다면 아예 보지 않았을 것이다. 제목 <알파>는 강렬했으나 막상 이야기는 제목과는 동떨어진 방향으로 흘러가서 심각한 엇박자를 내고 말았다.

죽은 줄 알았던 아들이 돌아온 기쁨을 만끽하는 부모들.


성장영화로 보기도 애매한 영화

 

크게 보면 이 영화는 어린 소년의 성장영화로 분류할 수밖에 없지만 그마저도 애매하다. 주인공이 자력으로 역경과 고난을 이겨낸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서다. 알파가 케다의 손에 길들여지는 장면 역시 답정너 방식인지라 설득력이 부족하다. 설사 알파가 함께한들 2만년 전의 야생에서 사냥 경험 전혀 없는 소년이 혼자 살아남아 부족에게 돌아갈 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가능성은 0%에 수렴한다. 좀더 설득력 있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면 케다가 사냥 나온 부족을 재회하는 장면으로 변화를 주거나 성격을 좀더 강인한 캐릭터로 설정했어야 했다. 성장영화치고는 관객을 빨아들일 수 있는 임팩트가 결여되어 본래 의도와 다르게 인생에서 운빨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하는 느낌이다.

알파의 후손들과 사냥을 나서는 케다 부족. 개의 시조가 이렇게 시작되었을 수도 있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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