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웹(Dark Web)을 소재로 삼은 미스터리 소설이나 영화들이 최근 눈에 많이 띕니다. 다크 웹은 ‘토르(TOR)’ 같은 특수한 웹브라우저로만 접근할 수 있는 웹입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인터넷에서는 볼 수도, 접근할 수도 없는 웹이죠.
다크 웹이 이처럼 대다수 네티즌들에게 철저한 익명성과 접근성을 거부하는 이유는 이곳이 온갖 범죄의 온상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입니다. 마약 거래는 물론이고, 살인 청부,테러를 비롯한 악질적인 범죄들이 이곳에서 거래됩니다. 최근에는 미국 정부나 정보국에서도 다크웹을 주목하고 있다고 하죠. 이런 상황이니 항상 자극적인 소재를 찾는 미스터리 스릴러 작가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환경인 겁니다.
<불타는 소녀들>, <애니가 돌아왔다>의 작가 C.J 튜더의 <디 아더 피플> 역시 다크웹을 소재로 한 미스터리 스릴러입니다. 누군가의 음모에 빠져 아내와 딸의 살인 혐의를 받는 주인공 게이브가 고속도로에서 우연히 만나 헤어진 딸의 행방을 찾다가 마침내 음모의 진범을 발견하는 과정을 그린 스릴러입니다.
이 소설에는 작은 반전 세 가지와 결말의 큰 반전이 독자들의 흥미를 배가합니다. 결말의 큰 반전은 게이브에게 살인 혐의를 씌운 진범의 정체였는데요. 솔직히 전혀 짐작을 하지 못한 인물이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범인의 입장이었더라도 범인과 똑같은 생각을 할 것 같아 공감이 되었습니다.
반전들은 흥미로웠지만 이야기 전개 방식은 불만입니다. 작가가 구체적인 정보를 감춘 채 떡밥만 계속 뿌려대거든요. 작가의 미스 가이드를 헤쳐가며 트릭을 밝히고 범인의 정체를 밝혀야 하는 독자 입장에서는 불리한 싸움을 해야 합니다. 이런 점에서 마이클 코넬리나 제프리 디버보다 C.J. 튜더가 한 단계 아래 수준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특히 ‘게이브가 젊은 시절 음주운전으로 인해 맺은 종신계약’은 현실성이 전혀 없어 보여서 끝까지 의문만 생겼습니다. 아무리 죄를 지었다 한들 평생 동안 속죄를 요구한다는 건 받아들이는 사람이 전혀 수긍할 수 없는 조건 아닌가요? 결국 이러한 미친 계약 때문에 게이브가 살인 혐의를 벗지 못하고 용의자로 몰리게 되는데 다른 독자분들은 이 계약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합니다. 댓글로 의견을 달아주시면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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