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작가 이재일의 <칠석야>는 20여년 전 이제는 추억돋는 하이텔 시절에 무림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작품이었습니다. 전업작가도 아니었지만 이재일이라는 이름은 프로 작가들을 긴장시킬 정도로 대단했지요. 그의 <쟁선계>를 읽은 독자들은 누구나 엄지 척을 했으니까요.
그런데 작가는 자신이 낳은 <칠석야>라는 작품이 계속 마음에 걸렸던 모양입니다. 무려 20년 동안이나요. 그리고 결국 시간을 잡아서 전면 개정하기로 합니다. <다시, 칠석야>는 그렇게 태어났습니다.
이 책에는 세 가지 작품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다시, 칠석야>는 삼산파의 파문된 대제자 만애청이 사랑하는 사매 황다영의 아이가 납치되자, 아이를 구하고 황다영과 연관된 음모를 분쇄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두 번째 단편인 <삼휘도에 관한 열두 가지 이야기>는 세 가지를 싫어하는 무림인 삼휘도의 인생과 그의 가족에 대한 색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이 세 이야기 중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세 번째 단편인 <문지기>는 대를 이어 무림명문인 운검가에서 문지기로 일하는 화자의 눈을 통해 무림인들의 은원과 봉문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아름답고 처절하며 가슴 뭉클하기도 하지요.
이재일 작가는 십수 년 동안 끌어오던 <쟁선계>를 마침내 탈고하고 현재 <서문반점>을 연재 중입니다. 4부작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보였던 이 작품은 3부를 끝내고 작가의 건강 사정으로 휴재 중입니다. 독자들은 제 2의 용노사 꼴이 나는 게 아니냐며 걱정스러운 눈초리로 사태를 지켜보고 있는데 건강 잘 추슬러서 빨리 집필을 시작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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