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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시사

부끄러운 대한민국 기성세대들의 민낯

by 마인드 오프너 2021. 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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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흥미로운 뉴스를 보았다. “의사면허 취소법 통과에 맞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끝까지 저항하겠다”는 대한의사협회장의 발언과 카카오 톡 내 직장 왕따 사건을 다룬 뉴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런 일들이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일어났다는 사실에 어이가 없고 황당할 뿐이다. 상식이라는 게 있는 건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일들을 벌이고 있는 건가?

 

엘리트 집단 수준에 맞는 말을 하길 바란다. 제발.

 


 

‘의권신수설’을 주장하는 의사협회장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이 또다시 칼을 빼들었다. 의사 총파업도 불사하겠단다. 국회 복지위에서 ‘의료인에 대해서도 변호사·공인회계사를 포함한 다른 전문 직종처럼 면허 자격요건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긴’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의결했다는 것이 그 이유다. 도대체 무슨 내용이길래 이토록 광분하는 건지 궁금해서 법률안을 살펴보았다. 법률안은 ‘의사가 강력범죄나 성폭력 범죄를 저질러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 받을 경우 면허를 박탈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아니, 이게 뭐 어떻다는 건가? 범죄를 안 저지르면 된다. 도대체 어떤 부분에서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는지 모르겠다. 설마 범죄를 저질러도 면허는 그대로 유지하게 용납해 달라는 뜻인가? 이런 법률이 통과된 이유를 진짜 모르는 건가? 아님 의사는 모든 법률의 위에 있는 신성불가침 직업이라고 생각하는 건가? 왕권신수설 이후 처음 보는, 근거라고는 일점도 없는 패악질이다. 현재 법으로는 유죄를 선고받은 의사들이 다시 병원을 내고 의사 노릇을 해도 막을 방법이 없다. 이 법을 유지하고자 총파업을 운운하는 건 극도의 이기주의에 기반한 비열한 특권의식의 발로이자 환자를 노예로 생각하는 주장일 뿐이다. 지나가는 개가 웃을 희대의 코미디라고 본다. 이러니 TV개그 프로가 망하지.


기업 규모나 이미지로는 상상할 수 없는 기업문화가 폭로되었다.


남의 눈 티끌은 보여도 내 눈 속 들보는 안 보여

 

카카오는 대한민국 사람이면 누구나 아는 거대 IT기업이자 꿈의 직장이다. 그들이 만든 카카오톡은 쟁쟁한 경쟁사 앱을 제치고 국민 소통 앱으로 자리잡았다. 아이러니하게도 국민을 소통시키는 건 잘해도 회사 내부의 소통을 원만하게 조정하는 건 어려웠나 보다. 뉴스가 사실이라면 카카오와 임원들의 윤리 의식은 시궁창 수준이나 다름없다. 하급자에게 상사 평가를 시킨 후 평가 내용을 해당 상사에게 알려주는 경우는 지금까지 듣도보도 못한 경우다. 부하 직원이 안 좋은 평가를 했다는 걸 알게 된 상사가 교묘하게 보복 행위를 가하리라는 예상은 하지 못한 걸까? 그게 아니라면 공개적으로 보복 기회를 부여해 준 건가? 개인 평가를 한 후 일하기 싫은 사람의 숫자를 알려주고 정작 이유는 알려주지 않는 심보는 또 뭐란 말인가. 그 숫자만 알려줘도 당사자는 잠이 안 올 지경일 게 뻔한데 아무 이유가 없다면 당사자는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란 말인가. 지적이 목적인가. 해당 직원의 행동 개선이 목적인가. 복지 좋고 급여만 많이 주면 장땡인가. 이 정도 회사 수준이라면 카카오 불용(不用) 선언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닌지.

 


 

지식만 있고 지혜가 없는 사람들

 

수십년 전부터 대한민국은 교육의 참 의미를 잊고 살아왔다. 교육의 현장에서 지혜는 뒷전일 뿐 선생도, 부모도, 학생도 원하는 것은 오직 성적뿐이었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왜 살아야 하는지도 모른 채 오직 성공만 부르짖었다. 그 성공이란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지도 모르면서 말이다. 이제 그렇게 무책임하게, 세속적인 성공만 바라보며 살아온 우리들은 세찬 후폭풍을 맞고 있다. 신세대들에게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 이유와 행복을 찾는 방법에 대해 가르쳐 줘야 할 의무가 있는 기성세대들조차 무엇을 가르쳐야 할지 모른다. 오히려 이들이 문제를 조장하는 경우가 많다. 선배라고 말하기 부끄러울 정도다. 동료와 부하 직원을 짓밟고 정서적인 폭력을 가하고 자살로 내모는 기업문화를 가진 기업이 좋은 회사로 인정받는 사회가 과연 바람직한 모습일까.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건 업무를 해결하기 위한 세상 지식이 아니라 살아가는 이유를 이야기할 수 있는 철학과 인문학적 지혜가 아닐까. 진정한 행복은 더 많은 돈보다 자존감과 사회에서 인정받는 느낌에서 나온다는 걸 정녕 모르는 걸까.

 


 

일반 범죄보다 더 강력한 처벌이 필요한 이유

 

위의 두 가지 경우는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되는 사례라고 본다. 사회적으로 엄청난 영향력을 갖기 때문이다. 그냥 넘어가면 선례를 남기게 된다. 전문직이 의사뿐인가. 의사는 무슨 짓을 해도 면허를 유지할 수 있다면 변호사나 회계사가 안 될 이유는 무엇인지 먼저 설득해야 할 것이다. 의사는 사회적으로 존중받는 만큼 책임 의식을 가져야 한다. 의료 행위를 빌미로 개인은 물론 한 가정의 행복을 파괴할 수 있기에 더 강력한 단죄가 필요하다. 지금도 저런 생각에 동조하는 의사들이 많다는 것이야말로 그동안 의료계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보여주는 명확한 증거라 할 수 있다. 개인 범죄는 일회성이지만 의협의 요구는 조직적이고 고질적인 범죄 사슬을 유발할 수 있다. 좌시해서는 안 된다. 카카오도 생각을 잘 해야 한다. 회사 이미지를 생각해서 쉬쉬하고 덮어버리는 건 일을 더 키우는 악수가 될 수 있다. 남양유업의 사례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 현명한 판단과 조치를 내리길 바란다.

 

어설프게 기득권 집단의 이야기를 수용하지 말고 더 엄혹하게 처리해야 정신을 차린다. 

 

 

관련 뉴스 링크

 

https://www.hankyung.com/society/article/2021022016717

https://www.hankyung.com/it/article/202102198135i?utm_source=naver&utm_medi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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