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 모험
제작국 : 폴란드
개봉 : 2022
상영시간 : 101분
감독 : 레스젝 다비드
주연 : 이렌우즈 크조프
등급 : 15세 관람가
폴란드 산악인 ‘마치에이 베르베카’의 등반기를 다룬 영화다. 다양한 관련자들의 인터뷰를 기반으로 상황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려는 노력이 느껴진다. 첫 장면부터 고인이 된 주인공의 과거를 술회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다큐보다 더 다큐 같은 느낌이다. <메르>를 비롯한 산악 다큐멘터리를 연상케 한다.
영화이니 재미를 높이기 위해 픽션이 더해지거나 극적으로 연출된 장면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그런데 처음부터 끝날 때까지 감독이 리얼리티를 강조하기 위해 가상의 상황 연출을 자제하고 최대한 실제처럼 촬영했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실화를 강조한 덕분에 다큐처럼 사실성과 진정성은 확실하다. 시종일관 기복이 별로 없는 잔잔한 흐름을 보여준다. 필자는 이 부분이 좋았다. 하지만 영화를 본 누군가는 좀더 산악영화다운 스펙타클한 연출을 원했을지도 모른다.
유일하게 눈이 번쩍 뜨이는 부분은 주인공인 마치에이가 브로드 피크 정상에 섰다는 사실이 오해로 밝혀지는 순간이다. 마치에이는 당시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기상이 안 좋고 눈보라가 쳐서 코앞도 못 보는 상황이라면 정상을 헷갈리는 상황은 흔히 발생한다. 마치에이는 한순간에 영웅에서 사기꾼이 되어 버린다.
마치에이는 25년이 지난 후 다시 브로드 피크에 도전한다. 오해를 극복하고, 등산계에서 인정을 받고 싶었던 집념의 결과였을 것이다. ‘다시’는 없었기에 무리수를 둔다. 베이스 캠프에서는 도전할 경우 하산이 어렵다고 말리는 상황이었다. 결국 성공하지만 마치에이와 동료는 도전과 모험의 대가를 목숨으로 지불한다. 산사나이들이 피할 수 없는 결말이었을 것이다. 어떤 면에서는 해피엔딩이지만 검은색 배경의 자막 한 줄은 영화의 결말을 한순간에 비극적인 새드 엔딩으로 전환시킨다.
감독이 카라코람 산맥을 배경으로 카메라에 담아낸 히말라야의 압도적인 풍경은 영화보다 더한 감동을 준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이나 BBC 다큐를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이들 화면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을 경험할 수 있다. <메르>와 같은, 웅장하고 멋진 자연에 도전하는 인간의 모습을 담담하게 그린 다큐를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추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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