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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문화

중국 SF 영화 못지 않은 빈곤한 상상력을 보여준 마블 시리즈 신작,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by 마인드 오프너 2023.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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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만 보면 <스타워즈>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가 떠오른다.

장르 : 액션

제작국 : 미국

상영시간 : 124분

개봉 : 2023.02.15.

감독 : 페이튼 리드

주연 : 폴 러드, 에반젤린 릴리

등급 : 12세 관람가

누적관객 : 1,487,564명(03.04 기준)

 


마블도 갈 데까지 갔구나!

 

‘애정’을 가지고 신작을 보는 마블 팬들과 달리 ‘애증’의 심정으로 마블 신작을 보는 필자로서는 언제나 긍정적인 의견보다는 부정적인 의견이 앞선다. 그런데 어지간하면 좋게 보아주고 싶어도 마블의 헛발질이 갈수록 심해지는 듯하다. 1세대 어벤저스들이 그나마 쌓아놓은 공적을 신작들이 고스란히 갉아먹고 있는 모양새다. 최근 개봉한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는 마블 시리즈의 광팬이라도 화가 날 정도의 만듦새로 기대를 확실하게 저버리고 있다.

양자세계라기보다는 미래의 우주시대가 더 제격이다.

 


양자 세계야? 스타워즈야?

 

개미 크기 혹은 거인 크기로 변할 수 있는 앤트맨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서 마이크로 세계를 끌어들이는 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본다. 그런데 감독과 시나리오 작가는 선을 많이 넘어서 양자 세계마저 무대로 끌어들였다. 결과적으로 보면 최악의 실수였다. 양자 세계에서 펼쳐지는 사건이나 그 속에서 만나는 등장인물들이 현실 세계나 근미래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양자 세계라고 펼쳐놓은 무대는 차라리 영화팬들에게 익숙한 ‘스타워즈’ 시리즈에 가깝다. 빌런인 캉은 다스 베이더를 연상시키고, 기괴한 모습의 양자 세계인들은 스타워즈 시리즈에 출연했던 우주인들과 다르지 않다. 필자만 그런 줄 알았더니 이 영화를 본 영화 전문 기자들도 똑같은 후기를 남겨 놓아서 깜짝 놀랐다. 이럴 거면 도대체 왜 양자 세계가 필요했던 걸까?

이 장면을 보니 한 솔로(해리슨 포드)가 떠오르는 건 왜일까.


먼 미래에서 왔다는 사실이 의심되는 인물, 캉

 

이번 작품의 빌런은 캉이다. 마블 시리즈에 등장하는 캉은 먼 미래인 30세기에서 온 인간이다. 초능력은 없지만 아득히 먼 미래의 과학기술력으로 시간 여행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무기 역시 현대 무기와는 차원이 다르다.

 

그런데 이를 어쩌나. 영화 속의 캉은 무려 10세기 이전의 구닥다리 과학기술력으로 맞서는 앤트맨 일행조차 어쩌지 못하고 허덕이다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 창, 칼, 활이 고작인 고려 시대 군사들에게 자동소총과 미사일로 무장한 국군이 일방적으로 몰리는 꼴이다. 어벤저스 최대의 난적이었던 타노스의 빈자리를 메꾸겠다면서 이처럼 빌빌대는 악당을 내세우면 어쩌자는 건가.

시간여행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캉은 시종일관 무력하다.

 


개미가 양자 세계의 주인이라고?

 

말도 안 되는 설정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양자 세계의 실제 주인공은 개미들이다. 개미들은 오래 전 양자세계로 들어와서 기술과 문명을 발전시킨 끝에 현대의 인간 문명을 능가하는 개미 문명을 만들었다고 한다. 양자 세계를 무대로 이런 설정을 만들어내다니 그저 신박할 따름이다. 조만간 개미들이 양자 세계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기술만 발명한다면 인류는 개미의 노예로 전락할 것이 확실하다.

양자세계에서 개미들이 자신들만의 문명을 이룩하고 산다는 설정은 정말...


중국 영화인들에게 희망적인 소식

 

중국 SF 영화 제작자들에게 괜히 미안해진다. 그동안 터무니없는 설정과 개연성 없는 이야기 전개를 이유로 ‘이게 영화냐?’라고 계속 깠는데 이 자리를 빌어 사과한다. 중국 영화와 비교 대상으로 헐리우드 영화를 들었는데 이제 어디가 더 우위에 있는지 모를 지경이다. 이정표를 잃고 계속 헛발질을 하는 마블 사 덕분에 중국 영화인들은 희망을 가져도 좋을 것 같다.

<스타워즈>의 스핀오프 시리즈인 <만달로리안>을 떠올리게 했던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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