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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문화

판타지와 종교가 춤을 추며 빚어내는 악마적 카오스, <귀축도>

by 마인드 오프너 2022.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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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부터 내지의 느낌을 살벌하게 전한다

 

<견신>으로 유명한 만화가 호카조노 마사야의 작품이다. <견신>을 보았다면 충분히 짐작하겠지만 이 작품의 표현 역시 하드고어적이다. 그런데 <견신>은 캐릭터의 특성 상 하드고어적인 표현이 반드시 필요했다는 생각이 드는데 비해 <귀축도>의 경우에는 굳이?라는 의문을 갖기 충분하다. 이야기는 중구난방이고, 캐릭터들은 종잡을 수 없으며, 기승전결이라는 이야기의 기본조차 갖추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대학의 폐허 연구 서클 회원들이 ‘키쿠지마야’라는 무인도에 탐사를 하러 갔다가 그곳에 갇히게 된다. 회원들은 섬에서 살고 있는 기이한 괴물들의 습격을 받고 하나둘 희생된다. 이들은 인간이면서 인간이 아닌 존재들이다.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타카쿠는 이들 일족에게 사로잡혀서 끔찍한 고초를 겪다가 인간도, 괴물도 아닌 어정쩡한 존재가 되어 버린다.

 

한때 이런 그림을 그리던 작가가 도대체 무슨 변화를 겪은 건가...

 

외딴 섬에서 인간이 아닌 존재와 만나 서바이벌 투쟁을 벌인다는 점에서 <피안도>와 흡사한 면이 있다. <피안도>는 주인공인 아키라와 흡혈귀들의 대장인 미야비의 대립이라는 핵심적인 이야기의 맥을 유지하면서 인간과 흡혈귀들과의 투쟁을 그리는 반면 <귀축도>는 누가 적이고 누가 아군인지 이야기의 맥락을 파악할 수 있는 기본적인 흐름조차 없다. 한 마디로 막장이라 보면 된다.

 

타카쿠가 섬의 일족 중 두 딸에게 썰려서 오체분시가 되는 장면까지 보았으나 이야기의 전개나 구조가 앞으로 변할 가능성이 없어 보이기에 더 이상 보는 것은 의미 없다고 판단되어 접기로 했다. 어지간한 정신 세계의 소유자라면 아예 보지 않는 걸 권한다. <견신>은 나쁘지 않았는데 도대체 만화가에게 무슨 일이 있었길래 작품 수준이 이토록 급속도로 하락했는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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