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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문화

잊혀졌던 시리즈의 존재감을 다시 일깨우는 전설의 귀환, <아바타 ; 물의 길>

by 마인드 오프너 2023.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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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 액션, 모험, SF, 스릴러

제작국 : 미국

상영시간 : 192분

개봉 : 2022.12.14.

감독 : 제임스 카메론

주연 : 조 샐다나, 샘 워싱턴

등급 : 12세 관람가

누적관객 : 7,742,597명(01.01 기준)

 

 


 

13년의 기다림이 아깝지 않다

 

시리즈의 경쟁작은 오직 전작뿐이다. 13년만에 돌아온 <아바타 ; 물의 길>을 가장 간결하게 설명할 수 있는 문장이다. 속편이 오리지널보다 더 좋기란 무척이나 어렵다는 징크스를 보기좋게 깬다. 영상미는 더 발전했고 스케일은 더 커졌다. 지금 현재 할리우드 영화계가 이룰 수 있는 최대치의 기술력이 어디까지인지 노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제임스 카메론이 구상하는 아바타 시리즈가 도대체 어디까지 갈 것인지 진정 흥미롭다. 다만 나비족을 그린 세계관은 오리지널에서 경험한 바 있기에 전방위적인 참신함은 기대하기 힘든 점은 아쉽다.

구관이 명관이다.

 


 

아바타1 줄거리

 

​인류는 지구의 에너지 고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판도라 행성에서 '언옵타늄' 자원을 채취하는 과정에서 토착민인 나비족과 대립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전직 해병대원인 제이크 설리(샘 워싱턴)가 ‘아바타’ 프로그램을 통해 ‘나비족’의 중심부에 투입된다. 아바타는 나비족의 외형에 사람의 의식을 주입해서 만든 하이브리드 생명체로 링크 머신을 통해 원격 조종할 수 있다. 나비족과 동일한 신체 조건을 가졌기 때문에 판도라 행성에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바타로 거듭난 설리는 나비족인 '네히티리'를 만나 사랑에 빠진 후 진정한 부족의 일원이 된다. 설리는 나비족을 이끌고 생태계를 파괴하는 하늘의 사람들(지구인)과 전쟁을 벌인 끝에 승리한다. 현실의 나가 진짜 나인가. 아바타인 내가 진짜' 나'인가를 보여주며 장자의 호접몽을 연상시키는 철학적 질문까지 던진 수작이다.

제임스 설리가 아바타로 분해 나비족으로 들어가면서 1편의 이야기는 본격화된다.

 


부족을 떠난 가족의 고난

 

1차 전쟁에서 패한 지구 기업 RDA는 더 강력해진 무기와 착취 시스템을 갖추고 판도라 행성으로 돌아왔다. RDA의 선봉장 마일즈 쿼리치는 사망 전 보관한 DNA를 조작하여 나비족으로 거듭난다. 마일즈는 끈질긴 추격 끝에 설리 가족의 행적을 찾아낸다. 추적을 멈추지 않는 마일즈 때문에 설리 가족은 부족을 떠나 바다에 새로운 둥지를 틀게 된다.

 

노화방지약으로 사용되는 바다생물 톨쿤의 뇌 내 물질을 캐내기 위한 RDA의 무분별한 학살은 설리는 물론 설리가 몸을 의탁한 멧카이나 부족과의 전면전으로 이어진다. 이야기를 통해 카메론 감독은 지구와 인류가 직면해 있는 환경 오염 문제를 조명하면서 자연과의 공존에 대한 경각심, 원시 부족들에 대한 제국주의적 침략의 문제점에 대해 생각할 계기를 선사한다.

마일즈의 추적을 피해 도망쳐 온 설리가족을 받아주는 멧카이나 부족.

 


 

압도적인 스케일

 

장편 시리즈로 기획되는 작품이니만큼 시리즈 각 작품의 역할은 무척이나 중요하다. 아바타 시리즈는 5편까지 제작이 확정된 상태이며 3편은 내년 개봉을 목표로 제작 중이다.

 

13년만에 돌아온 <아바타 ; 물의 길>의 가장 큰 특징은 더 확장된 스케일과 활동 무대의 변경이다. 나비족을 표현한 CG는 더욱 현실적이고, 활동 무대인 바다는 경이롭다.

 

스케일과 표현보다 더 중요한 역할은 <아바타>시리즈의 존재감을 재부각시킨 것이다. <아바타> 개봉 시 태어나지도 않은 관객들이 있고, 1편을 본 관객들도 줄거리를 모두 잊어버렸다. 속편은 1편에 대한 향수와 함께 ‘이런 대단한 영화가 있었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역할을 부여받았다. <아바타 ; 물의 길>이 이야기에서 큰 진전은 없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지구와는 사뭇 다른 생태계를 보여주면서 환경 오염의 심각함을 상기시킨다.

 


 

장인 정신을 가진 감독의 완벽주의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영화 제작에서는 완벽주의자로 통한다. 더구나 13년 만의 컴백이니만큼 부담을 안 가질 수 없었을 것이다. 카메론 감독은 오리지널보다 개선된 표현을 위해 수중 퍼포먼스 캡처 촬영을 진행했다. 나비족의 신체와 얼굴에서 느끼는 감정 요소들을 극대화한 것이다. 첨단 기술력은 배우들의 연기와 감정, 이야기의 흐름을 극적으로 드러내기 위한 장치라는 그의 영화관을 짐작할 수 있다. CG 표현력으로는 할리우드를 거의 따라왔지만 시각적 완성도에만 공을 들이는 중국 영화감독들과는 아예 제작관이 다르다. 누가 더 올바른 길을 가고 있는지는 전 세계의 흥행 성적이 대변해줄 것이다.

완벽주의 영화 감독이 영화를 찍으면 이렇게 된다.

 


상상력의 집대성, 판도라 생태계

 

배우들의 열연 못지않게 주목할 것은 바다 속 생태계 표현이다. 지구와 다른 수중 생물들은 마치 이국적인 아쿠리움에 온 듯한 비주얼의 향연을 선사한다. 1편의 ‘이크란’을 잇는 다양한 크리처들도 흥미롭다. 수장룡처럼 긴 목을 가진 포유류인 ‘일루’, 전사의 말이라고도 불리는 양서류 ‘스킴윙’, 멧케이나 족과 영적인 관계를 맺는 거대한 바다 생명체 ‘툴쿤’도 만나볼 수 있다. 판도라 행성과 관련된 모든 디자인을 담당한 디자이너 딜런 콜과 지구인과 관련된 디자인을 담당한 디자이너 벤 프록터에게 경의를 표한다. 서로 다른 두 디자이너가 두 개의 세계를 표현했기에 상이함을 더욱 잘 나타낼 수 있었다고 본다.

멧카이나 족의 이크란이나 다름없는 스킴윙.


 

‘물의 길’은 ‘향후 영화가 나아갈 길’?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 콘텐츠의 증가는 시청자들에게는 반가운 일이겠으나 극장용 영화 제작자들에게는 영 껄끄러운 소식이었을 것이다.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신세대들에게 이보다 더 최적화된 콘텐츠가 어디 있느냐는 말이다.

 

13년 만에 선보인 <아바타: 물의 길>은 OTT용 콘텐츠들이 감히 넘볼 수 없는 극장 개봉용 영화의 길을 제시하고 있다. 2K 3D 기술을 도입해서 3D 영화의 열풍을 선도했던 <아바타>에 이어 <아바타: 물의 길>은 다양한 극장 포맷에 최적화된 영상을 제공한다.

 

여전히 많은 관객들이 극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장엄하고 웅장한 화면 스케일과 온몸을 뒤흔드는 장쾌한 음악에 취하기 위해 번거럽고 비싼 극장 티켓을 기꺼이 구매한다. <아바타: 물의 길>은 관객들의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를 해온 극장 혁신의 결과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감독이 창조해 낸 판도라 행성의 거대한 생태계가 선사하는 웅장하고 장엄한 스케일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극장이 제격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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