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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문화

식민지에 빨대 꽂고 살던 깡패국가의 본질을 보여주는 고발영화, <SAS:레드 노티스>

by 마인드 오프너 2021.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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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는 액션범죄이지만 보기에 따라서는 사회고발영화로 해석할 수 있다.

 

장르 : 범죄, 액션

제작 : 영국

상영시간 : 123분

감독 : 마그너스 마르텐스

주연 : 샘 휴건, 루비 로즈

등급 : 청소년관람불가

 


신사의 나라 ‘영국’?

 

세계 각국 중에서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나라가 있다. 바로 영국이다. 우리는 이 나라를 젠틀맨의 나라, 즉 신사의 나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과연 그럴까. 천만의 말씀. 앞 다르고 뒤 다른 나라가 이 나라의 진정한 정체다. 산업혁명 후 자국 발전을 위해 식민지를 개척하고, 그 나라들의 자원에 빨대를 꽂고 100년 간 해가지지 않는 나라로서 전 세계를 호령했다. 미국, 인도, 호주 등 이 나라가 착취한 나라들의 피해는 이루 말로 하기 어려울 정도다. 인종차별도 심한데다, 자국의 영광을 위해서는 역사 왜곡도 서슴치 않는 파렴치한 나라가 바로 영국이다. 이 영화는 앤디 맥냅의 원작소설을 기반으로 한다. 가상의 사건을 배경으로 하지만 자국 발전을 위해서는 다른 나라의 희생 따위는 전혀 고려치 않는 파렴치한 영국의 역사를 비유한 것으로 보인다.

 

영국 정부와 가스회사의 사주로 용병조직 블랙스완이 조지아에 급파된다. 가스관 반대 주민들을 제거하기 위해서다.

 


 

용병조직 VS 영국

 

용병 조직 '블랙스완'은 영국 정부와 가스회사의 사주를 받고 조지아에 도착한다. 해당 지역 가스관 설치 지역을 확보하기 위해 가스관 설치에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을 살해하고 공포를 전염시키기 위해서다. 용병들이 주민들을 살해하는 동영상이 온라인에 유포되자 수상은 진상을 덮기 위해 영국 육군 공수 특전단(SAS)에 블랙스완을 섬멸하라고 명령한다. 'SAS'는 리더를 제거하지만, 리더의 딸이자 2인자인 '그레이스'는 놓친다. 몇 년 후 블랙스완 소탕작전의 최고수훈자 '톰 버킹엄'은 애인에게 청혼하고자 유로열차를 타고 프랑스로 향하던 중 그레이스와 블랙스완 조직원들에게 포로로 잡힌다. 가까스로 기차 밖으로 나온 톰은 인질극을 벌이는 블랙스완과 처절한 전투를 벌인다.

 

블랙스완의 리더 루이스(우)는 장남(좌)이 못 미더워 딸인 그레이스에게 리더 자리를 물려주려 한다.

 


 

킬링타임용으로 그럭저럭

 

액션범죄영화의 기본은 충족하지만 그 이상의 ‘차별성’은 보이지 않는다. 터널 속 인질극, 가스관, 용병과 정부의 대치 등은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소재다. 유사한 영화들의 기시감과 클리셰 때문에 몰입이 힘들다. 주인공을 맡은 샘 휴건의 인지도가 낮아서 캐릭터의 스타 파워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도 흥행의 걸림돌이다. 환갑이 넘은 지 한참된 브루스 윌리스가 여전히 액션 영화계를 활보하는 이유가 있다. 미드 <멘탈리스트>의 웨인 릭츠비 역을 맡았던 오웨인 요먼이 여동생에게 밀려 항상 기죽어 사는 오빠로 등장한다. 체격은 좋은데 인상이 부족해서일까. 앞으로도 조연 이상을 맡기는 힘들어 보인다. 액션범죄영화에 필요한 기본 항목은 다 들어있기에 킬링타임용 영화로 선택되긴 하겠으나 기억에 남지는 못할 것이다.

 

캐릭터 중 유일하게 기억나는 루비 로즈(그레이스). 운만 좋다면 앞으로 액션영화에서 자주 볼 것 같은 느낌이다. 

 


사이코들에 의해 주도되는 정국

 

이 영화의 주연과 조연, 엑스트라는 모두 사이코들이다. 국익을 위해 용병을 동원해서 다른 나라 국민들의 살해를 지시하는 수상, 이익이 되는 일이라면 선악을 가리지 않고 비열하고 더러운 일까지 손대는 가스공사 사장, 돈벌이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민간인을 죽이는 용병, 돈을 위해서라면 절친과 동료들도 죽이겠다는 SAS 상사들이 저마다의 꿍꿍이를 품고 이익을 위해 움직인다. 비밀리에 이익을 취할 때는 그 누구보다 강하고 냉철해 보이지만 막상 그 꿍꿍이가 언론에 공개되고 나면 어떻게든 스포트라이트를 피해 쥐구멍으로 들어가려고 안간힘을 쓴다. 이 정도면 사이코들의 대환장파티라 해도 무방하다.

 

블랙스완과 영국 사이에서 범죄를 조율하는 오퍼레이터(좌)와 실질적인 범행의 기획자들인 정치인들과 기업인들(우)

 


국익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범죄에 대한 경종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그레이스가 SNS를 통해 영국의 테러 사주를 밝히는 부분이다. 그레이스는 화면을 보고 있을 대중들과 범죄를 사주한 정치인들과 군부 고위층에게 이야기를 전하고 있지만 그녀의 뒤에 선 감독은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용병들은 돈을 벌기 위해 온갖 더럽고 비열하며, 반인류적인 행위를 행했지만, 그 사실을 부인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범죄를 실질적으로 기획하고 그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하는 영국 정치인들과 군부 고위층, 가스회사 임원들은 한사코 혐의를 부인한다. 원인이 없으면 결과도 없는 법이다. 누가 더 나쁜 놈이고 죄없는 이들의 죽음에 책임을 져야 하는가.

 

'신사들의 나라'라는 이미지는 영국이 추잡한 협잡과 착취로 얼룩진 과거를 세탁하기 위해 만든 거짓 이미지에 불과하다.

 


후회 없는 삶을 살고 있는가

 

블랙스완의 리더였던 루이스는 비록 더러운 일을 도맡아 하면서 돈을 벌지만 자신의 삶에 충실하고자 한 인물이었다. 그는 용병 일이 내세우기 힘든 일이라는 건 인정했지만 부인하지는 않았다. 언젠가 수많은 죽음에 대한 대가를 치루어야 한다는 사실도 받아들였다. 주인공을 비롯한 영국인들이 기만과 거짓말을 밥먹듯이 하면서 화려한 현실을 사는 장면과는 대조적이다. 이 장면, 대한민국의 오늘날과 많이 비슷하지 않나? 욕망과 물질제일주의에 휩싸여 윤리나 도덕따위는 개나 줘버리라는 이런 식의 삶은 곤란하다. 이럴 때 필요한 게 철학이다. 과연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나는 어디에 속하는가. 앞으로도 그럴 수 있는가. 영화를 보았지만 영화 이외에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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