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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문화

초기 설정을 깎아먹는 중후반의 이야기 전개로 자멸한 검술만화, <주 인법마계전생>

by 마인드 오프너 2023.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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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 야마다 후타로

그림 : 세가와 마사키

출판 : 대원씨아이

발매 : 2018.12.03.

완결 : 전 13권

 


막부 시대의 군상이 부활한다

 

야마다 후타로의 인법첩 시리즈 중 하나인 <마계전생>을 세가와 마사키가 만화로 옮겼다. 야마다 후타로(1922~2001)는 1950~1960년대에 전성기를 보낸 오락소설의 대가로 1958년에 발표한 <고가인법첩>'을 시작으로 닌자가 주인공인 인법첩 시리즈를 차례로 발표한다.

 

세가와 마사키는 야마다 후타로의 작품을 많이 그렸다. 야마다 후타로의 첫 인법첩인 <고가인법첩>을 <바질리스크 고가인법첩>이라는 만화로 발간해서 고단샤 만화상을 받는 등 스타 만화가가 되었다.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자신만의 독특한 그림체가 특징이다.

 

<마계전생>은 세가와 마사키 이전에도 다른 만화가들이 여러 차례 만화로 옮긴 작품이다. 이 작품은 다섯번째 작품이다. ‘마계전생’이란 '인술'을 통해 과거 한 시대를 석권했던 무술의 달인들 – 미야모토 무사시, 아라키 마타에몬, 호조인 인슌 등-을 전성기 모습대로 부활시킨다는 의미다. 시대를 달리 타고 태어나거나 만나지 못해 승부를 하지 못했던 고수들의 대결 기회를 마련했다는 점에서는 기발한 착상이다. 주인공은 야규 가문의 버린 자식 야규 쥬베이.

 


굳이 마계전생을 해야 할 이유가?

 

모리 소이켄의 손가락과 여자를 합쳐서 마인을 부활시키는 것까지는 다른 어떤 검술만화에서도 보지 못한 신박한 설정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처럼 좋은 설정을 해놓고 중반 이후 자멸해 버리는 건 뭔가.

 

마계전생을 주도하는 모리 소이켄은 고니시 유키나가의 부하로 도쿠가와 막부를 상잔시켜 복수를 하는 게 목표다. 그래서 3대 쇼군의 숙부인 도쿠가와 요리노부에게 접근해서 쿠데타를 모의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전생시킨 검호들만으로도 거사를 모의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굳이 야규 주베이를 전생시키겠다고 고집하다가 전생자들만 희생시킨다. 복수를 하겠다는 건지, 검호들의 칼싸움 구경이 목표인지 모를 일이다.

 


싱겁게 끝나는 검술 대결

 

미야모토 무사시를 비롯한 무사들은 평생 최강의 무술 실력을 갖추는 게 꿈인 사람들이다. 심마에 막히거나 다른 문제로 원하는 경지에 이르지 못하자 이들은 모리 소이켄의 충동질을 기꺼이 받아들여 전생을 꾀한다.

 

하지만 전생의 결과는 허탈하다. 전성기 시절로 돌아갔다고 하지만 전생자 모두 야규 주베이와의 결투에서 대등하게 버티는 인물조차 없다. 대개 몇합 이내에 골로 간다. 결과로만 보면 생전에는 아예 상대조차 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이 정도면 모리 소이켄이 사기를 친 게 아닌지.

 


특유의 작화만 만족스러운

 

이 작품에서 그나마 건질만한 건 세가와 마사키의 작화 솜씨 뿐이다. 이미 전작인 <바실리스크 고가인법첩>에서 보여주었던 화려한 작화를 이번에도 여지없이 보여준다. 특유의 그림체는 현대물보다는 막부 시대 등의 역사물에 더 잘 어울린다. 마계전생을 위한 수단이라서 어쩔 수 없다 해도 전생 수단인 여자들의 누드가 너무 자주 출연하는 것 역시 눈에 거슬린다. 원작의 이야기를 그대로 재현하기에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있다는 사실은 인정하지만 전생한 고수들과 쥬베이의 결투 장면이 좀더 긴박하고 박진감 넘치게 묘사되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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