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 시장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이제 이 분야에서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뺨치는 제작비를 투자하는 경우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2022년 넷플릭스의 <그레이맨>은 무려 2억 달러(약 2,600억원)의 제작비를 쏟아부으며 그때까지 넷플릭스 최다 제작비 기록을 보유하던 마이클 베이 감독의 <6언더그라운드(1.5억 달러 ; 약 1,950억원)>를 넘어 <탑건 매버릭(1.7억 달러 ; 약 2,200억원)>마저 추월해버렸습니다.
8월에 공개된 첩보액션영화 <하트 오브 스톤>은 ‘원더우먼’ 갤 가돗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화려한 액션을 선보이는 스파이 스릴러 영화인데 1억 천만 달러(약 1,500억원)의 제작비가 들어갔습니다. 이제 스트리밍 영화도 1억불 제작비 시대가 열린 셈입니다.
넷플릭스 시청자라면 <하트 오브 스톤>을 보면 <그레이맨>이 떠오르기 십상입니다. 두 영화가 아주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역대급 제작비가 들어갔고, 스타 배우를 캐스팅했습니다. 비밀 첩보원이 주인공이고 동료가 배신을 한다는 구성도 똑같습니다. 스토리텔링보다는 액션에 방점을 찍은 것도 같죠. 주인공의 성별만 바뀌었습니다. 한 단계 다운그레이드된 여주인공 버전 <그레이맨>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갤 가돗이 비밀첩보기관 차터의 정보원이자 주인공인 레이첼 스톤을 연기합니다. 운전, 해킹, 격투, 패러글라이딩, 사격 등 못하는 게 없습니다. 그녀를 캐스팅한 이유가 원더우먼의 이미지 때문같은데 갤 가돗의 여전사 이미지가 장점이자 단점으로 작용합니다.
A.I의 발전으로 대중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영화나 소설 분야에서도 A.I나 컴퓨터를 소재로 한 콘텐츠가 늘고 있습니다.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이나 제작자들도 트렌드를 무시할 수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이제는 소재는 같더라도 스토리텔링의 차별화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하트 오브 스톤>은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지만 스트리밍 영화치고는 화려한 볼거리와 재미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레이맨>이 속편 제작이 확정되었다고 하니 <하트 오브 스톤>도 속편을 제작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케야와 스톤의 공동작전으로 이야기를 시작할텐데 스톤의 적수가 누가 될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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