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스페이스 X 프로젝트로 미래지향적인 혁신가이자 사업가로 주목을 받던 일런 머스크가 미국 현지에서 희대의 양아치 짓을 시전하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무려 57조 원에 체결한 트위터 인수 계약을 터무니없는 이유로 파기하고자 한 겁니다.
머스크는 440억 달러, 우리 돈 약 57조 원 규모의 트위터 인수를 철회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머스크는 ‘① 트위터가 허위 계정 현황 파악을 요구한 계약 의무를 준수하지 않았고, ②직원 해고를 포함한 경영에 동의를 구하지 않았다’며 계약 파기 이유를 밝혔습니다.
트위터는 온라인 광고가 주수입원이므로 계정이 많을수록 광고 사업에 유리합니다. 머스크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그가 계약을 파기한 이유도 납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머스크의 주장은 미국 내에서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가짜 계정을 들고 나온 진짜 이유는 다른 데 있다는 겁니다.
머스크의 양아치 행동으로 트위터 입장은 엄청나게 곤란해졌습니다. 계약 파기 소식이 전해지자 뉴욕 증권시장에서 주가가 11.3%나 급락한 것은 물론 임직원들의 사기도 추락했습니다. 가짜 계정 이야기가 다시 나오면서 이번 인수 계약이 실패로 돌아간다면 기업의 운명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제 판단은 법원의 몫으로 남았습니다. 머스크와 트위터의 재판은 델라웨어주에서 진행됩니다. 로이터와 AP통신 등은 트위터의 우세를 점치고 있습니다. 인수 계약서에 위약금 10억 달러(1조 3천억 원)가 명시돼 있는 점도 머스크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재판 후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머스크가 승소해서 위약금 없이 계약을 파기하는 경우. 둘째. 트위터가 승소해서 머스크가 원래 계약대로 440억 달러에 트위터를 인수하는 경우. 셋째. 트위터가 승소해서 머스크가 위약금 10억 달러를 지불하는 경우입니다.
첫 번째 경우의 수는 매우 희박합니다. 두 번째 결과는 트위터가 가장 바라는 이상적인 결과이고 세 번째 결과가 나온다면 승자는 머스크가 될 수도 있습니다. 트위터가 인수 당시보다 주가가 크게 떨어진 데다 온라인 광고 요청이 줄고 있어 미래 전망이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위약금만 받는다면 상처뿐인 승리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막대한 금액이 걸린 재판이기에 재판 도중 어느 한 쪽이 먼저 백기를 들 거나 합의에 의해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서로 눈치를 보면서 누가 어디까지 인내할 수 있을지 참으로 흥미롭습니다. 어느 쪽으로 결론이 나든 구경하는 제 3자에게는 당분간 이보다 더 재미있는 드라마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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