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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시사

내가 잘나서 돈을 벌었다는 착각과 오만이 빚은 사건 ; 연수익 3천억원 중국 왕홍 리자치, 막말로 쇼호스트 커리어 위기

by 마인드 오프너 2023. 9.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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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돈과 권력을 얻으며 초심을 잃는 건 어디나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힘겹게 얻은 기회를 왜 스스로 걷어차 버리는 걸까.

현대홈쇼핑 생방송에서 유명 여자 쇼호스트인 정윤정이 생방송 도중 욕설을 내뱉고 네티즌들과 설전을 벌인 끝에 방송국으로부터 무기한 출연 금지 결정을 받은 사건이 있었는데 이와 비슷한 사건이 중국에서 일어났다.

 

리자치는 중국 최고의 왕홍으로 유명한 쇼호스트다. 연간 수입이 무려 3천억원이 넘는다. 그런 그가 생방송 도중 시청자들에게 막말을 해 여론의 맹비난을 받고 있다고 중국 중앙TV(CCTV)가 12일 보도했다.

 

화장품 판매 사원이었던 리자치는 2016년 라이브 커머스에서 립스틱을 팔아 수억 위안의 매출을 올린 덕분에 온라인 최고의 인플루언서(왕홍)로 떠올랐다. 스스로 쌓아올린 금자탑에 가려 자신을 그 위치에 올려놓은 소비자들은 안중에도 없었던 것일까.

중국 최고의 왕홍으로 유명하던 리자치. 과연 이번 위기를 견디고 다시 회복할 수 있을까.

리자치는 9일 ‘라이브 방송’ 도중 중국 화장품 브랜드 제품이 너무 비싸다고 불평한 시청자들과 말싸움을 벌였다. 반박에만 그쳤으면 좋았을 것을 리자치는 선을 넘었다. “눈 뜨고 함부로 말하지 말라. 때로는 자신에게서 문제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 수년 동안 월급이 올랐는지 안 올랐는지, 열심히 일했는지 자신을 되돌아보라”며 자존심을 건드린 것이다.

 

리자치의 발언 내용이 알려지면서 중국 포털에서는 조회 수가 14억6000만 건에 달했다. 네티즌들은 “지금은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돈을 못 벌고 취업하기조차 쉽지 않다”며 “어렵게 돈을 벌던 시절을 잊었느냐”고 비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소비자들 덕에 돈 벌면서 오만하게 언성을 높였다”며 “초심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막말의 파급효과는 컸다. 3,043만명이던 리자치의 웨이보 팔로워 수는 발언 이후 100만 명 이상이 줄었다. 화가 난 젊은 여성들은 리자치의 발언에 거세게 반발하며 해당 제품 불매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여론을 의식한 때문인지 리자치는 생방송을 통해 사과했다. “팬들의 지지로 여기까지 왔는데 실망하게 해 죄송하다며 내가 누구 덕에 여기까지 왔는지 잊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과 중국의 홈쇼핑 방송에서 일어난 두 쇼호스트 사건의 공통점은 ‘본인이 잘해서 돈을 벌고 유명해졌다’는 착각이다. 이런 상황 인식을 가진 상태에서 진심으로 사과할 수 있을까? ‘이번 위기만 넘기고 보자’는 식의 ‘악어의 눈물’일 가능성이 높다.

 

한해 수입이 3,400억원이라면 일개 소비자들이 눈에 들어올까. 아마도 자신과 소비자들은 레벨이 다르다고 생각할 것이며 돈 몇 푼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 초라하고 한심하게 생각될지도 모른다. 그들 개개인이 자신을 지금의 위치에 올려놓았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하지 않겠지.

 

기회는 잡기 어렵다. 일단 지나간 기회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누구나 그토록 잡기를 원하는 기회를 힘겹게 잡아놓고도 오히려 자기 발로 차버린 그들이 무슨 짓을 했는지 깨닫는 날이 과연 오긴 올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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