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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문화

[개봉 영화 리뷰] 드라큐라와 배트맨 사이 그 어딘가쯤의 마블, <모비우스>

by 마인드 오프너 2022. 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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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는 꼭 늑대인간처럼 만들었다. 정말 헷갈린다. 헷갈려...

 


 

장르 : 액션, 모험, 드라마
제작국 : 미국
상영시간 : 104분
개봉 : 2022.03.30.
감독 : 다니엘 에스피노사
주연 : 자레드 레토
등급 : 15세 관람가
누적관객 : 474,560명

 


 

그깟 마블 유니버스 따위

 

또 마블이다. 마블 우주에서 스파이더맨 우주와 연관되는 새로운 캐릭터의 탄생이란다. 히어로라고 했으면 안 볼 수도 있었겠지만 안티 히어로라니 구미가 제법 당겼다. 데드풀처럼 엉뚱하고 유머러스할까. 아니면 베놈처럼 인정사정 없는 블랙 코미디를 구사할까. 딱 여기까지만 관심을 가지련다. 마블 유니버스의 광팬도 아니고. 지들끼리 모순을 일궈가며 편만 늘려가는 수작에는 더 이상 관심 없다. 다른 작품과의 연관성은 알고 싶지도 않다. 개별 작품으로만 감상하련다.

 

마블 유니버스는 어디까지 팽창할 것인가.

 

 


 

감히 드라큐라를 사칭해?

 

모비우스는 캐릭터 포지셔닝에서 실수한 느낌이다. 왜 하필 흡혈박쥐인가. 이 바닥에 흡혈박쥐로 이미 100여년 넘게 터를 닦아 온 브램 스토커 옹의 ‘드라큐라’가 있다는 사실을 잊었던가. 100여년 넘게 소설, 영화, 드라마, 연극 등 상상 가능한 모든 콘텐츠로 이 바닥을 헤집어 온 드라큐라 형님의 짬을 어떻게 당해내겠다는 건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그 정도로 자신이 있다는 셈인데 정작 모습을 드러낸 모비우스는 드라큐라 형님의 발끝에도 못 미친다. 캐릭터의 정체성에서도. 이야기 구성에서도.

 

누가 나 불렀어?

 


 

다방면으로 삽질하는 캐릭터

 

<모비우스>는 혼란스럽다. 시종일관 드라큐라를 연상시키는 캐릭터의 표현 방법에 더해 라이벌 DC의 <배트맨>마저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안티 히어로라고 소개를 했으면서도 정작 하는 짓은 히어로에 가깝다. 착하고 인간적이고 교과서적이다. 결정적으로 흡혈박쥐의 DNA를 이식했다는 설정을 해 놓고 왜 사람의 피만 고집하는지 의문이 이어졌다. 언제부터 흡혈박쥐가 사람의 피만 고집하는 식도락가가 되었던 걸까. 이야기 전개에서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 연출 방식이 대범한 건가. 원래 헐렁한 건가.

 

캐릭터마저 본인 정체성을 혼란스러워한다.

 

 


 

나의 죽음 VS 타인의 죽음

 

죽마고우인 마일로와 모비우스는 같은 흡혈인간이 되었지만 나아갈 방향을 놓고 대립한다. 대립의 핵심은 ‘죽음’이다. 타인의 희생을 디딤돌 삼아서라도 살아남겠다는 게 마일로의 입장인 반면, 타인을 희생시켜 사느니 차라리 죽겠다는 게 모비우스의 입장이다. 타인보다 나의 안위를 먼저 생각하는 게 인간의 본성이니 당연히 마일로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안티 히어로라면 그래야 한다. 흡혈박쥐의 DNA를 심었는데 선한 일을 하는 영웅은 뭔가 이상하다. 이런 철학적 질문을 던져놓고 생각도 하기 전에 어이없는 결판을 내버리는 건 또 뭔가. 혼란철도 999도 아니고.

 

마일로의 모비우스의 대립은 좋은 시도였는데 맥없이 끝내버린다.

 


 

액션 특성에 고민 많이 한 듯

 

흡혈박쥐의 DNA를 집어넣은 설정인 이상 모비우스의 모든 능력은 흡혈박쥐와 인간의 능력에 국한시키는 게 맞다. 그런데 창조된 시너지 효과가 뻥튀기 기계 수준이다. 1+1을 했는데 10이 나왔다. 피를 빨고 동물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박쥐의 초음파 능력을 보여주는 것까지는 이해한다. 그런데 기류를 읽자마자 하늘을 난다. 날개가 없으면 양력을 일으킬 수 없기에 날 수 없는 건 상식이다. 박쥐 DNA를 받았다고 날아다니는 건 코미디다. 슈퍼맨처럼 반중력을 이용할 수 있는 캐릭터라는 설정이 있다면 또 모를 일이다. 어쩌면 액션 연출 때문에 되지도 않는 비행능력을 넣었는지도 모르겠다. 고민을 많이 한 흔적이 역력하지만 호감을 줄지는 모르겠다. 액션이 현란하긴 한데 DC의 플래시를 닮아서 인상적이지는 않다.

 

액션 표현은 경쟁사인 DC의 플래시와 유사하다.

 


 

캐릭터의 매력 부족이 결정적

 

모비우스의 단점은 무엇보다도 이도저도 아닌 성격의 캐릭터다. 보는 내내 드라큐라를 머리 속에서 떨쳐 버릴 수 없었다. 흡혈박쥐를 부르는 장면부터는 아예 드라큐라다. 2편에서 모비우스가 흡혈박쥐를 이용한 기구를 사용한다면 그때부터는 배트맨이 떠오를 게 분명하다. 박쥐를 캐릭터 모티브로 삼은 이상 피해갈 수 없는 운명이다. 첫 작품이라서 그랬을까. 깔아놓은 떡밥은 많은데 제대로 회수하지 않았다(사실은 못했다)는 것도 단점이다. 제대로 된 낚시도 못한 마당에 쿠키는 왜 두 개나 욕심냈을까. 걷지도 못하면서 뛰려 하다니 따라할 게 따로 있다.

 

원작 소설에서 마틴은 죽었지만 2편에서 다시 부활할 것 같은 느낌이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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