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 액션, 스릴러 제작국 : 한국, 에스토니아 상영시간 : 105분 개봉 : 2015.06.18. 감독 : 전규환 주연 : 유준상, 문종원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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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코어와 하드고어의 만남
액션 영화인데 지금껏 본 할리우드산 액션 영화는 결부터 다르다. 이건 뭐... 피칠갑의 행진이 이어지는 하드고어와 살색의 향연이 눈을 어지럽히는 하드코어의 조합 되시겠다. 하드고어라고 긴장할 필요 없다. 어지간한 서양 고어물에 비하면 귀여운 정도다. 그런데 하드코어는 쎄다. 밑바닥 인생들의 삶을 적나라하게 묘사하겠다는 의도는 읽히지만 의미 없이 과용한 부분도 없지 않다. 하지만 하드코어 묘사로 관객 수를 늘리겠다는 의도는 보이지 않기에 이 부분 역시 등장인물들의 밑바닥 인생을 묘사하기 위한 장치로 이해하는 게 좋겠다.
비정한 세상을 향한 성난 화가의 칼질
시작 화면부터 예사롭지 않다. 화가(유준상)이 도축장에서 고기를 해체하고 발골하는 장면이다. 이 영화가 어떤 영화인지, 앞으로 어떤 장면들이 이어질 것인지 예고한다. 화가는 함께 사는 운전사(문종원)과 함께 세상의 악을 말살하는 킬러다. 악인 사냥이 끝나면 악인의 신체에서 꺼낸 장기를 필요한 이들에게 전달한다. 사라져야 할 생명으로 사라지면 안 되는 생명을 구하는 셈이다. 화가가 여가 시간에 그림을 그린다는 건 의미심장하다. 화가에게 캔버스는 세상이다. 마음에 들지 않는 세상에 자신만의 붓질을 가함으로써 원하는 세상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의 한축인 액션은 그다지
화가와 운전사는 저마다 싸움 좀 하는 인물들이다. 일반인은 할 수 없는 몸동작을 선보인다. 두 사람 중 화가의 격투 실력은 단연 압도적이다. 마약 조직과 러시아 폭력조직이 또아리를 틀고 있는 클럽 본거지에 단신으로 쳐들어가 10여 명이 넘는 조직원들을 모조리 죽일 정도다. 하긴 그런 무력이 없으면 킬러 놀이를 하기 어려울 것이다. 설정은 좋은데 화면이 따라가지 못하는 건 아쉽다. 유준상이 액션 합을 찍기 위해 많은 연습을 했을 것이나 어설픈 티가 드러난다. 카메라 앵글도, 편집도 정통 액션영화에 비하면 미흡하다. 이 영화의 이야기를 지탱하고 있는 두 축 중 하나인 액션이 삐걱거린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금치 못한다.
배우들의 과감한 연기 볼만
감독은 의도적으로 3류 영화를 지향한다. 저예산 영화이기 때문에 더 그렇다. 화면은 거칠고, 핸드헬드 방식 촬영도 많다. 무대도 좁혔다. 대다수 주인공들이 보잘것없는 인생들이기에 이러한 의도는 빛을 발한다. 배우들이 캐릭터처럼 다가온다. 올누드 출연과 과감한 성애장면을 감행하는 남녀배우들의 연기 열정이 대단하다. 유준상이 이런 저예산 영화에 출연했다는 것도 신선하다. 배우로서 드라마나 블록버스터와는 다른 질감을 느끼고 싶었거나 평소 이미지를 벗어나고픈 욕심이 작용했을 수도 있겠다. 촬영과 연출이 미흡한 감은 있어도 ‘세상의 악을 처단하는 영웅’에 대한 새로운 표현과 감성을 느끼고 싶다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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