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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문화

무협 소설의 구성요소를 컨버전해서 도술 소설로 마무리, <행성 헌터>

by 마인드 오프너 2022.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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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의 촌스런 디자인은 어떻게 안 되겠냐.

 

 

저자 : 이아농

완결 : 12권

 

 

책 소개글에 이런 멋진 말이 붙어 있다.

 

고도로 발달된 과학은 마법과 구분할 수 없다. - 아서 클라크.

 

위 글을 이 책을 읽고 난 후의 느낌으로 컨버전해 보자.

 

아무리 뒤바꿔도 본질이 무협이라는 사실은 구분할 수 있다 – 무협 독자

 


 

SF적인 요소가 가득하지만 실상 그 내면을 들여다 보면 무협소설의 모든 구성요소들을 끌어다 변형한 소설이다. 마나는 내공이고, 외계인은 마교나 서장처럼 중원을 노리는 이족들이다. 헌터들은 무림인이며, 헌터를 양성하는 헌터학교는 문파나 다름없다. 발현이니, 동조니, 지배 등과 같은 단계는 내공을 쌓고 환골탈태, 삼화취정, 오기조원을 거치며 반박귀진에 오르는 단계와 흡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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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진우가 마나를 보는 눈 덕분에 다른 헌터들보다 빠른 속도로 고수가 되는 과정은 무협 소설의 주인공이 기연을 만나 고수가 되는 과정과 흡사하다. 단계를 거쳐가며 플래비크 행성인을 무찌르는 과정 역시 과거의 절대고수가 남겨놓은 심득을 찾고 중원을 위협하는 악당들을 무찌르는 것을 연상시킨다.

 

무엇보다도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마나가 전혀 없는 지구에서 자란 진우가 마나가 풍성한 행성에서 자란 외계인들을 쉽게 무찌른다는 전제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전제를 뒤집어야 말이 된다. 척박한 환경에서 자란 식물이 척박한 환경에 견디는 힘이 강하다는 전제는 이해할 수 있어도, 정글에서 자란 수목보다 더 웃자란다는 설정은 모순이다.

 

진우의 급성장을 지켜보면서도 압도적인 능력으로 이길 수 있는 기회를 차일피일 미루다가 멸망을 자초하는 플래비크 인들의 모순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무협소설의 모든 요소들을 컨버전해서 이야기를 구성했기에 새롭다는 느낌 역시 없다.

 

그나마 진우가 하급 헌터나 중급 헌터일 때는 치고 받고 싸우는 과정이 구체적이어서 읽을만 하다. 성장을 거듭하여 동조와 지배 단계에 들어서면 작가의 무리한 전개가 시작된다. 갑자기 도가 사상이 등장하면서 ‘그냥 알아서 자연스럽게 익힌다.’ 고수가 한 번 보여주기만 해도 그대로 시전을 하니 이런 천재가 없다. 이때부터 소설은 흥미요소를 잃고 급전직하한다.

 

총 12권 중 2권 정도까지는 이끌어 가는 힘이 있지만 그 다음부터는 장소만 바꿔서 같은 패턴을 반복하기에 전권을 읽기에는 힘이 부친다. 뒤로 갈수록 소현과의 로맨스, 외계인들의 패권 다툼, 고대 고수들의 전설 등이 겹치면서 전개도 산만해진다. 굳이 본다면 대충 넘기면서 봐도 줄거리 이해에 전혀 무리가 없다. 여러 행성을 오갈 정도로 스케일은 크지만, 그 스케일을 느낄 수 있는 요소는 생략되어 있다. 다른 행성이고, 다른 외계인인데 대부분 인간과 흡사하고 생활 방식도 지구와 크게 다르지 않으며, 말만 다를 뿐이다. 속독으로 읽으면 적당하다.

 

 

 

압도적!

좋은데?

시도는 좋아

그냥저냥

시간이 아까워

장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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