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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문화

좌백 신무협소설. 인생은 실전이지! 좌백 무림월드의 한 조각이자 파락호 장천의 성장기, <하급무사>

by 마인드 오프너 2024. 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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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 무협

저자 : 좌백

출판 : 새파란상상

발간 : 2015.03.09


한백무림서와 대결?

 

작가라면 자신의 이름을 작품을 통해 남기고 싶은 욕심이 있다. 당연하다. 문학성을 인정받는 일반 소설과 달리 킬링타임용으로 소비되는 무협 작가들은 더욱 갈망이 심할 것이다. 작품 중 애착을 갖고 집중해서 내놓는 대작이 있는 이유다. 용대운의 경우 <군림천하>가 그의 대표작임을 부인하는 독자들은 없을 것이다. 어떤 무협 작가들은 일련의 작품들을 하나의 세계관 속에 포함시키려 한다. 가장 유명한 사례는 한백무림서를 쓴 한백림이다. 여기에 자극을 받았을까. 좌백도 같은 시도를 한다. <소림쌍괴>, <구대검파> <무사> 시리즈의 세계관을 연계한 것이다. 독자로서는 무척이나 흥미로운 시도다.


나락으로 떨어진 파락호의 인생역전기

 

<무사>시리즈는 <하급무사>, <중급무사>, <상급무사>, <특급무사>로 이어진다. 필자가 읽은 <구대검파>의 내용을 기반으로 추론해보면 믿을만한 정보다. <구대검파>에 <하급무사>의 주인공인 장천이 마교 교주와 함께 등장한다. 장천은 철혈문의 문주로 이름을 ‘군유명’으로 밝힌다. 무공 수위도 등평도수나 능공허도는 부지불식간에 시전하는 절정고수이니 그의 이야기를 끝내려면 무사 시리즈는 <특급무사>까지 나와야 앞뒤가 맞다. 이쯤 되면 파락호에서 흑도방파의 졸개로 입문했던 장천이 어떻게 장애와 고난을 딛고 강북을 지배하는 철혈문의 문주까지 올라갔는지 궁금해지는 게 당연하다.


난독증 있는 양반 자제의 인생 추락

 

<하급무사>의 시대 배경은 공령, 공심으로 대변되는 ‘소림쌍괴’의 난이 끝난 후 8년 뒤, 구대검파가 시작하기 12년 전이다. 주인공은 장천으로 가명이다. 부유한 양반 가문의 자식으로 태어났으나 난독증으로 인해 글을 읽지 못했다. 당연히 아들에게 기대를 했던 부모님의 관심을 잃고 이에 대한 반발심으로 돈을 물쓰듯 쓰는 한량으로 지낸다. 어쩌다 시비가 끝에 사람을 죽이고 투옥되어 참형을 기다리는 신세가 되지만 아버지 뒷배로 신분을 바꾸고 출옥한다. 이제 연이 완전히 끊어진 가문을 버리고 홀로서기를 해야만 하는 파락호 장천. 살기 위해 흑도인의 인생을 선택한다.


찌질한 하급무사가 생존하는 법

 

장천은 출옥 후 우연히 흑도 고수의 눈에 들어 독사굴의 일원이 된다. 회서방과 철마륵채의 전투 와중에 귀빈을 구출한 공로를 인정받아 이급무사로 진급한 후 인연과 운의 힘이 더해지면서 초고속 승진을 하게 된다. 흑도에서 살아남기 위해 알아야 하는 생리와 마음가짐을 배우고 구역 관리와 상납 등의 요령도 알게 된다. 현대 사회의 조폭들과 다를 바 없는 하급무사의 생활이다. 배운 무공은 약장수 무적거검에게 배운 팔방풍우가 전부이기에 일급무사에 걸맞는 무공은 없다. 그래서 할비자를 호위무사로 삼는다.

 


조직 경영의 맥

 

<하급무사>에서 좌백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처세술’과 ‘조직 경영’이다. 장천이 흑도 조직에서 살아남기 위해 머리를 쓰고 조언을 듣고 좌충우돌하는 이야기로 설명하므로 어지간한 자기계발서보다 내용이 쏙쏙 들어온다. 처세술의 핵심은 ‘힘을 갖기 전까지는 상관의 눈밖에 나지 말라’와 ‘기회는 많지 않으니 생기면 반드시 잡아라’가 되겠다. 조직 경영의 맥은 ‘인재 수급과 관리’와 ‘돈’이다. 이러한 핵심은 현대의 어느 조직을 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성장 과정이 더 궁금한 시리즈

 

주인공 장천은 이 작품에서는 무공으로는 별 활약을 보여주지 않는다. 오히려 호위들과 부하들의 활약 덕에 살아남는다. 그가 본격적으로 무공을 익히는 시기는 이 작품의 다음 편인 중급무사에서다. 아마도 우연히 얻게 된 지역패자의 유물 단혈철권을 통해서가 아닐까 예측해 본다. 지루하고도 꾀죄죄했던 흑도 무리의 최하층에서 노력과 기연을 통해 마침내 피라미드의 최상층까지 올라가는 장천의 행보는 현대사회의 직장인과 흡사해서 더욱 공감하게 된다. 기회가 된다면 무사 시리즈를 모두 읽어볼 예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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