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삼체 시리즈 정복을 위한 긴 여정이 끝났네요. 5월 거의 한 달 동안을 생업 이외에 다른 일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오로지 이 시리즈를 파느라 다 투자해야 했습니다. 넷플릭스 시리즈를 시작으로 텐센트 드라마 시리즈 시청, 그리고 원작 소설 독서까지...이렇게 길게 하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는데 인연이라는 게 이런가 봅니다.
3부작 두 번째 리뷰인데요. 총 네 개의 시간대가 등장합니다. 벙커의 세기(2333-2400), 은하의 세기(2273-불명), DX3906 성계 블랙 도메인 세기 (2687-18906416), 647호 우주의 시간선(18906416~) 순이지요. 연대기로 따지면 무려 1900만 년에 걸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스케일 정말 끝내주지요?
3권의 실질적인 주인공이자 암 유발자인 청신은 역시나 이번에도 여지없이 인류의 미래를 앗아갑니다. 빌런인 줄 알았던 토마스 웨이드는 나름대로 미래를 정확히 꿰뚫어보는 혜안으로 곡률추진방식 광속 우주선을 개발하고자 하지만 청신의 반대로 뜻을 접고 비참한 최후를 맞이합니다. 인류의 진정한 영웅 뤄지 역시 외계 문명이 보낸 2차원 벡터 포일에 갇혀 생을 마감하죠.
수십 억 인류의 생명을 끝장내놓고도 청신은 태평하게 동면에 들어 윈톈밍과의 만남을 기대하며 오래 전 선물받은 별로 떠납니다. 하지만 신은 공평하다는 말은 이 부분에서도 정확히 들어맞네요. 모종의 이유로 청신은 윈톈밍과 영원히 만나지 못하고 다른 남자와 함께 새로운 인류의 시조가 되기 위해 우주로 떠나야 하는 운명을 맞게 됩니다.
책을 덮고 나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 끝없는 우주는 어떻게 동작하고 있는 것인가, 그 속에 살고있는 생명체들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고 다른 생명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우리가 죽은 이후의 삶은 어디로 향하는가 등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납니다. 언젠가 가장 좋은 책은 읽을 때가 아니라 읽고 나서 궁금증과 질문이 많이 생기는 책이라고 본 적이 있는데 이 기준에 의하면 <삼체> 시리즈는 정말 좋은 작품이네요.
드라마와 원작 소설을 읽고 리뷰하고 영상을 제작하느라 근 한 달 간의 시간을 투자했지만 전혀 후회는 없습니다. 그만큼의 행복한 시간과 보람을 느낄 수 있었고, 구독자들도 꾸준히 늘어서 이제 천 명 돌파를 앞두고 있으니까요. 구독자 분들과 SF소설을 좋아하는 모든 분들게 일독, 이독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책을 보기 전에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 영상을 보는 것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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