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삼체]가 화제이길래 도대체 어떤 점에서 이토록 세간의 핫 이슈가 되나 궁금해서 시청해 보았습니다. 일단 시청한 느낌은 충분히 화제가 될만한 작품이라는 사실입니다. 드라마가 좋아서라기보다는 원작소설이 기존 SF와 뚜렷한 차별화와 과감한 상상력을 제시하고 있는 덕분입니다.
성격 급한 시청자들을 위해 결론부터 말하자면 원작 소설을 이미 읽은 독자들에게는 실망스러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원작을 읽지 않고 복잡한 걸 싫어하는 시청자들에겐 드라마의 차별성과 전개의 독특함만으로도 만족스러울 수 있고 최소한 소설이 궁금해져서 찾게 만드는 미끼 역할은 한 느낌입니다. 시각적으로 흥행을 감당해야 하는 드라마 장르의 특성 상 비주얼 표현에 너무 집중하느라 중요한 부분을 많이 놓친 느낌이었습니다.
이 드라마는 중국 SF작가 류츠신이 2006년 출간한 소설 <삼체>를 원작으로 합니다. 이 드라마가 방영되기 1년 전에 이미 중국에서도 29부작으로 동명의 드라마를 제작해서 방영한 바 있습니다. 8부작인 넷플릭스 드라마와 비교할 때 러닝타임으로만 본다면 원작에 더 가까울 거라 예상할 수 있지만 중국산이니 장담하긴 어렵습니다. ㅎㅎ 중국 드라마는 현재 티빙에서 방영 중이니 관심이 있는 시청자들은 비교해서 보면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드라마의 시놉시스를 간략히 정리해보죠.
태양이 3개 뜨는 항성계에 살면서 파멸의 위기에 몰린 외계문명이 있습니다. 이들 삼체인들은 우연히 중국 과학자 예원제가 보낸 전파를 받고 지구를 점령하기 위해 대함대를 만들어 출발합니다. 광속의 1% 속도로 날아오는 이들이 지구에 도착하기까지 대략 400년이 걸립니다. 삼체인들이 미리 지구에 보낸 양자컴퓨터 지자의 존재가 드러나면서 지구 내에서는 이들을 환영하는 추종자들과 반대하는 무리들이 양분되어 대립합니다. 외계인 VS 지구인의 전쟁을 다루는 건 여느 SF드라마와 다르지 않지만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 주목했다는 점이 독특합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추종자와 반대자들 어느 한 쪽을 골라서 내가 이 편이라면 어떻게 행동을 할까, 그 행동을 해야 하는 근거는 무엇인가를 생각하며 본다면 내용에 훨씬 더 공감할 수 있고 드라마에 몰입하기도 쉬울 겁니다. 저는 이 드라마를 보고 일제강점기의 친일파들과 독립운동가들의 대립이 떠오르더군요.
다음에는 삼체 중국 드라마를 보고 나서 넷플릭스 작과 비교를 해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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