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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문화

‘모든 것을 기억하는 형사’의 진실 찾기, <진실에 갇힌 남자>

by 마인드 오프너 2023.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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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 소설(미스터리, 스릴러)

저자 : 데이비드 발다치,

시리즈 : 데커 시리즈 5

발간년도 : 2020.11.09

 


데커의 진실찾기 게임

 

소설의 주인공 에이머스 데커는 특이하면서도 비극적인 인물이다. 미국 NFL에서 진출해서 첫 경기 도중 태클을 당하면서 선수 생활이 끝났다. 형사가 된 후에는 아내와 딸이 살인범에게 살해되는 참혹한 경험을 하게 된다. 형사를 그만두고 방황하다가 FBI 수사관이 되지만 그의 내면에는 채울 수 없는 공허함이 늘 존재한다.

 

그가 아이의 생일을 맞이하여 아내와 아이의 무덤을 방문하기 위해 고향 벌링턴을 찾았다. 묘지에서 데커는 뜻밖의 인물을 만난다. 데커가 과거에 수사를 종료한 사건에 묻혀 있던 진실을 다시 파헤쳐야 하는 순간이다.

 


무죄를 주장하는 살인범

 

묘지에서 데커는 메릴 호킨스를 만난다. 데커가 신참형사일 때 처음 담당했던 살인사건에서 범인으로 지목받아 종신형을 선고받은 인물이었다. 아이를 포함한 4명 살해 혐의였다. 13년만에 출감한 메릴은 “자신이 말기 암에 걸렸으며 무죄”임을 주장한다. 죄의 대가를 치루고 죽음을 앞둔 시점에서 메릴이 무죄를 주장하는 이유가 궁금해진 데커는 사건을 추적하기로 결심한다. 모텔에 머물던 메릴이 누군가에게 살해된 채로 발견되자 데커는 과거의 사건에 본인이 알지 못했던 흑막이 있었음을 확실하게 인식한다.

 


모든 걸 기억하는 형사

 

데커 시리즈의 가장 특이한 점은 주인공인 에이머스 데커다. 미식축구선수 출신답게 키 195cm, 몸무게 130kg의 어마어마한 덩치를 자랑한다. 더 특이한 건 시합 중 태클을 당해 정신을 잃으면서 얻게 된 ‘과잉기억증후군’이라는 능력이다. 이 능력으로 인해 그는 한 번 본 건 절대로 잊지 않는다. 형사로서 가져야 할 완벽한 능력이다. 실제로 데커는 형사를 떠나 FBI가 되면서 결정적인 순간에 능력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 그토록 완벽한 능력을 가진 데커가 초보 형사 시절 실수한 과거를 바로잡아 간다는 이야기가 몰입도를 높여준다.


드러나는 놀라운 진실

 

소설의 결말은 독자의 예상을 완전히 벗어난다. 이 정도로 파격적인 결말을 지향했던 미스터리 스릴러가 있었는지 의문이다. 규모도 반전도 역대급이다. 단순한 살인사건 재조사로 시작한 데커의 추적은 러시아가 연루된 엄청난 스파이 공작극의 전모를 파헤치게 된다. 메릴의 주장은 사실이었던 것이다.

 

메릴은 죄가 없음에도 왜 잔혹한 살인범의 누명을 감수했던 걸까? 작가는 ‘가족’이라는 치트키를 가져옴으로써 단번에 의문을 해결한다. 메릴에게는 아픈 아내와 마약중독자인 딸이 있었던 것이다. 무죄를 주장할 경우 곤란해지는 건 가족이었기에 기꺼이 살인죄를 뒤집어썼던 것이다.

 


정교한 장치로 개연성 확보

 

미스터리 스릴러 독자라면 이 소설의 결말이 이전의 흐름을 벗어나는 장면을 보며 오히려 실망했을 수도 있다. 살인사건을 다룬 형사 미스터리 소설에서 스파이가 등장하는 작품은 좀처럼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장르의 혼용은 좋아하지 않는 편이지만 이번 경우에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싶다. 작가가 결말을 위해 꽤 많은 복선과 장치를 준비하기 때문이다. 실력 없는 작가들이 단지 차별성이나 기발한 결말을 위해 데우스 엑스 마키나(Deus ex machina)를 남발하는 것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지점이다. 풀어가는 과정만 개연성과 설득력을 확보한다면 오히려 변주는 권장하고 싶다.

 


언제나 흥미로운 시리즈

 

지금까지 데이비드 발다치의 소설을 다섯 권 읽었다. <괴물이라 불린 남자>, <진실에 갇힌 남자>, <폴른 : 저주받은 자들의 도시>, <죽음을 선택한 남자>,<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이다. 각 작품들은 저마다 스릴러 장르 소설로서 평균 이상의 즐거움과 읽는 재미를 선사해 주었다. 발다치가 왜 현대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 분야에서 최고의 인기 작가인지 여실히 증명한다. 작가로서의 일관성을 유지하면서도 각 작품 별로 차별성을 드러내는 데 소홀하지 않다. 미스터리 스릴러 독자라면 시리즈 전권의 일독을 추천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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