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 액션 제작국 : 미국 상영시간 : 113분 개봉 : 2021.03.25. 감독 : 애덤 윈가드 주연 : 알렉산더 스카스가드 등급 : 12세 관람가 누적관객 : 400,883명(03.31 기준) |
작심하고 잘하는 것만 한 영화
아마추어의 세계에서는 팔방미인이 사랑받는다. 프로는 다르다. 자기 분야에서 어느 한분야를 갈고 닦아 월등하게 잘하면 살아남는다(물론 다 잘 하면 좋겠으나 괴물들이 많은 프로 세계에서 모든 걸 잘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농구선수라면 수비, 리바운드, 슛, 어시스트 중에서 자기가 잘 할 수 있는 분야에서 최고가 되면 된다. NBA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스의 전 포워드 안드레 로벌슨은 공격 능력이 거의 전무한 반쪽짜리 선수임에도 탁월한 수비 능력과 BQ로 연봉을 1천만 불씩 받을 수 있었다. 이번에 개봉한 영화 <고질라 VS 콩>도 마찬가지다. 철저하게 두 네임드 괴수의 액션에만 집중한다. 나머지 요소들은 거의 포기했다. 그런데 이게 시장에서 먹힌다.
네임드 괴수들의 대결
포유류 유인원을 대표하는 콩은 스컬 아일랜드를 떠나 인간들의 보호관찰을 받고 있고 있다. 멀리 떨어져 있는 고질라는 에이펙스 내에 있는 정체불명의 힘에 자극을 받아 그곳을 쑥대밭으로 만든다. 콩의 보호자들은 지구 내부의 할로우 어스 에너지원을 찾기 위해 콩을 배에 싣고 이동한다. 항공모함과 구축함의 호위를 받는 콩의 일행에게 고질라가 찾아오면서 괴수 영화를 대표하는 두 괴물이 화려한 맞대결을 펼친다. 사실 이 부분부터가 이 영화를 선택한 관객들이 보고 싶은 장면이다. 사이즈가 남다른 괴수들이 보여주는 액션은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든다. 음향효과까지 감안한다면 이 영화는 아이맥스로 봐야 제격일 것이다.
악의를 가진 새로운 괴물의 등장
고질라와 콩의 1차 대결은 고질라의 압도적인 승리로 끝난다. 이때 에이펙스에서 깨어난 새로운 괴물 에이펙스 타이탄의 존재를 알아챈 고질라는 악의에 찬 미지의 적을 물리치러 떠난다. 인간의 힘으로 창조한 에이펙스 타이탄은 인간이 만든 명령체계를 거부하고 홀로 움직이는 미래를 선택한다. 에이펙스 타이탄의 창조자는 타이탄이 뿜어낸 광선을 맞고 재로 사라진다. 한때 적이었던 고질라와 콩이 어떻게 인간이 만들어낸 대재앙을 물리칠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세기의 대결, 그 승자는?
합리적으로 추론한다면 두 괴수의 대결에서 고질라의 압승이 될 것이라는 사실은 자연스럽다. 콩이 완력에만 의지하는 데 반해 고질라는 엄청난 에너지를 기반으로 입에서 파괴광선을 발사하기 때문이다. 1차 대결에서 콩은 허무하게 고질라에게 패하지만 콩의 팬들은 실망하기 이르다. 감독은 콩을 위해 비밀 병기를 준비했다. 전통의 괴수답게 콩은 결정적인 순간에 밥값을 톡톡히 한다. 적으로 만나지만 콩과 고질라는 서로의 입장을 이해한 것처럼 보인다. 인간이 만들어낸 공동의 적을 처리하는 데 합의한다. 고질라 대 콩의 타이틀 매치에서 에이펙스 타이탄 대 고질라/콩 혼합 복식이 되는 순간이다.
액션 그 이외에는 아무 것도 기대하지 말 것
영화를 시나리오, 연출, 촬영, 음악 등 다양한 요소들의 조합으로 창조하는 종합예술이라고 생각하는 관객은 이 작품을 보지 않는 게 정신 건강에 좋다. 이 영화는 철저하게 괴수들의 액션에 올인한 영화다. 등장하는 인간들은 없어도 무방한 소품 수준이다. 스토리텔링이니 개연성 따위는 개나 줘 버리라지. 오로지 콩과 고질라, 에이펙스 타이탄이 보여주는 휘황찬란하고 무지막지한 액션에만 집중하길 요구한다. 한마디로 잘 할 수 있고 그걸 좋아하는 관객들을 겨냥했다는 이야기다. 우리 인생도, 사업도 이제는 그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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