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인생노래는 어떤 곡인가?
노래를 자주 듣는 편이다.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 팝, 올드팝, 댄스뮤직, 클래식, 트로트, 가요, 록, 영화음악 등등 닥치는 대로 듣는다. 특별히 좋아하는 장르는 없지만 장소에 따라, 상황에 따라 듣는 곡은 달라지는 편이다. 운전할 때에는 빠른 템포의 팝이나 아이돌 노래를 듣는다. 운전이 거칠어지거나 빨라지는 단점은 있지만 스트레스 해소엔 그만이다. 일하거나 공부할 땐 클래식을 듣는다. 울적하거나 기분이 안 좋으면 트로트를 듣는다. 그런데 아무 때나 갑자기 바로 ‘그’ 노래를 듣고 싶을 때가 있다. 흔히 말하는 인생곡이다. 이 노래들은 언제 어느 때 들어도 항상 같은 느낌을 전달한다.
무의식 중에도 전율하게 되는 그 노래
‘Dust in the Wind’는 인생팝 중 하나다.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팝 애호가들이 많으리라 믿는다. 이 노래는 언제 들어도 들을 때마다 전율감을 주기 때문이다. 들을 때마다 이런 느낌을 주는 곡은 많지 않다. 이글스의 <호텔 캘리포니아>, 폴리스의 <Every Breath you take> 등이 비슷한 느낌을 준다. 그런데 이 곡은 그 곡들과 결이 좀 다르다. 인생을 직접 대놓고 말한다. 오, 세상에나. 록그룹이 무슨 인생 타령을. 하지만 곡을 듣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이들이 뿜어내는 선율에 빠져든다. 록그룹이긴 하지만 거칠거나 폭발적이지는 않다. 프로그레시브 록의 특성이 그대로 드러난다. 아름다운 선율과 기억에 쏙쏙 들어오는 가사가 매혹적이다.
아티스트라면 이 정도는 해야지
아련하게 들려오며 곡의 시작을 여는 케리 립그렌(Kerry Livgren)의 기타와 보컬 스티브 월쉬(Steve Walsh)의 애절한 보이스, 간주 동안 울려 퍼지는 로비 스타인하르트(Robby Steinhardt)의 바이올린이 인생의 의미를 곱씹게 만드는 철학적인 가사와 어울려 완벽한 곡을 만든다. 좋은 노래란 리듬과 선율도 중요하지만 메시지도 중요하다는 걸 보여준다. 요새 개나 소나 아티스트라고 칭한다. 스스로 얼굴에 금칠을 해도 유분수지. 다들 아티스트 놀이를 하는 바람에 아티스트 인플레가 무척이나 높아졌다. 그런데 이런 곡 정도는 만들어 놓고 나서 아티스트라고 주장해야 말이 씨가 먹히지 않겠는가.
오랫동안 사랑을 받는 이유가 있는 곡
이 곡은 프로그레시브 록 그룹 캔사스(Kansas)가 1977년에 발표했다. 당시 프로그레시브 록 열풍을 타고 캔사스는 세계적인 인기를 구가했는데 그 중심에 바로 이 곡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룹의 기타리스트 케리 립그렌(Kerry Livgren)이 직접 작곡했다(그동안 전 세계적으로 엄청나게 틀어댔을 테니 지금까지의 저작권료가 상상을 초월하지 않을까?). 발표 후 1978년 4월 22일 주 빌보드 핫 100에서 6위에 오르며 캔자스의 싱글 중 유일하게 미국 톱 10에 오른 곡이 됐다. 프로그레시브 곡의 쇠퇴와 함께 캔자스도 정상의 자리에서 내려왔지만 그들이 남긴 명곡은 지금도 사랑받고 있다. 앞으로도 이 곡은 오랫동안 그 명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이 아프거나, 불행한 일을 당했을 때 견디기 힘들다면 이 곡을 들어 보길 바란다. 마음이 평안해지고 모든 것이 괜찮아질 것이다.
Dust in the Wind performed by Kansas
I close my eyes only for the moment and the moment's gone
잠시 눈 감으면 그 순간은 사라져 버립니다.
All my dreams pass before my eyes a curiosity. Dust in the wind
내 모든 꿈이 눈 앞에서 지나가 버립니다. 호기심도. 바람 속의 티끌처럼
All they are is dust in the wind
모든 것이 바람에 날리는 티끌입니다.
Same old song. Just a drop of water in an endless sea
똑같은 옛 노래. 끝없는 바다 속에 작은 물방울 하나.
All we do crumbles to the ground though we refuse to see. Dust in the wind
우리의 모든 행위는 원치 않아도 흙으로 사라집니다.
All we are is dust in the wind. Ah Ah Ah
우리 모두는 바람 속의 티끌이지요
Don't hang on. Nothing lasts forever but the earth and sky
집착마세요. 땅과 하늘 외에는 어떤 것도 영원하지 않습니다.
It slips away. All your money won't another minute buy
모두 사라집니다. 당신의 모든 재산으로도 1분을 사지 못합니다.
Dust in the wind. All we are is dust in the wind
바람 속 티끌입니다. 우리는 바람 속 티끌입니다.
Dust in the wind. Everything is dust in the wind
세상 모든 게 바람 속 티끌입니다.
'감성 문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리지널의 장벽을 넘어서지 못한 평작, <강철의 연금술사> (0) | 2021.04.13 |
---|---|
못 하는 건 신경 쓰지 마. 잘 하는 것만 집중해도 성공한다! <고질라 VS 콩> (0) | 2021.04.01 |
하드코어와 하드고어가 만나 독특한 색채로 빛나다, <성난 화가> (0) | 2021.03.30 |
뜻밖의 반전과 철학적 질문으로 <마스>와 차별화를 꾀한 러시아판 <마스>, <프로젝트 마스> (0) | 2021.03.28 |
식민지에 빨대 꽂고 살던 깡패국가의 본질을 보여주는 고발영화, <SAS:레드 노티스> (0) | 2021.03.2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