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한 번 마스터는 영원한 마스터이고, 클래스는 어디 안 갑니다. <아이리쉬맨>으로 가슴에 붉은 인장을 쾅! 찍고 떠났던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미국 역사의 오점으로 남은 백인들의 인디언 학살 실화를 고발하는 영화로 돌아왔습니다.
이번 <플라워 킬링 문>은 1920년대 오클라호마 페어팩스에서 오일 머니를 가로채기 위해 오세이지 족을 살해한 백인들과 이를 수사하는 FBI요원들의 실화를 조명합니다. 아메리카의 선주민으로서 죽을 고생을 하던 유럽 이주민들을 살려줬더니 은혜를 원수로 갚는 꼴이군요.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페르소나라고 할 수 있는 로버트 드니로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다시 만나서 원투 펀치로 활약합니다. 로버트 드니로의 연기야 말할 것도 없고 단연 눈에 띄는 배우는 디카프리오입니다. 운만 좀 따라준다면 <레버넌트>에 이어 두 번째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을 노려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몰리 역을 연기한 릴리 글래드스톤은 처음 보는 배우인데 남편에게 배반당하고 가족을 모두 잃으며 쓸쓸하게 떠나가는 역할을 기가 막히게 해냈습니다. 릴리 글래드스톤의 상 수상 가능성도 매우 높다고 하네요.
잘 만든 영화이고 평소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작가주의를 반영한 영화라 <디파티드>나 <셔터 아일랜드>와 같은 영화보다는 대중성이 떨어집니다. 게다가 상영시간이 무려 3시간 26분이나 되요.
요새처럼 유튜브나 쇼츠와 같은 짧은 영상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이 영화가 무척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호흡도 길고, 액션이나 CG도 전혀 없어요. 그러니 본인의 영화 스타일에 맞지 않는다면 아무리 대가의 작품이고, 화제작이라고 해도 안 보는 게 낫습니다.
하지만 매번 그게 그거 같은 액션 영화들에 질렸고, 뭔가 새로운 영화, 단순히 보고 나서 금방 잊어버리는 영화가 아닌, 오래 기억되고 곱씹어 생각할 수 있는 영화, 인간의 다양성을 깊이 성찰하는 영화를 보고 싶다면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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