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체 시리즈 1권 <삼체문제>, 2권 <암흑의 숲>을 보고 여기까지 왔다면 독서 경력이 적지 않은 사람일 겁니다. 하지만 아직 안심하긴 이릅니다. 3권은 더 두껍고, 더 복잡하니까요. 그렇다고 겁을 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시간과 공을 들여야 하긴 하지만 다 읽고 나면 그에 못지 않은 충분한 보상이 있으니까요.
삼체 시리즈 3권 [사신의 영생]은 무려 800페이지가 넘는 분량 속에 공간적으로는 지구와 외우주, 어딘지도 알 수 없는 먼 우주를 오가면서 시간적으로도 180만 년을 훌쩍 뛰어넘습니다. 무한한 시간 속에서 삼체 문명과 지구 문명은 누군지도 모르는 초고도문명의 공격으로 멸망합니다. 간신히 공격을 피해 달아났던 그래비티 호의 후손들이 우주 어딘가에서 새로운 문명의 씨앗을 뿌리며 제 2막을 시작합니다.
2권의 주인공이 면벽자 뤄지였다면 3권의 주인공은 청신이라는 이름의 여성입니다. 그런데 이 여자, 아주 사고뭉치입니다. 인성이 나쁘지는 않은데 본인의 무능을 깨닫지 못하고 일만 열심히 합니다. 그런 말 있잖아요? 무능한 사람은 가만 있는 게 도와주는 거다. 청신은 주제 파악을 하지 못한 나머지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열심히 노력하면서 결국에는 인류에게 삼체 재침공이라는 초대형 재난을 선물합니다.
청신의 삽질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냉정하고 인간미가 없긴 하지만 웨이드에게 회사를 물려주는 데까지는 좋았는데 웨이드의 결정을 번복하는 바람에 인류가 태양계를 탈출할 기회마저 박탈해 버리죠. 읽는 내내 이 여자 때문에 속 터지는 줄 알았습니다. 우습게도 이처럼 인류 문명에 재난을 안겨주었으면서도 캐릭터 중에서는 가장 행복하게 인생을 살아갑니다. 인생 참, 불공평하죠.
책 분량이 워낙 두꺼워서 길을 잃기 쉬운데 류츠신은 친절하게도 장별로 나누는 데 그치지 않고 중요 사건 별로 '연대 대조표'를 설정해 놓았습니다. 위기의 세기, 위협의 세기, 포스트 위협의 세기, 전송의 세기 등으로 말이죠. 리뷰를 하다 보니 영상 길이가 30분이 넘어갈 거 같아서 이번 영상에서는 전송의 세기까지 단락을 끊었습니다. 2부에서 3권의 나머지 부분을 리뷰하도록 하겠습니다.
두 개의 드라마부터 원작소설까지 근 한 달을 소비했네요. 개인 독서사에서 길이 남을 자취가 될 것 같네요. 행복한 독서 하시고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북마존의 유튜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드디어 삼체 원작소설 시리즈 리뷰 끝~~~~~!!!!! (0) | 2024.06.19 |
---|---|
사기를 당하는 건 안타깝지만 사기 당한 피해자도 책임이 없지 않다 (0) | 2024.06.13 |
우주는 수많은 포식자가 숨어서 기습을 노리는 암흑의 숲이나 마찬가지다 ; 삼체 2권 [암흑의 숲] (2) | 2024.05.30 |
류츠신의 역주행 베스트셀러 삼체 시리즈 1권 [삼체문제] 리뷰 (0) | 2024.05.23 |
중국산 삼체 VS 미국산 삼체, 승자는? (0) | 2024.05.1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