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 애니, 액션, 범죄, 미스터리
감독 : 시즈노 코분/세시타 히로유키
주연 : 쿠리타 칸이치
공개 : 2023.01.27.
1+1=1?
1과 1을 더하면 2가 되거나 시너지를 낼 경우 3이 될 수도 있지만 1 이하가 되는 경우도 생각할 수 있다. 좋은 것과 좋은 것을 합칠 경우 반드시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는 금물이다. 이 애니메이션은 몽키 펀치의 작품 <루팡 3세>와 호조 츠카사의 작품 <캣츠 아이>를 합치면 무조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착각이 만든 졸작이다. 각각의 작품에서 발견할 수 있는 장점은 모두 사라지고, 서로에게 기댄 나머지 단점만 부각되는 결과가 나왔다.
루팡 3세와 캣츠 아이 시스터즈의 경쟁
1981년 도쿄, 낮에는 카페를 운영하고, 밤에는 '캣츠 아이'라는 별명의 도둑으로 활약하는 미인 3자매 히토미, 루이, 아이는 화가 미켈 하인즈가 그린 그림을 훔쳐내는 데 성공한다. 거의 같은 시기에 루팡 3세 또한 용병 조직을 속이고 미켈 하인즈의 그림을 훔친다. 알고 보니 미켈 하인즈의 그림은 모두 세 장으로 다 모을 경우 나치가 2차 대전 당시 숨긴 예술품이 있는 장소를 알 수 있는 열쇠가 된다.
한편 캣츠 아이 자매들에게 아버지와 거래를 했다는 미술상이 찾아와 미켈의 작품을 함께 찾으러 떠나기를 권한다. 군용 열차에 실린 그림을 훔치려는 캣츠 아이 자매들은 후미코와 루팡 3세와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그림은 훔치지만 용병 조직에게 포위된 루팡 3세와 캣츠 아이의 막내는 열차 밖으로 추락해서 숲속을 헤매다가 결국 체포되어 구금된다. 과연 그림 3장에 담겨 있는 비밀은 무엇이며, 루팡 3세와 캣츠 아이 3자매는 용병 조직의 방해를 뚫고 그림들을 다 모을 수 있을 것인가.
적당히 하자
MSG는 적당히 쓸 경우 요리의 감칠맛을 살려주는 화룡점정의 역할을 하지만 과다하게 쓸 경우 음식을 망치는 요인이 된다. <루팡 3세 VS 캣츠 아이>는 MSG를 과다 사용하는 바람에 망했다.
<루팡 3세>는 어디까지나 판타지가 아니라 액션이다. 루팡3세와 고에몽, 지겐이 남들보다 월등한 능력을 가진 설정이지만 초인으로 등장해서는 안 된다. 이 작품에서 세 사람은 마블의 영웅들 못지않은 초인이 된다. 루팡3세는 아무리 총을 쏴도 안 죽고, 지겐은 달리는 기차 위에서 승용차를 운전하며, 고에몽은 50 기관총 탄알을 칼날로 튕겨낸다. 코미디니 웃고 넘어가자면 어쩔 수 없지만 이번엔 지나쳤다.
어리석은 악당과 갈팡질팡 주인공
루팡 3세가 시리즈 내내 후미코에게 약점을 보인 건 사실이다. 그 와중에도 괴도로서의 역할은 착실하게 한다. 이 작품에서는 다르다. 그가 절도 행위를 벌이는 목표 자체가 모호하다. 오죽했으면 지겐과 고에몽이 중간에 도중하차를 선언했을까.
루팡3세가 갈팡질팡하니 악당도 변변하게 나올 수 없다. 최고의 용병이라는 사내는 늘 뒷북만 치고, 거대한 무기조직의 최종 보스는 누가 봐도 알아맞출 정도로 허술하다. 결말의 반전은 너무나 느슨하고 김이 빠진 나머지 반전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하다.
이야기 전체적으로는 미스터리로서의 깊이가 있는 것도 아니고, 루팡 3세의 신출귀몰한 등장이 있는 것도 아니고, 강력한 적과의 통쾌한 대결도 존재하지 않는다. 어떤 설정도 다 용서하는 루팡 3세 시리즈의 광팬이라면 몰라도 뜨내기 팬이라면 고개를 갸웃거릴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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