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둘, 셋, 넷.....중요한 것들만 세어 봐도 영화에 등장하는 떡밥이 무려 11개네? 이 정도면 이야기의 개연성을 따질 이유도 없고 괜히 머리 아프게 시나리오 쓸 필요가 있을까? 관객의 궁금증만 자아내는 떡밥만으로도 충분히 영화를 만들 수 있는데?
‘떡밥의 제왕’으로 알고 있던 J.J 에이브람스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샘 에스마일 감독이야말로 J.J 에이브람스 따위는 가볍게 제칠 수 있는 진정한 ‘떡밥의 재앙’ 칭호를 받기 충분하다. 영화 곳곳에 호기심을 자아내는 단서들은 무성하지만 그게 뭔지, 도대체 왜 나오는지 알려주질 않으니 말이다.
어지간하면 내용에 대해 좀더 생각하고 분석하고 싶은데 이번에는 그냥 냅두련다. 왠지 알 수 없는 이 영화의 메시지나 떡밥들의 정체에 대해 고민하면 감독의 노림수에 넘어가는 것 같아서다.
그럴 필요가 있을까? 답도 없는 영화를 분석할 시간에 차라리 다른 영화를 보는 게 더 현명한 선택 아닐까? 생각해보니 내가 평론가도 아니고 영화로 밥 먹고 사는 사람도 아닌데 그다지 잘 만들지도 못한 영화 때문에 고민할 이유가 없다.
이 영화를 본 후에 어찌어찌 흘러가다 보니 데이빗 로젠탈 감독이 2018년 넷플릭스 영화 <How it ends>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소재는 흡사하다. 주인공이 처한 환경도 거의 같다. 재난의 원인도 비슷하다. 그런데 이야기 전개 방식과 결말은 완전히 다르다.
감독 역량에 따라 영화는 확연하게 달라진다. 역시 영화는 감독의 예술 맞다. 출연진으로 영화를 선택하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니다. 아. 진작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볼 걸. 그랬다면 시간낭비하지 않았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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