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가 되려면 먼저 금융 바보에서 탈출하라!

한때 잘 나가던 멘토로까지 불렸지만 존리의 위상은 예전만 못하다. 지식을 걸러야 하는 이유다.

 

한참 금융 분야에서 멘토처럼 떠받들던 인물이 있다. 메리츠자산운용사의 대표였던 ‘존 리’다. 늦은 감이 있지만 <존리의 금융문맹 탈출>을 읽었다. 기존의 금융 관련 책들과는 접근법이 다른 것이 눈에 띄었다.

 

 

사교육비로 펀드나 주식을 투자해야 한다, 사교육비가 쓸모없다는 이야기는 내 생각과 일치하는 부분이 있으면서도 관점이나 사고 방식에 따라 ‘한국 실정을 모르는 헛소리’로 치부될 수도 있다. 나도 존리가 주장하는 금융탈출법이 100% 옳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존 리의 주장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인공지능과 메타버스 시대를 눈앞에 두고도 우리나라가 70년대와 다를 바 없는 주입식 교육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론 머스크나 아이비 리그의 대학들이 변화하는 사회 환경에 맞는 교육법을 찾고자 절치부심하는 사이에도 정답찾기에만 골몰하는 이런 교육은 사회에서 쓸모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존 리의 주장은 어느 정도 타당하다.

 

 

주식 시장에서 개미들은 단타 투자를 하지 말고 장기투자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에는 투자 아닌 투기를 한 경험이 있는 개미로서 전적으로 공감한다. 단타매매로 돈을 버는 개미가 없는 건 아니지만 가뭄에 콩 나는 비율이다. 평범한 개미들은 아무리 기술 분석을 하고 단타 매매에 몰입해도 돈을 벌 수 없다는 게 내 생각이다.

 

 

투자로 돈을 벌고 싶다면 공부해야 한다. 사회, 정치, 경제, 무역, 국제 등 거의 모든 분야를 아울러야 한다. 투자의 마스터 워렌 버핏도 아침에 일어나면 모든 경제지와 주간지를 섭렵하고, 책을 보며 투자 대상 기업 조사에 열일한다고 한다. 모든 면에서 한참이나 뒤떨어지는 개미들은 우선 워런 버핏의 공부하는 자세부터 배워야 한다. 투자로 성공하려면 지식에 대한 욕심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실제는 다르다. 내 주변에서 주식을 한다는 개미들의 행태를 보면 거의 흡사하다. 주식에 관심이 없다가도 언론에서 ‘주식을 하면 돈 번다’는 기사가 나오면 갑자기 주식시장을 기웃거리기 시작한다. 기술분석에 관한 책을 산 후 차트 분석에 몰입한다. 이마저도 하지 않는 사람들은 무턱대고 좋다는 주식을 산다. 하루종일 시황을 보느라 본업은 뒷전이다. 내가 산 주식이 올랐는지 떨어졌는지에 따라 일희일비한다. 하루 24시간 주식시장에 마음이 가 있음에도 수익을 얻지 못한다.

 

 

투자한 돈을 다 날린 후에는 다시는 주식투자 안 한다고 선언한다. 하지만 오래 가지 못한다. 누군가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는 뉴스가 나오면 다시 옛날 버릇이 발동한다. 나를 포함해서 주식투자로 돈을 벌었다는 지인을 지금까지 보지 못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 모든 책임은 주식시장의 문제가 아니라 주식 투자에 대한 접근법이 틀렸던 본인의 책임이다.

 

 

주식을 하려면 금융바보에서 벗어나야 한다.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경제 지식을 갖추고 나서야 투자에 나서야 한다. 기본적으로 금리 공부는 필수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한국에도 바로 영향을 미친다. 거시적인 경제 공부가 끝나면 미시적인 경제 공부도 해야 한다. 특히 해당 기업에 관한 공부는 필수다. 평생 함께 갈 주주이거니 생각하고 모든 것을 알아야 한다. 금융 바보 탈출의 시작은 경제 공부다. 미로를 벗어나려면 미로를 전체적으로 볼 수 있는 관점을 가져야 한다.

 

 

가난이 싫다고, 부자가 되고 싶다고 하면서도 어떻게 벗어날지 생각이나 노력은 전혀 하지 않고 불평만 늘어놓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사람들은 가급적 멀리 해야 한다. 그들과 함께 있으면 전염병처럼 불평불만이 내 생각 속으로 스며들게 마련이다. 장기적으로나 단기적으로나 좋을 게 없다.

 

 

책을 참고하더라도 그 책을 쓴 필자의 입장을 고려해 봐야 한다. 대개 주식시장에서 일하는 필자들은 주식을 다른 투자수단보다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부동산 전문가들 역시 부동산을 주식이나 펀드보다 우위에 두고자 한다. 기반 지식이 없으면 그들의 주장을 맹신하게 된다. 지식도 걸러서 받아들여야 한다. 공부 바보는 살아남을 수 있어도 금융 바보는 사회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