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감성 문화

‘포경 작업의 판타지화’로 연재를 거듭하고 있는 만화, <공정 드래곤즈>

by 마인드 오프너 2023. 1. 9.
반응형

장르 : 판타지, 요리

작가 : 쿠와바라 타쿠

연재 : 2016~ 연재 중

 


 

무엇보다 만화의 제목 중에 있는 공정(空挺)이라는 단어가 마음에 걸렸다. 한자를 보기 전까지는 공정(工程 ; 일이 진척되는 정도)으로 이해했다. 그런데 뜻이 통하지 않는다. 다시 살펴본 결과 공정(空挺)이다. 공정(空挺)은 ‘지상 부대가 항공기를 이용하여 전투 지역 또는 적 후방에 투입되어 적을 공격하는 일’을 뜻한다.

 

공정의 뒤에 드래곤즈가 있으니 이제 뜻이 명확해졌다. ‘항공기를 이용해서 용들을 공격한다’는 의미다. 그런데 만화를 보면 이 의미 역시 절반만 맞았다. 만화에서 용들을 공격하는 수단은 항공기가 아니라 배다. 용을 잡는 배라는 뜻에서 ‘포룡선’이라고 한다.

 

무슨 배가 하늘을 나느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스팀 펑크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나 SF에서는 흔한 일이다. 스팀 펑크의 특징은 엔진의 연료가 석탄이거나 시대의 문화가 근대적인 상황인데도 특정 분야의 기술은 수백년 이후를 지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공정 드래곤즈 역시 다른 부문은 매우 원시적이지만 유독 용을 잡는 기술에서만큼은 수백년 이후의 기술을 자랑한다. 일단 별도의 석유 연료 없이 배를 하늘에 띄운다는 기술력이 넘사벽이다. 반중력을 지향하는 셈이다.

 

미카를 비롯한 포룡선 퀸 자자호의 식구들은 특별한 목적 없이 용을 잡기 위해 전 세계를 떠돈다. 선원들은 저마다 개인사를 안고 살아간다. 이야기의 전개와 함께 선원들의 뒷 이야기가 펼쳐진다. 특히 퀸 자자호의 돌격대장 격인 미카의 이야기가 단연 눈에 띈다.

 

판타지 형식을 빌고 있지만 실상 만화는 고래를 잡는 근대의 포경 작업을 바꾼 것이나 다름없다. 바다는 하늘이 되고 포경선은 포룡선이 된다. 갖가지 종류의 용은 고래이고 이들의 몸에서 나온 용유는 고래 기름이다. 이렇게 판단하고 나면 조금은 시시해진다.

 

특이하게도 에피소드 형식으로 진행되는 이야기 중에는 포획한 용의 고기와 내장 등으로 만든 레시피가 등장한다. 이러한 형태는 다른 만화 <골든 카무이>에서도 차용된 바 있다. 요리에 특별히 관심이 있는 이라면 모를까 일반 독자들에게는 죽은 페이지나 다름없다. 그것도 상상 속 용고기로 만든 레시피라면 더욱 그러하다.

 

나름 기대를 하고 보게 된 만화지만 거의 90% 이상이 용을 포획하는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전개되기 때문에 인상적인 재미를 주지는 못한다. 물론 에피소드마다 선원들의 과거나 용에 대한 전설을 풀어놓는 등 추가적인 재미를 주려 노력하지만 한계가 있다.

 

이 면화를 보면서 그림체를 어디서 봤다 싶다면 제대로 본 것이다. 그림체가 미야자키 하야오의 <천공의 섬 라퓨타>를 연상하게 한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야기 내 구성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갖다 쓴 의심이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2016년부터 꾸준히 연재가 되고 있다고 하니 소소한 재미 때문인 걸까. 특별히 권하고 싶지는 않다.

 

 

★☆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