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 오컬트, 퇴마, 액션
작가 : 타츠 유키노부
타츠 유키노부 작가의 만화 <단다단>은 모든 것이 기이하다. 일단 <단다단>이라는 제목의 유래부터 모호하다. 의미를 추리할만한 어떤 단서조차 없다. 작가의 의도된 작전인지, 편집자의 기획인지 모르겠다.
여고생 아야세 모모는 유령이 있다고 믿는다. 학교에서 거의 왕따로 통하는 오컬트 오타쿠 오카룽은 UFO와 외계인이 있다고 믿는다. 이 두 사람의 믿음은 상치한다. 서로 부정하는 유령과 UFO의 증거를 보여주려고 하던 중 두 사람은 기묘한 요마와 외계인들과 만나서 전투를 벌인다. 힘겹게 그들을 물리치는 과정에서 두 사람 사이에 장밋빛 기류가 형성된다.
<단다단>은 퇴마 액션 장르에 속하지만 기존의 만화들과는 궤를 완전히 달리한다. 일단 악역을 담당하는 이들이 요마에 그치지 않는다. 지구 밖에서 흘러들어온 외계인들도 나타나서 주인공들을 위협한다. 이들의 위협과 충돌 요인 역시 비상식적이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이해가 되기는커녕 ‘뭐 이런 만화가 다 있냐’를 연발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시종일관 일관성을 유지하는 건 빠르고 거침없는 전개 방식이다. 독자의 이해를 돕는 식이 아니라 작가만의 리듬을 따라간다. 뒤죽박죽 우당탕탕 형식의 이야기 전개 때문에 요마들과 외계인들의 동기를 파악하기 어렵다. 이해가 되지 않는 건 덤이다. 연재 중이지만 크게 달라질 것 같지는 않다.
내용도 종잡을 수가 없다. 괴랄한 성적인 언급이 많이 등장한다. 웃기라고 대사를 적은 건가 혼자 갈등하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공감이 가지는 않는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건 작가의 작화력이 매우 뛰어나다는 것이다. 결국엔 2권을 넘기고 내려놓고 말았다.
이 작품을 비롯해서 최근에 만나는 일본만화(체인소맨을 비롯해서)는 기존의 화법을 가뿐히 위반하면서 종잡을 수 없는 방법으로 흥미를 유발하는 경우가 많다. 덕분에 좀처럼 그 감각을 따라잡기 버겁다고 느낄 때가 많다. 상궤를 벗어나는 기분이랄까. 웃을 수 없고 재미도 없는데 판매량이 수백만 부라니 그 위화감이 대단하다. 내 감성이 대중성과 유리되고 있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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