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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문화

잭 리처 시리즈 02. <탈주자> ; 미친 민병대를 막아라

by 마인드 오프너 2023.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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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리 차일드

번역 안재권

출판사 랜덤하우스코리아

발간 2009.04.13

 


재능은 노력보다 앞선다?

 

방송국 송출감독으로 일하다 해고된 다음 뜬금없이 소설을 쓰겠다고 나선 후 43살에 첫 소설 <Killing Floor>로 대박을 터뜨린 리 차일드의 잭 리처 시리즈 두 번째 작품이다. 누구나 꿈꾸는 인생역전을 데뷔 작품 한방에 이루다니 부러운 삶이 아닐 수 없다. 평생 방송국 송출 일을 하던 남자가 이런 작품을 단 한 번에 쓸 수 있다니 인생은 역시 노력보다는 재능인가.

 


 

아쉬운 한글 제목

 

이번에도 영어 원제와 한글 제목이 다르다. 전작인 <추적자>의 제목과 운을 맞추려고 한 의도가 엿보인다. 하지만 이번에는 제목의 목적을 망각했다. 오역에 가깝다. 영어 원제는 ‘Die Trying’, 즉 ‘죽도록 노력한다’는 의미인데 ‘탈주자’라니 선을 넘어도 세게 넘었다.

 

내용을 보면 리처가 탈주하기 위해 죽도록 노력하는 게 아니다. 오히려 정반대다. 충분히 위험을 회피할 수 있었는데도 여자를 구하기 위해 납치를 감수한 끝에 대량 학살을 저지르려는 민병대의 음모를 막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작과 달라진 관점과 활동 무대

 

<추적자>와 가장 큰 차이는 화자의 시점이 1인칭에서 3인칭으로 달라진 점과 활동 무대가 미국 전역으로 확대되었다는 것이다. <추적자>에서 리처는 조지아 주 마그레이브라는 작은 마을을 무대로 연쇄 살인 사건을 1인칭 시점으로 해결했다. <탈주자>에서는 3인칭 시점으로 미국 전역을 무대로 민병대와 대결한다.

 

1인칭 시점이 몰입감은 더 할 수 있으나, 무대가 커지고 등장인물이 복잡해지는 경우라면 3인칭 선택이 더 나을 때도 있다. 이후의 시리즈에서는 1인칭보다는 3인칭이, 국지보다는 폭넓은 장소를 이동하며 리처가 활약하는 경우가 많다.

 


 

미치광이 민병대의 음모를 저지하라

 

원치 않는 사건으로 제대한 지 1년여가 지난 리처는 세탁소에서 홀리의 짐을 들어주던 중 총을 든 남자 3명에 의해 납치당한다. 혼자라면 빠져나갈 수 있었지만 리처는 홀리를 위해 그 자리에 남는다.

 

대화를 나누며 알게 된 홀리의 신분은 엄청나다. FBI 요원이고 아버지가 합참의장, 현 미국 대통령이 그녀의 대부다. 납치범들은 몬태나에 소재한 민병대로 몬태나 지역을 독립 국가로 선포하기 위해 홀리를 인질로 이용하고자 납치한 것이다.

 

민병대는 군과 FBI와 협상을 벌이기 위해 리처를 살려둔다. 홀리를 방에 가두고 다이너마이트로 둘러쌓은 후 FBI가 협조하지 않으면 살해한다고 협박한다.

 

FBI의 홀리 구조 작전은 실패로 돌아간다. 내부에 침투한 민병대 스파이들이 작전 계획을 누설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FBI 국장까지 체포된다. 리처는 FBI 국장을 구하고, 민병대장을 사살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민병대는 독립기념일인 7월 4일에 전 세계에 자신들의 독립을 알리고자 다이너마이트를 트럭에 싣고 사라진 상태였다. 리처는 헬기를 타고 트럭의 뒤를 추적한다.

 


 

미국의 독특한(?) 민병대 문화

 

우리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 되지만 미합중국 수정헌법 2조는 "잘 규율된 민병대(militia)는 자유로운 주(State)의 안보에 필수적이므로, 무기를 소장하고 휴대하는 인민의 권리는 침해될 수 없다"고 규정하며 민병대를 허용하고 있다.

 

민병대 법에 의하면 미국의 주방위군도 민병대다. 주방위군은 연방군과는 별도로 주가 자체 보유한 군대로 육군과 공군만 존재한다. 해군은 해군 민병대가 별도로 존재한다.

 

이 작품 속의 몬태나 민병대는 공식 민병대와는 달리 자경단 성격이 강한 집단이다. 총기 소지가 자유롭고 밀리터리 용품 구입도 제한이 거의 없다 보니 외관으로는 연방군(미군)과 구별이 불가능하다. 이들은 중앙정부에 저항하면서 범법행위도 서슴지 않기 때문에 테러단체로 규정되는 경우가 많다.

 


 

시대를 앞서간 노마드, 잭 리처

 

​전편 <추적자>에서 리처의 존재감을 드러낸 작가 리 차일드는 이번 작품을 통해서 리처의 매력을 마음껏 발산한다. 권력과 돈에 연연하지 않으며, 부평초처럼 떠돌면서도 오직 자신의 명확한 기준으로 쿨하게 살아가는 리처야말로 시대를 앞선 진정한 ‘노마드’라 할 수 있다.

 

아마도 우리가 모두 꿈꾸는 삶을 리처가 보여 주기에 질릴 수밖에 없는 부피(권당 대략 600p 정도)에도 불구하고 한 번 읽기 시작하면 눈을 뗄 수 없는 게 아닐까. 하드 보일드 장르에서 페이지 터너를 찾는 독자들에게 시리즈 전권을 강력 추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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