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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문화

중국이 낳은 ‘제이슨 기디언’, 프로파일러 팡무, [심리죄 1: 프로파일링]

by 마인드 오프너 2022. 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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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레이미
역자 : 박소정
출판사 : 한스미디어
발간일 ; 2018 03 26

 

 

중국의 명 프로파일러 탄생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한다. 자신이 잘하는 걸 해야 성공 가능성도 높다. 잘하는데 좋아하기까지 한다면 성공은 틀림없다. <심리죄: 프로파일링> 시리즈를 쓴 작가 레이미는 이러한 사례에 속한다. 레이미는 중국 공안부 직속 대학에서 범죄심리학과 수사학을 가르치는 교수다. 그는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심리죄] 시리즈를 집필했다. 결과는 대박이다. 시리즈 통틀어 누계 130만 부가 팔렸다. 웹드라마, 영화로도 제작되어 대히트했다. [심리죄] 시리즈는 5권이 출간되었다.

 


 

 

<크리미널 마인드> 팀장, 제이슨 기디언을 보는 듯

 

 

이 시리즈의 주인공은 프로파일러 ‘팡무’다. 그야말로 타고난 프로파일러라 할 수 있다. 1편에서는 본격적인 프로파일링을 하지 않는다. 범죄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 신분으로 경찰의 사건 조사를 돕는다. 2권부터 공안 소속 프로파일러로 변신하여 본격적으로 범인을 체포하는 데 전력을 다한다. ‘중국판 셜록’이라고 하기에는 추리 방식이 셜록의 방식과 다르다. 셜록은 물리적인 증거를 찾아 범인을 체포하지만 팡무는 프로파일링으로 범인의 신원과 성격을 상상해서 범인을 찾아간다. 프로파일링 작업으로 범인을 찾아내는 미드 <크리미널 마인드>의 팀장 제이슨 기디언과 더 흡사하다.

 


 

트라우마를 극복하려는 프로파일러

 

 

‘팡무’는 범죄학을 전공한 대학원생으로 스승인 차오 교수의 지도 아래 살인사건 자료들을 연구한다. 팡무에게는 남들이 모르는 비밀이 있다. 그가 대학 재학 시절 친구들과 애인이 연쇄살인범에게 살해당한 것이다. 위기에 처했던 팡무는 지인의 도움으로 간신히 살아남는다. 혼자 살아남았다는 사실은 팡무가 영원히 극복하기 힘든 과거다. 팡무는 목 없는 시체들의 꿈을 꾼다. 잘 때는 베개 밑에 군용칼을 둔다. 사건이 남긴 잔혹한 트라우마는 늪처럼 팡무를 끌어내린다. 팡무는 트라우마에 시달리면서도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내고 용의자의 신원과 외모까지 맞추면서 경찰들을 경악시킨다. 팡무는 C도시 공안국 고문이 되어 타이웨이와 함께 사건을 해결해간다.

 


 

연쇄살인마, 너 도대체 누구냐?

 

 

C도시에 젊은 여성들만 골라서 살인하는 연쇄살인마가 등장한다. 수사에 나선 공안국은 연쇄살인마의 범행 동기를 찾으려 동분서주하지만 도무지 공통점을 찾지 못한다. 사건을 조사하던 팡무는 연쇄살인범의 살인 방식에서 공통점을 발견한다. 전 세계에 이름난 연쇄살인범들의 사건 방식을 그대로 모방했던 것이다. 팡무는 범인이 자신과 흡사하다는 사실에 경악한다. 범인은 프로파일링에 정통했던 것이다. 스승인 차오 교수는 사건에 대해 뭔가 숨기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한층 더 팡무의 의심을 부추긴다. 연쇄살인범은 과연 팡무의 예상대로 차오 교수였을까?

 


 

작가, 초보자 맞아?

 

 

이 소설은 레이미 교수의 첫 번째 작품이다. 이야기의 구성과 전개 방식, 연쇄살인범과의 머리 싸움, 범죄 트릭의 예시 수준이 상당하다. 첫 작품이라는 사실이 그저 놀라울 정도다. 이따금 글을 쓰는 능력은 연습으로 나아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사례를 마주치게 되면 힘이 빠진다. 정말 노력만으로 될까 싶어서이다. 전 세계 이름난 연쇄살인범들의 범행 방식을 범인이 그대로 모방한다는 설정은 독자들에게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부분이다. 연쇄살인범의 범행 방식이 기괴하며, 한 작품에 사건들을 동시에 진행시킴으로써 긴장감과 몰입도를 높인다는 점은 전략적이다.

 


본질보다 외형에만 집착했던 범인

 

 

연쇄살인사건은 팡무의 활약으로 윤곽이 잡힌다. 대부분의 강력범죄처럼 이 사건 역시 범인의 질투에서 비롯되었다. 범인은 천재적인 재능을 인정받았다가 한순간의 실수로 추락한 인물이었다. 대다수 실패자들이 그러는 것처럼 실수를 반성하지 않고 실패의 원인을 사회에 전가하며 책임을 묻고자 했다. 프로파일러로서 범죄를 방지하고 피해자를 보호하고자 하는 마음은 전혀 갖지 못한 채 오직 전문가로서 성공과 유명세를 확보하는 데만 집중한 나머지 선을 넘었던 것이다. 사소하지만 결정적인 차이가 그의 인생을 파멸시켰다.

 


 

가장 중요한 건 인성

 

 

신입사원을 면접볼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항목이 있다. 인성이다. 재능이 아무리 좋아도 인성이 엉망인 사람과는 절대로 오래 함께 갈 수 없다. 여러 번 경험한 사실이다. 재능은 부족해도 인성이 좋은 사람은 스스로 부족한 점을 메꾸고자 노력하기에 시간이 지나면 달라진다. 내가 해야 할 건 그가 목표로 하는 지점까지 올 수 있도록 시간을 두고 기다려주는 것이다. 넘치는 재능이 사람을 망치는 경우는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이런 경우 차라리 재능이 없는 게 낫다. 작가가 그린 팡무와 범인의 대결 역시 재능보다는 인성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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