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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문화

30번째 실사영화이자 고질라 탄생 70주년 기념작 ; 비주얼 효과 쩌는~~ <고질라 마이너스 원>

by 마인드 오프너 2024. 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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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나다. 실사만 30번째

 

<고질라 마이너스 원>은 2023년 11월 3일에 일본에서, 올해 1월 미국에서 개봉한 고질라 시리즈의 30번째 실사 영화다. 지금까지 고질라를 소재로 한 특촬물과 실사 영화의 수가 엄청난데 개중에는 수준 이하도 있었고 후속작을 기대하게 만드는 수작도 있었다. 고질라 탄생 70주년을 기념해서 만든 이번 작품은 수작이라고 해도 좋다. ‘ 고질라 ’라는 대결 불가능한 미지의 존재와 싸우면서 좌절감 속에서도 전력을 다하는 인간의 투쟁심, 협력 관계 등을 그리며 비주얼과 메시지의 균형감도 잘 맞췄다. 제 47회 일본 아카데미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해서 8개 부분을 수상하였으며,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비영어권 영화 최초로 시각효과상을 수상했다.

특촬물 괴수 치고는 귀엽게 생겼다.


 



고질라 마이너스 원
-
평점
-
감독
야마자키 타카시
출연
카미키 류노스케, 하마베 미나미, 야마다 유키, 아오키 무네타카, 요시오카 히데타카, 안도 사쿠라, 사사키 쿠라노스케, 엔도 유야, 이이다 키스케


장르 : SF, 괴수물, 재난

제작 : 일본

상영시간 : 125분

제작년도 : 2024.01.26.(미국)

감독 : 야마자키 타카시

주연 : 카미키 류노스케

등급 : 전체관람가

 


태평양 전쟁에 나타난 고지라

 

연출을 맡은 야마자키 타카시 감독은 70주년 기념작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 무대를 태평양 전쟁으로 옮겼다. 최근 잇따라 나온 <고질라>시리즈가 현재를 배경으로 하는 것과 달리 프리퀄 성격의 영화를 찍겠다는 의지다. 제목이 ' 고질라 마이너스 원'인 것은 그래서가 아닐까.

태평양 전쟁 패전이 임박한 시기에 A6M 전투기를 모는 시키시마 소위는 오오도섬 비행장에 불시착한다. 섬의 정비공들에게는 ‘기체 고장’이라는 이유를 댔지만 실상은 특공 임무에 겁을 먹은 시키시마가 도피를 했던 것. 평온한 시간을 보내던 오오도섬에 어느날 심해어들이 죽어 떠오른 후 거대한 괴수 고질라가 상륙한다. 정비대원들이 고질라에게 몰살당하는 걸 지켜보면서도 겁에 질린 시키시마는 비행기의 기총을 쏘지 않고 도망치기에 급급했다. 전쟁이 끝나고 시키지마는 도쿄로 돌아오지만 동료들을 죽게 방치했다는 죄책감에 악몽에 시달리며 살아간다.

"고장난 데 찾아봤는데 없는데요?"
정비팀장 타치바나는 비행기를 정비한 결과 시키지마가 탈영을 한 것임을 알지만 비난하지는 않는다.


도쿄에서 다시 만난 악몽

 

어느날 우연히 만난 노리코와 그녀가 데리고 온 아이 아키코와 살게 되면서 시키시마의 내면은 조금씩 치유된다. 돈을 벌기 위해 시키시마는 미군이 바다에 뿌린 기뢰를 제거하는 일에 뛰어든다. 파일럿 경험 덕분에 수월하게 일에 적응한 시키시마는 돈을 벌어 집도 사고 노리코와의 행복한 미래를 꿈꾸게 된다. 하지만 바다에 나간 시키시마는 죽은 심해어들이 수면에 떠오르는 현상을 지켜보고 곧 고질라가 나타날 것임을 직감한다. 그동안 고질라는 성장해 있었고 구축함의 주포에도 파괴되지 않는 압도적인 내구성을 지니고 있었다. 고질라는 전투함을 희생물로 삼아 사라지고 시키시마 일행은 간신히 목숨을 구한 채 귀항한다.

기뢰를 제거하는 일에 뛰어든 시키지마는 파일럿 경험을 살려 쉽게 적응하지만 고질라를 만나고 만다.
섬에서 봤던 심해어들의 떼죽음.... 고질라가 나타난다는 전조다.


죽지 말고 살아라

 

고질라가 다시 도쿄에 상륙한다. 군당국은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고질라 퇴치에 전력을 다한다. 그 와중에 채택된 방법은 고질라를 프레온 가스 봄베로 둘러싼 후 단시간 내에 1,500m 심해로 잠수시켜 압사시킨다는 것이었다(그런데 구축함 주포에 맞아도 끄덕없는 괴물에게 효과가 있다고 믿었다는 게 의문이다.). 노다 켄지의 지휘 아래 고질라 퇴치 작전이 준비되는 동안 시키시마는 전투기를 찾아다닌다. 힘겹게 찾아준 비행기는 시제기 단계에서 종전과 함께 개발을 멈춘 첨단 전투기 신덴이다. 시키시마는 신덴을 완성하기 위해 오오도섬에서 함께했던 정비반장 타치바나를 초빙하여 정비를 시작한다. 이륙하는 날 타치바나는 결사의 각오를 하고 스로틀을 당기는 시키시마에게 ‘죽지 말고 살아 돌아오라’며 당부한다.

도쿄에 상륙한 고질라의 입자빔에 원폭을 맞은 것처럼 초토화된다.

 

간신히 구한 첨단기체 '신덴'. 독특한 모양새다.


괴수물 영화 최고의 비주얼

 

괴수물 영화치고는 절망감과 공포감 속에서도 항전 정신과 전우애, 삶에 의지 등을 포기하지 않는 인간들을 표현했지만 이 영화의 흥행 포인트는 단연 고질라가 내뿜는 절대적이고 압도적인 파괴와 공포의 향연이라 할 수 있다. 바다와 육지를 오가며 고질라가 벌이는 대학살과 파괴의 행진은 특촬물 영화 중에서도 으뜸이라고 할만하다. 특히 고질라가 내면의 에너지를 응축해서 뿜어내는 에너지파의 파괴력은 작은 원자폭탄의 파괴력에 가까워서 가히 공포 그 자체다. 특촬물 특유의 느낌이 사라진 건 아쉽지만 개선된 비주얼 효과는 대단히 만족스럽다.

고질라의 최종병기 입자빔. 원자폭탄 정도의 피해를 준다.
당시 구축함이나 탱크 등의 무기를 보는 재미도 있다.


벌레도 건드리면 꿈틀한다

 

시키시마의 특공 작전으로 고질라는 거의 회생이 불가능할 정도의 충격을 입고 패퇴한다. 하지만 고질라는 우리가 아는 공룡과는 다른 개체다. 심해로 가라앉는 고질라의 모습은 서서히 회복하고 있는 모습이다. 흥행도 확실하게 하고 있고 평가도 좋으니 후속작은 결정되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만일 그렇다면 제목을 <고질라 제로>로 하면 좋겠다.

인간을 압도하는 고질라의 모습에서 류츠신의 SF 소설에 등장하는 삼체인들이 겹친다. 도저히 극복하기 어려운 초첨단문명의 삼체인들이 지구에 도착하면 인류가 보여줄 모습이 이런 게 아닐까(삼체인들의 압도적인 문명 차이를 감안하면 몇십 배나 더할 것이다). 미션 임파서블이 뻔히 예상되는데 인류는 도피할 것인가. 마주할 것인가. “벌레는 아무리 죽이려 해도 죽지 않는다”는 삼체문제의 마지막 장면이 떠오른다.

고질라를 심해로 가라앉히는 작전은 실패로 끝나고 만다.
죄책감을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두 남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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