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 SF
개봉 : 2023.
방영 : 넷플릭스
원작 : 오타가키 야스오
주연 : 야마하시 마사오미
시리즈 : 8부작 완결
등급 : 15세 이상가
고풍스러웠던 SF 애니
일본의 SF 애니는 작화에서 상당히 신경을 쓰는 경우가 많은데 이 작품은 왜 예외적인 결정을 내렸던 걸까. 작화만으로는 일본작이라는 사실을 간파하지 못할 정도로 그림체가 형편없다. 스토리 구성 역시 새로운 게 없고, 기존 작품들에서 조각조각 떼어다 붙인 형국이다. 이야기는 외계 행성 이주, 모성을 위한 자원 굴착, 토착 생물과의 전투, 새로운 미래 조망 순으로 진행된다. 대충 봐도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가.
외딴 행성에서 벌어지는 토착생물과의 전투
콜드풋은 사람이 살기 어려운 혹독한 환경의 외계 행성이다. 대기는 유해하며 지표면은 눈 덮인 얼음으로 덮여 있다. 이곳에 짐을 비롯한 교도관과 죄수들이 온다. 죄수들은 이 행성에서 에너지 광석 ‘시그’를 채굴하며 죄의 대가를 치루어야 한다.
시그를 채굴하던 죄수들은 정체불명의 존재로부터 습격을 받고 대부분 죽거나 중상을 입는다. 짐을 비롯한 교도관 일행은 조사를 나갔다가 인간을 공격하는 생물인 ‘스웜’을 만나고 기지로 돌아온다.
거대한 스웜의 무리가 기지에 보관된 시그를 향해 달려오고, 기지의 리더들은 탈출하려 하지만 등급에 따라 탈출 인원을 정하자는 측과 등급 상관없이 모두 탈출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나뉜다. 짐과 월터를 비롯한 일행은 기지를 발휘하여 가까스로 스웜의 공격을 막아내고 콜드풋에서 탈출하여 새로운 미래를 다짐한다.
갈팡질팡 방황하는 주인공
주인공이 우유부단하고 목표마저 뚜렷하지 않은 애니가 흥행할 수 있을까? 이 애니의 주인공인 짐은 개척지에 어울리지 않는 유약한 성격이다. 어찌어찌해서 스웜을 물리치고 동료들을 구하긴 하지만 영웅적인 행보와는 거리가 멀다. 답답할 정도다. 딱히 다른 등장인물들과 차별되는 능력을 가지지도 않았고, 운이 좋아 역경을 극복하는 편이다. 극의 흐름을 이끌기에는 많이 부족하다.
후반으로 갈수록 흩어지는 설정
극 초반의 설정이 뒤로 가면서 무너지면서 자멸한다. 시그가 그토록 귀중한 에너지 광물이라면 콜드풋을 포기한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대규모 토벌단을 보내 스웜을 말살하고 시그를 채굴할 안전한 환경을 확보하는 게 맞다. 억울한 일을 당했지만 그래도 전과자인 월터와 격의없이 지내는 짐의 태도도 수긍하기 힘들다. 교도관과 재소자의 사이가 그렇게 가까울 리가 있나. 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교도관인 짐은 월터와 거리를 둬야 했다.
요새 작화 같지 않은 그림
그림체가 참...그렇다. 이런 화풍의 애니는 최근에 국내에서도 보기 힘들다. 일단 어떻게 이야기를 전개해도 그림체나 디자인이 좋게 넘기기 어렵다. 애니 쪽에서는 3D를 비롯해서 최강의 화질과 작화성을 자랑하는 나라답지 않다. 딱 봐도 대충 그렸다는 것이 표가 날 정도다. 특히 콜드풋의 생물 스웜은 정말...그렇게 예산이 부족했었나.
불보듯 뻔했던 해피엔딩
숨가쁘게 돌아가는 전장에서 뜬금없이 신생아를 낳는 설정은 뭔지 모르겠다. 신생아가 콜드풋을 떠나는 인류의 새로운 미래라는 은유는 알겠다. 하지만 짐 일행이 헤쳐나가야 하는 상황은 갓난 아기를 데리고 다닐 정도로 한가하지 않았다.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애를 낳는 여유를 보인다는 것부터 몰입도를 확연하게 떨어뜨린다. 갑자기 나타난 생물학 전문가가 스웜에 대해 예언을 하는 장면도 때늦은 감이 있다. 그의 예언에 맞춰 모습을 드러내는 거대한 포식자는 불가사리를 닮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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