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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문화

[상영 중 영화] 판타지의 호러화 - 대혼란의 환장 파티,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by 마인드 오프너 2022.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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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의 광기만 보인다.

 


장르 ; 액션, 판타지, 모험

제작국 : 미국

상영시간 : 126분

개봉 : 2022.05.04.

감독 : 샘 레이미

주연 : 베네딕트 컴버배치

등급 : 12세 관람가

누적관객 : 5,057,690명(05.17 기준)

 


 

기대도 안 했다

 

언제부터인가 마블이나 DC는 영화를 볼 때 기대를 집에 놓고 온다. 등장인물들이 다양해지고, 저마다의 우주관을 표방하면서 이제는 개별 영화마다 제어가 불가능해 보이는 수준이다. 영화를 보면서 가볍게 즐기는 게 아니라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 분해하고, 해석하느라 스트레스를 받는다. 마블의 히어로 중에서 시간을 다루는 특성 때문에 가뜩이나 혼란을 야기하는 닥터 스트레인지가 멀티 유니버스까지 더했다. 이러면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안 봐도 비디오다. 역시나 예상한 그대로의 대혼란, 환장파티가 스크린을 질주한다.

 

시간을 조절가능하다는 특성 때문에 닥터 스트레인지는 별다른 설정 없이도 이해가 어려운 캐릭터다.

 


 

이상하다 싶었는데...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었다. 초반부터 도심을 파괴하는 괴물의 모습이 기존 마블 영화와는 결이 다르다. 어떤 마블 영화에서도 보지 못했던 괴수다. 완다가 등장하고, 다크 홀드가 등장하면서 갑자기 영화의 톤앤무드가 돌변한다. 오리지널 닥터 스트레인지는 판타지에 가까운데 이 영화는 호러 장르에 더 가깝다. 스토리가 전개될수록 그러한 조짐은 더 강렬해진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 영화를 보고 나서 제작진을 보니 바로 깨달음이 온다. 감독이 <이블 데드>의 샘 레이미다. 그런데 감독의 연출이 너무 많이 갔다.

 

마블 시리즈를 많이 본 관객이라면 외눈 괴수의 등장부터 뭔가 결이 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제목 그대로 대환장의 시간여행

 

영화는 제목 그대로다. 마블의 광팬으로서 그동안 마블 시리즈를 착실하게 본 관객이라면 다를 수 있겠으나 이 영화만 본 관객이라면 스토리조차 따라가기 버거울 것이다. 우리편인 줄 알았던 완다가 폭주하는 이유도 설득력이 부족하고, 그 압도적인 힘으로 닥터 스트레인지 일당을 날려버리지 못하고 쩔쩔 매는 것도 이상하다. 마블 시리즈 특유의 층층상상(강자가 계속 등장하는 구조)는 여전해서 액션이 아무리 화려해도 지루하기만 하다. 이제는 마블 영웅들이 싸우는 액션씬을 보면 유치원생들 장난처럼 느껴진다.

 

마블 시리즈의 공통점은 강한 놈이 계속 등장한다는 거다. 아마 시리즈가 나오는 한 계속 그럴 것이다.

 


 

설상가상이란 이런 것

 

영웅들의 파워 밸런스가 삐걱거리는 바람에 기대치가 한참이나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서로 다른 우주의 닥터 스트레인지가 계속 나타나며 혼란을 가중한다. 여기에 판타스틱 4와 심지어 자비에 교수까지 등장한다. X맨이 여기 왜 나와. 진짜 이 영화를 이해하기 위해 어디까지 가야 하는지. 죽은 닥터 스트레인지가 부활하고 완다가 완다와 싸우는 장면이 등장하면 더 이상 갈 곳이 없다. 이제 누구라도 결말을 알 수 있을 정도다. 여기까지 왔으면 결자해지(結者解之)밖에 해결책이 달리 있겠나. 온 우주를 뒤집어놓고 난리법석을 떤 완다는 또 다른 자신을 보며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것을 다짐한다. 참 간단한 문제를 돌고 돌아 길게도 끌었다.

 

닥터 스트레인지와 다른 소서러들을 모두 물리치는 강력한 힘을 갖고 왜 본인만의 우주에 정착할 생각은 하지 않은 걸까.

 


 

이젠 놔줘야 할 때인 듯

 

솔직히 궁금하다. 상영 10여일 만에 이 영화를 본 관객이 500만명을 넘어 섰는데 그 중에서 얼마나 이 영화에 만족을 했는지 말이다. 마블 브랜드의 힘으로 상영관을 많이 잡아놓은 덕분일 것이다. 그동안은 기대를 내려놓은 상태에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마블 시리즈의 신작이 나올 때마다 관람한 게 사실이지만 이제는 결정을 내려야 할 때가 왔다. 세상은 넓고 흥미로운 영화는 많은데 굳이 불편하고, 재미도 없고, 혼란한 영화를 볼 필요가 있을까. 언제 결정을 뒤집을지는 모르겠으나 마블 영화와는 이제 안녕이다.

 

이젠 영화 보고 스트레스 받는 것도 지쳤다. 잘 먹고 잘 살아라.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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