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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문화

원빈의 <아저씨>를 연상케 하지만 설정, 캐릭터, 연기는 훨씬 미치지 못하는 퀄리티, <더 킬러: 죽어도 되는 아이>

by 마인드 오프너 2023. 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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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 액션

상영시간 : 95분

개봉 : 2022.07.13.

감독 : 최재훈

주연 : 장혁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합이 맞는 배우와 감독끼리

 

최재훈 감독은 전작 <검객>에서 장혁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액션 영화를 찍은 경험이 있다. 경험을 통해 본인이 원하는 액션 영화의 최적격으로 점 찍은 걸까. <더 킬러: 죽어도 되는 아이>에서 다시 한 번 장혁과 뭉쳤다.

 

평소에 절권도와 복싱으로 액션 배우로서의 자질을 보여준 장혁이기에 액션 씬에서는 꽤 날렵한 장면을 선사한다. 액션 자체만 가지고는 문제 삼기 어려울 것 같다. 오히려 문제는 액션이 아니라 다른 데에서 발견된다.

액션 연기는 좋지만 액션을 위한 연기는 별로다.

 


 

천방지축 고3 여고생을 보호하라

 

전설의 킬러 ‘의강’은 은퇴 후 그동안 벌어놓은 돈으로 호화롭게 살고 있다. 어느날 그의 아내가 선배와 여행을 가면서 선배의 딸인 여고 3년생 ‘윤지’를 봐달라고 한다. 의강은 ‘별 일 있겠어?’라고 가볍게 생각하고 윤지를 떠맡는다.

 

그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듯 신분을 알 수 없는 납치범들이 윤지를 어디론가 데려간다. 과거의 신분을 생각하면 의강으로서는 자존심에 스크래치가 난 셈이다. 의강은 납치범들의 종적을 좇아 배후 인물을 찾아낸다.

 

뜻밖에도 윤지는 변태 판사의 제물로서 선택되어 납치된 것이었다. 판사 주변에는 그를 보호하는 무리들과 부패 경찰마저 있었다. 의강은 현역 시절의 킬러로 부활하여 악당들을 모조리 제거한다. 그리고 마침내 의강이 알아낸 납치 음모의 진짜 주모자는 그도 생각하지 못한 인물이었으니...

윤지는 어른들의 욕망으로 위태로워진다.

 

 


 

액션은 좋은데 여긴 미국이 아니잖아

 

이 영화에서는 <검객>과 달리 총기 액션이 주를 이룬다. 장혁의 액션을 보고 있노라면 키아누 리브스의 <존 윅>'이 떠오를 정도다(물론 총기액션의 고증은 비교가 안 된다). 그런데 생각해보자. 총기 휴대가 금지되어 있는 우리나라에서 그 정도로 총을 쏜다고? 그것도 시골 벽지도 아니고 도시에서?

 

<존 윅>의 케이스는 문제가 안 된다. 누구나 총기를 구입할 수 있고 총이 필요한 범죄가 늘 일어나는 나라니까 말이다. 수많은 하드 보일드 소설이나 영화에서 전문 암살자들이 횡행하는 곳이라는 설정이 만연해 있는 상태다. 설명이 없어도 관객들은 영화의 설정을 받아들인다.

 

국내에서는 총을 구입하기도 힘들고, 설사 구입했다 해도 마음대로 쏠 수 없다. 총을 쏘는 순간 우리나라에서의 인생은 단단히 꼬였다고 보면 확실하다. 장혁이 총을 얻는다 해도 극히 한정된 장면에서의 사용만 허락해야 했다.

. 심지어 스나이퍼로도 등장한다.

 


액션보다 더 중요한 건 연기와 발성

 

장혁은 액션보다 연기에 더 많은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의 발성은 앞으로의 연기 생활에 큰 장애물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출연한 영화에서도 그의 발성은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고, 개선도 되지 않았다.

 

좀더 넓은 연기 스펙트럼에 도전하고 싶다면 가능한 빨리 목소리 톤을 정리해서 또렷하게 대사를 전달할 수 있도록 연습해야 할 것이다. 한국 영화인데 자신의 목소리를 자막으로 처리한다면 배우로서 얼마나 쪽팔린 일인가 말이다.

배우들이 주고 받는 대화는 그들을 위한 게 아니라 관객을 위한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딱히 긴장감을 주지 못하는 악역들

 

장혁이 연기하는 전설의 킬러 ‘의강’과 악역들의 파워 밸런스가 전혀 맞지 않는다. 장혁은 무소불위의 캐릭터나 다름없다. 누가 몇 명이나 있든 전혀 긴장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총알 앞에는 영웅이고, 엑스트라고 없는 법인데 언제나 스타일을 유지하며 멋을 찾는다. 그런 킬러는 오히려 매력이 떨어지는 법이다.

 

‘존 윅’을 떠올리면 금방 비교가 된다. 시리즈에서 존 윅은 만사형통하지 않다. 피를 흘리고, 중상을 입고, 천신만고의 고난을 겪으며 이겨내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상대해야 하는 악역들도 단계별로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다. 덕분에 존 윅은 난관을 헤치면서 관객들의 공감과 몰입을 이끌어내게 된다.

그나마 존재감을 보였던 빌런이지만 균형감을 맞추는 데에는 실패했다.

 


 

목표를 잃은 막무가내식 액션

 

액션 영화라고 해서 액션이 주가 되면 곤란하다. 액션은 주인공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에 머물러야 한다. 목적 없는 액션을 휘두르다 보면 시각효과를 돋보이기 위해 불필요한데도 CG를 넣는 것이나 마찬가지 효과를 내게 된다.

 

장혁의 액션은 멋지긴 하지만 전설의 킬러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그가 전설의 킬러였다면 보이는 대로, 성질나는 대로 총을 쏴대고, 칼을 휘두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최고의 킬러는 명확한 이유가 있을 때 목표를 죽인다. 극 중 의강이 살인을 하는데 이유를 찾지 않는 것과는 다르다. 거듭된 액션에 피로해진다.

대한민국에서 총을 함부로 휘두르다가는 군대가 출동한다.

 

 


 

속이 꽉찬 만두처럼 만들었으면 좋았을 것

 

이 영화는 만두피는 맛깔스럽지만 소는 허술한 만두와 같다. 액션 연기는 크게 흠잡기 어렵지만 정작 그 액션을 뒷받침해줄 배우들의 연기는 실망스럽고, 대사는 잘 들리지 않으며, 전설의 킬러라는 캐릭터의 행동도 이해하기 어려우며 설정도 공감하기 어렵다. 한 마디로 영화의 이정표를 제시해야 할 연출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가 명확하다. 차기작에서는 이런 점을 보완해 주었으면 좋겠다.

비중이 거의 없었던 의강의 아내. 불필요한 캐릭터들도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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