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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문화

넷플릭스 드라마. 원작에서 시각적 요소만 가져온 SF 액션 드라마, [기생수 더 그레이] 시즌 1-01

by 마인드 오프너 2024.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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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의 일본 만화 기반 한국 드라마

 

제목을 보고 <기생수>의 후속작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첫 장면에서 한국어가 들린다? 일본 원작에 로얄티를 주고 연상호 감독이 연출한 드라마인 모양이다. 연상호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감안한다면 <기생수> 원작에서 철학적 내용은 생략하고 대중적이고 흥행적인 요소만 갖다 쓸 가능성이 높을 것 같아 우려스럽다. 어쨌거나 선택을 했으니 1편을 시청해 본다. 6부작이라고 하니 어떻게 마무리를 하는지 지켜보기로 했다.

기생수에서 흉측한 모습의 외계 생물 기생수야말로 가장 눈에 띄는 존재다.


하필 머리냐...

 

장르 : SF, 액션, 크리쳐

제작국 : 한국

공개 : 2024.04.05.

러닝타임 : 300분

공개 회차 : 6부작

감독 : 연상호

주연 : 전소니, 구교환

등급 : 청불


원작과 비슷하지만 다운그레이드된 오프닝

 

오프닝은 이와아키 히토시의 원작 만화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하늘에서 포자로 보이는 물질들이 떨어지고 그 안에서 숙주를 찾는 기생수가 모습을 드러낸다. 기생수들은 숙주가 될만한 생물을 발견하면 귀나 코, 입으로 들어가 뇌를 먹고 숙주의 의식을 점령한다. 인간의 뇌를 먹은 기생수는 인간과 비슷한 지능을 구사한다. 당연히 인간들의 눈에 띄는 걸 원치 않기에 기생수들은 인적없는 곳이나 외딴 장소를 집합소로 삼아 먹이를 포식한다. 그런데 오프닝에서는 시끌벅적한 파티장에 떨어진 기생수가 주변 사람들을 살육하며 단숨에 화제의 중심에 선다. 첫화부터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오프닝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원작의 설정과는 한참이나 어긋나 있다.

포자들이 외계로부터 떨어지는 설정은 비슷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설정

 

원작 만화의 주인공 이즈미 신이치는 기생수가 체내에 들어왔을 때 이상을 느끼고 재빨리 오른팔을 묶어 뇌를 보호함으로써 인간으로 남을 수 있었다. 기생수와 신이치 두 개체의 의식이 공존함으로써 다른 기생수들과의 싸움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다른 인간들은 기생수에 뇌를 잠식당해 몸만 인간인 상태로 남게 된 것과 대조적이다. <기생수 더 그레이>의 주인공 정수인 은 의식을 잃은 동안에 기생수에게 잠식되지만 의식을 유지하고 있다. 이상한 건 기생수가 그녀의 오른쪽 얼굴에 기생한다는 점이다. 기생수는 잠식 당시 수인의 부상을 치료하느라 뇌를 먹지 못했다는데 설득력이 부족하다. 설사 그랬다 해도 치료 후에 뇌를 잠식할 생각은 왜 안했는지.

기생수와 수인은 공존하지 못하고 한쪽이 깨어 있으면 한쪽이 자야 하는 신세다.


시각 요소만 베낀 듯한 구성

 

1편만 보고 섣불리 판단하기는 어렵겠으나 구성이나 캐릭터, 설정 등을 감안할 때 수작이 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물론 원작이 워낙 파괴적인지라 기생수 CG만 잘 표현해도 기본 이상의 흥행은 할 것이다. 철학적인 논점이 없는 건 그렇다 쳐도 기생수의 피질에 불과한 크리처 요소만 떼어내서 이들 중심으로 이야기를 이어가는 건 아쉽다. 원작이 생태계에서 인간 존재의 가치와 의미를 되돌아보게 하고 다른 우위종이 나타났을 때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의 위치가 의미가 있는지 자성하게 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박 겉핡기 식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인간을 잡아먹는 외계생물로 끝난다면 수박 겉핡기에 그친 것이다.


기생수가 우습니?

 

전반적으로 주인공을 비롯한 캐릭터 설정과 배우들의 연기가 어설프다. 원작에서는 ‘기생수’라는 미지의 생물을 대하는 인간들의 공포와 두려움, 어쩔 줄 몰라 갈팡질팡하는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사실 기생수와 같은 생물을 만났다고 가정하면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기생수 담당 기관인 더 그레이를 이끄는 최준경은 기생수가 동물원의 원숭이처럼 보이는 모양이다. 기생수 습격 현장에서는 공포감이 전혀 없고, 브리핑 현장에서는 쇼맨십만 화려하다. 도대체 어떻게 할 수 없는 기생수와 맞닥뜨린 한계나 좌절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혼자 고양되어 따로 노는 모양새라고나 할까. 이정현이 캐릭터를 해석한 결과인지 감독의 주문인지 모르겠으나 이야기 흐름과는 맞지 않아 껄끄럽다.

극의 흐름과는 유리되어 혼자 노는 듯한 최준경 역의 이정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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