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 판타지 공개 : 2022.12.25. 주연 : 양자경 시리즈 : 4부작 완결 |
<위처> 팬이라면 구미가 당길 듯?
폴란드 판타지 소설 작가 안제이 사프콥스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씨디 프로젝트 레드에서 2007년에 만든 RPG 게임 <위쳐>는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호평과 흥행에 힘입어 3편까지 게임이 발간되었다. 급기야 넷플릭스에서 헨리 카빌을 주인공으로 드라마를 만들기에 이른다. 드라마의 흥행 덕분에 넷플릭스는 <위쳐>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이자 프리퀄인 <위쳐 : 블러드 오리진>을 제작하기로 결정한다. 시리즈의 1,200년 전 이야기를 다루며, ‘위쳐’가 탄생하게 된 배경을 설명해준다. 게임과 드라마를 본 시청자라면 구미가 당기지 않을 수 없다.
제국 타도를 외치는 7인의 엘프
<위쳐: 블러드 오리진>은 게롤트 시대로부터 1,200년 전을 배경으로 한다. 괴물과 엘프, 인간이 공존하기 이전의 세계이다. 엘프족은 ‘진트레아’라는 제국을 세우고 황금기를 구가하고 있다.
주인공은 7인의 엘프다. 이들 중 왕족에 충성하던 에일라와 피얄은 진트레아 제국의 머윈 공주 의 야망과 배신으로 가족과 나라를 잃고 복수를 실행하고자 한다. 여기에 에일라의 스승 스키안과 죽음의 형제라 불리는 칼잡이 칼란(휴 노벨리) 등이 합류하여 계획을 구체화한다.
제국의 대마법사는 머윈 공주를 허수아비 황제로 만든 후 스스로 황제가 되기 위해 다른 차원의 문을 열어 난공불락의 괴물을 불러들인다. 에일라를 비롯한 7명의 전사들은 괴물을 죽일 절대적인 존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마법을 통해 피얄을 ‘위쳐’로 만드는 데 성공한다. 최초의 위쳐가 탄생하게 되는 순간이다.
피얄은 궁궐로 쳐들어가서 괴물과 대결 끝에 죽이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피얄의 말로는 참혹하다. 인성을 잃고 괴물로 변화했기 때문. 에일라는 통제를 잃은 피얄의 가슴에 검을 꽂음으로서 슬픈 사랑의 막을 내린다.
시리즈의 장점
드라마 <위쳐> 시리즈의 프리퀄로서 위쳐의 탄생 배경과 인간과 괴물, 엘프가 왜 동시대를 살아가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유를 설득력 있게 설명해준다는 점이 이 시리즈의 가장 큰 매력이자 존재 이유라 할 수 있다.
결말을 영웅적인 해피 엔딩으로 끝내지 않고 비극적 결말로 마무리한 점도 탁월한 선택이다. 1200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부작용이 확실한 위쳐 제조 과정을 감안한다면 피얄이 부작용으로 괴물화하는 건 당연한 귀결이다. 7명의 주인공에 저마다 다른 개성과 외모, 장기를 부여한 점도 좋다.
시리즈의 단점
제국과 7인의 대결이라는 시놉시스는 거대하나, 실상 제국의 위상이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 고작 7명으로 수많은 군인과 마법사들이 버티고 있는 제국을 무너뜨린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제국이라고 하지만 화면에 나타나는 이들은 머윈 공주의 측근들뿐이다.
머윈 공주와 대마법사의 대결 과정에서 다른 차원을 탐색하는 모습에 꽤나 많은 비중을 할애하지만 정작 그 결과는 유실된다. 압도적인 힘을 얻은 대마법사는 어디로 간 건가. 머윈 공주의 최후도 허망하다.
7인의 주인공에게 각기 다른 개성을 준 건 좋았지만 이들의 활약상이 딱히 매력적이지 않다. 쓸데없는 잡담이나 사랑 타령, 노래 등으로 많은 시간을 잡아먹는데 이럴 거면 굳이 4부작으로 만들어야 했을까? 비슷한 구성이지만 탁월한 재미를 선보이는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7인의 사무라이, 2004>와 비교하면 그 차이가 확연하다.
곱씹을수록 아쉬운 시리즈
판타지물을 좋아하는 팬이라면 미드 <왕좌의 게임>을 섭렵했을 것이다. 어느새 판타지 미드 팬들의 눈높이는 한참 높아져 있다고 봐야 한다는 의미다. <위쳐> 시리즈의 팬으로서는 이 시리즈가 단비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시리즈의 매력을 갉아먹는 요소로 판단하기 충분하다. 이미 많은 팬들을 거느리고 있는 작품이라면 프리퀄이라도 더 세심한 주의와 완성도가 필요하다. 그저 기존 시리즈의 유명세와 인기에 편승하려는 태도는 위험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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