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는 노래대로 산다?
언제부터인가 가수는 자기가 부른 노래처럼 살다 간다는 이야기가 있다. 터무니없다고 치부하기엔 좀 그런 것이 제 노래처럼 운명을 달리한 가수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인물로 국내에서는 가수 김광석이나 김정호를 들 수 있겠고, 해외에서는 <Last Christmas>를 부르고 급사한 조지 마이클을 들 수 있겠다. 이들은 안 좋은 의미에서 노래처럼 된 사례지만, 노래 덕분에 인생 역전에 성공한 경우도 있다. 영화 <록키 3>의 주제가인 <Eye of the Tiger>를 부른 밴드 서바이버가 그 예다.
권투 영화 <록키 3>의 주제가
영화배우 실베스터 스탈론(Sylvester Stallone)은 그 자신이 영화 같은 인생역전의 주인공이다. 영화 <Rocky>의 시나리오를 쓰고, 자신이 주연할 것을 조건으로 제작에 들어가 단번에 헐리우드 스타로 떠올랐다. 그는 <록키>시리즈를 제작할 때마다 미국인의 자존심을 살리는 내용으로 흥행가도를 달렸다. 그가 세 번째 시리즈에 삽입할 주제가를 모색하다가 발견한 인물들이 바로 무명 하드 록 밴드였던 서바이버(Survivor)였다. 스탤론은 이들을 스카웃해서 그들이 만든 <Eye Of The Tiger>를 영화 OST로 사용했다.
단번에 인생 역전에 성공한 밴드
이 노래는 서바이버의 멤버인 프랭키 설리번과 짐 페터릭이 공동 작사, 작곡했다. 전략적으로 영화를 홍보하기 위해 1982년 5월 28일에 싱글을 발표하고, 다음날인 29일에 <록키 3>가 개봉했다. 7월에는 동명의 앨범이 발표되었다. <록키 3>의 인기는 엄청났다. 1700만 불의 제작비를 들여 전 세계에서 1억 2400만 불의 수익을 기록했다. 스탤론이 연출한 작품 중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익을 기록했다. 영화가 터지면서 OST도 터졌다. 이 곡은 6월 5일 차트에 오른 후 6주 동안 1위를 차지했다. 1983년 아카데미 주제가상 후보로도 올랐다. 서바이버는 단숨에 슈퍼 밴드로 도약했다.
좀비도 벌떡 일으킬 것 같은 도입부
“뚜구뚜구뚜구뚜구뚜구.....좡! 좡!좡!좡!....”
곡이 시작되면 일정한 리듬으로 기타 리프가 작게 들려온다. 신경을 집중하고 있노라면 서서히 배경 반주가 고조된다. 10여 초쯤 되었을 때 갑자기 막힌 댐이 무너지듯이 음악이 터진다. 아무리 기운 없는 사람도, 하라는 대로 움직이는 좀비라도 이 음악을 듣고 나면 저절로 벌떡 일어나서 뭔가를 해야 할 것만 같다. 아래 링크한 <록키 3>의 화면에 맞추어 편집한 음악을 듣고 있노라면 인생역전에 관한 기막한 스토리텔링이 심장을 벌렁거리게 만든다. 가사 역시 힘을 내서 다시 한 번 도전할 것을 주문한다. 영화와 가사와 음악이 삼위일체가 된 것이다.
당신의 인생역전을 기원하며
짐작도 하지 못한 코로나 사태 때문에 모두가 죽을 맛이다. 아무리 힘들어도 월급쟁이들은 그나마 낫다. 하루 중 초 단위로 빈 사업장 내에서 손님만 기다리는 자영업자들만 하겠는가. 피눈물이 난다. 나도 잠시 자영업자로서 힘겨운 시기를 겪어봤기에 어떤 심정인지 안다. 누가 뭐래도 힘든 건 힘든 거다. 하지만 포기하면 지는 거다. 아무리 힘들어도 버티다 보면 언젠가는 지나간다. 지금은 ‘존버’하는 이가 승리자다. 우울하고, 힘들고, 모든 걸 놓고 싶을 때 이 음악을 켰으면 좋겠다. 힘을 내서 다시 도전하면 좋겠다. 죽을 때까지 인간은 죽은 것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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